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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Dec 03. 2023

인공지능포럼의 출범, 인공지능시대의 질주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길 3-1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길 3-1

: 인공지능포럼의 출범, 인공지능시대의 질주


글 : 박길수 (개벽라키비움 코디네이터)


[필자 주] 이 글은 <신인간> 제000호(2023.5)~000호(2023.9)까지 5회에 걸쳐 연재한 ‘인공지능포럼’의 원고를 수정 보완하면서 연재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는 사이 챗지피티를 비롯한 대화형 인공지능은 이미지 생성, 음성인식 등을 포괄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유형으로 다시 업그레이드 되었다. 2023년 11월에는 오픈에이아이 사 ㅇ사회 내부에서 쿠데타와 그에 대한 반격을 둘러싼 대 격변이 있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본질적으로 일반인공지능(AGI), 즉 인간(인류)의 지능을 능가하는 지능의 출현을 저지 혹은 억제(인간의 확실한 통제하에 두는 것)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인가 아니면 그 기능을 개발하고 현실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인가를 두고 각각의 견해를 대변하는 진영 간의 다툼이었다. 그리고 그 전쟁은 후자, 즉 모든 사람이 우려해 마지않는, 일반인공지능의 개발을 강조하는 진영의 일방적인 승리로 귀결되었다. 한마디로 자본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기술의 흐름을 최대한 쫓아가면서, 그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 보는 것이 이 연재의 목표이다. 공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함께 논의할 분들이 모아지는 대로 실제 공부모임도 개설코자 한다."(문의: sichunju@hanmail.net)


1. 다시, 길을 나서야 한다


“하나의 유령이 지금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 인공지능이라는 유령이.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지식인, 모든 거대 기업이 이 유령을 포획하여 주인이 되기 위해 각자위심(各自爲心), 각개약진(各個躍進), 각자도생(各自圖生)하기 시작했다.”*

* 다음 글을 오마주한 것이다. “하나의 유령이 지금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A spectre is haunting Europe)--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교황과 짜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 급진파와 독일의 첩보경찰 등 구유럽의 모든 열강은 이 유령을 몰아내기 위해 신성동맹을 맺었다.”(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MANIFESTO OF THE COMMUNIST PARTY)>, 첫 두 문장)


마치, 소리에 반응하는 좀비가 정지 모드에 빠져 있다가, 인간이 도망치는 소리를 듣고 감응(感應)하여 소리의 진원지(인간)를 향하여 질주하듯이, 게임체인저(game changer)인 인공지능의 최종 포획자가 되기 위한 사생결단의 레이스가 ‘화들짝’ 본격화되었다.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도 국가권력도 적수공권 장삼이사도 입만 열면 인공지능이요, 키보드 워리어(keyboard warrior)*도 한탕주의자도 졸부귀자도 신용파산자도 인공지능이요, 무시하는 자도 두려운 자도 조롱하는 자도 한숨 쉬는 자도 하는 말이 인공지능이요, 내 알고 네 모르지, 시시비비(是是非非) 하는 말이 일일시시(日日時時) 분분(紛紛)하다.**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이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지구적 사이즈의 빅테크 기업(FAANG)의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실은 그보다는 인류 출현 이후의 역사 전체를 리셋(reset)시키는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키보드를 무기처럼 쓰는 사람을 풍자하는 말. 인터넷에서 공격적인 댓글을 일삼는 이나 현실적인 실천 역량, 의지, 경험이 없이 온라인상에서만 드세게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사람을 지칭한다.

**cf. 수운 최제우 [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매관매작(賣官賣爵) 세도자(勢道者)도 일심(一心)은 궁궁(弓弓)이오 전곡(錢穀) 쌓인 부첨지(富僉知)도일심은 궁궁이오 유리걸식(流離乞食) 패가자(敗家者)도 일심은 궁궁이라. 풍편(風便)에 뜨인 자도 혹(或)은 궁궁촌(弓弓村) 찾아가고 혹은 만첩산중(萬疊山中) 들어가고 혹은 서학(西學)에 입도(入道)해서 각자위심(各自爲心) 하는 말이 내 옳고 네 그르지 시비분분是非紛紛 하는 말이 일일시시(日日時時) 그뿐일네.”


우리는 지금 낡은 선천 시대의 관습과 관행과 관념에 그대로 머물러 보수(保守)할 것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후천 시대의 새 하늘, 새 땅, 새 인간으로 전환, 변환, 이환(以換, 以身換性)하여 개벽(開闢)할 것인가 하는 갈림에 새삼스럽게 서 있다. 이미 160년 전 수운대신사가 처음으로 가리킨 길이다. 다시, 길을 나서야 할 때다. 가고, 다시 돌아오지 아니함이 없는 그 길을.


2. ‘인간의 도구’인가, ‘인간을 도구로’인가


드디어, 주인공이 등장한 것일까? “진짜가 나타났다”고 해도 좋을까. 컴퓨터의 등장, 인터넷의 출현, 스마트폰의 일상화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1세기 혹은 2세기 동안 사람들이 기대감으로 혹은 흉흉한 공포감으로 예감하고 있던 ‘그놈 혹은 그분’이 마침내 나타난 것일까. 주인공은 맨 나중에 등장한다. 인류 역사의 ‘나중’(최후)을 목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 ‘악몽세’(惡夢世, nightmare-cene)*가 열린 것만은 분명하다.

*필자의 新造語이다. 최근 ‘인류세’(Anthropocene)라는 말이 등장하였다. 대개 1만5천 - 2만5천 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지구의 지질학적 변화가 최근 인류 (산업)활동의 결과로 기후위기나 토양에 (미세)플라스틱, 닭뼈 등이 지질학적 수준에서 흔적을 남기고 지구 전체에 영향을 끼친 것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 現世는 ‘홀로세’(Holocene Epoch=충적세)로 불리는 시기로, 1만여 년 전에 빙기(氷期)가 끝나고 간빙기(間氷期)가 되면서 시작되었다. 현재의 인류(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世’(cene)의 변화를 목격하는 인류가 되었다.


지난 2세기 동안 인류가 경험한 변화의 속도와 크기, 높이와 깊이는 그에 앞선 2천년 혹은 2만년의 변화의 그것보다도 더 크고 급격한 것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2019.12.31.)에서부터 40개월이 지나는 이 시점(2023.5)까지의 변화는 어쩌면 지난 2세기 동안의 변화에 버금가는 크기와 기울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 변화를 이끄는 쌍두마(雙頭馬)는 기후변화와 인공지능이다.


기후변화도 그러하고 인공지능도 그러한데, 이것은 지난 40개월 사이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이 시작될 때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계산기로서의 컴퓨터(computer)는 본래 ‘계산(compute)하는 사람(-er)’을 가리키는 말로서, 근대 천문학이 발달하여 정밀한 계산이 요구되던 17세기 초에 이미 등장한 말(직업)이다. 그들은 현재까지 전무후무한, 인간을 달에 싣고 착륙(1969.7.20.)했다가 다시 지구로 귀환한 아폴로 11호 성공의 가장 큰 공로자이기도 하다.(cf. <Hidden Figures>, 당시 ‘여성 계산원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기계 계산기’로서 컴퓨터는 이러한 ‘인간 컴퓨터를 대체’하면서 등장하여, 본격적으로는 ‘튜링 테스트’를 고안한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954)*으로부터 ‘인간 지능의 (계산)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기계’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튜링이 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돌아가는 데 가장 결정적인 공로자라고 하는 의견도 있다. 그가 독일군이 ‘에니그마’라는 암호생성기로 생산하는 암호체계를 해독하는 계산기(‘bombe’)를 고안해 냄으로써, 패전 직전까지 내몰렸던 유럽의 전황을 역전시켜 나치 독일을 패전으로 내몰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의 ‘너무나도 탁월한 재능’ 때문에, 종전 이후에 역사 흐름에서 배제되고, 은폐되고, 유폐되었다.


튜링의 컴퓨터는 계산기로 출발하였지만, 전쟁이 끝난 후 1950년대부터 그는 그의 궁극적인 관심사였던 ‘인간의 지능을 닮은 기계’ 즉 ‘인공지능’에 관한 구상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기계의 지능이 인간처럼 독자적인 사고를 하거나, 의식을 가졌는지 인간과의 대화를 통해 확인하는 시험법. 이 테스트는 현재 로봇 등 인공지능 연구에서 기계의 독자적 사고 여부를 판별하는 주요 기준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튜링 테스트는 1950년 영국의 수학자이자 암호 해독가인 알랜 튜링(Alan Turing)이 발표한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란 논문에서 처음 소개됐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렇게 해서 발달을 거듭하던 컴퓨터는 오늘날 스마트폰의 원조가 되는 애플사에서 최초의 퍼스널컴퓨터, 즉 PC를 내놓는 데로 이어졌다. 그전까지 국가기관이나 대학 연구소, 기업에서만 사용하던 ‘거대기계’인 컴퓨터가 개인의 책상 앞에 놓이게 된 것이다. ‘범용기기’로서의 컴퓨터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것이 (기계화 초기의 컴퓨터-계산기가 그랬던 것처럼) 군사적 목적으로만 사용되던 인터넷의 범용화 결합되면서 “컴퓨터 - 인터넷 - 스마트폰”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로부터 인공지능이 개화하였다. 2023년의 인공지능을 둘러싼 호들갑이 요란스런 이유는 그것이 비로소 나타나서가 아니라, 지금까지는 특정 분야나 일부 부문에 한정되어 제한적으로 활용되었던 인공지능 기술에 ‘개인’이 ‘무제한’으로 접속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의 범용화(汎用化)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올해 초 ‘인공지능 오픈런’의 의미이다. 이제 인류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이 속도 이상으로 달리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아무렇지도 않다. 혹은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에 대하여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심지어 인간에 대해서 대결의식을 가지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이 인공지능으로 말미암아 인간과 더 격렬하게 경쟁하고, 더 격렬하게 욕망하며, 더 격렬하게 질주(노동)할 뿐이다.


앞서 본 대로, 인공지능은 짧게 보아도 80년 전부터 구상되고 출현하였으며, 그동안 끊임없는 도전과 개선작업을 이룬 끝에 마침내 ‘공을 이루게 되었다.’ 인공지능의 진화사에서 크게 두 번의 빙하기가 있었다. 인공지능 빙하기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기술을 적용하여 성능을 개선시키는 기술상의 한계에 봉착하면서 그러한 방식의 인공지능 개발이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인공지능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며 덩달아 개발을 위한 투자도 위축되는 시기를 말한다. 최근의 인공지능 발달사는 체스 세계 챔피언을 꺾은 ‘딥블루’(-이후 은퇴), 바둑 세계 챔피언을 꺾은 ‘알파고’(-이후 알파고보다 수십/수백 배 더 강력한 ‘카타고’로 진화 활동 중), 퀴즈 세계 챔피언을 꺾은 ‘왓슨’(-이후 의료 부문에 특화된 인공지능 진화 중) 등으로 약진하다가, 지금은 우리 사회 거의 전 영역에서 갖가지 형식과 방식의 인공지능이 실전 배치되어 활용되고 있으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상덕, '챗GPT 전쟁-실리콘밸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인플루엔셜(주), 2023에서 인공지능의 성장사와 그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실제 활용되는 인공지능을 범주별로 보면 음성 인식 기술(애플 Siri, 구글 어시스턴트가 대표적이며 고객 상담 분야에서도 널리 쓰인다), 이미지 인식 기술(안면인식 기술, 자율 주행 자동차 등에 활용된다), 자연어 처리 기술(기계번역의 딥엘(Deepl), 대화형 인공지능 챗지피티 등이 이에 속한다), 강화 학습(알파고나 게임 전용 인공지능 등이 이 방식을 주로 채택한다), 자율 주행 기술(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등이 대표적이다), 추천 시스템(Netflix의 영화 추천, 아마존의 상품 추천 등이 이 모델의 사례이다), 데이터 분석 및 예측(금융 분석, 마케팅 예측, 날씨 예보, 주식 시장 예측 등이 여기에 속한다) 등이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지피티’에게 물어서 찾아낸 부문별 인공지능 활용 현황을 필자가 문장형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하 인공지능을 활용한 경우 그 범위와 내용을 ‘명기’할 것이다.


그중 최근 챗지피티가 그 문을 연 생성형-대화형 인공지능은 ‘강-일반-범용 인공지능’의 도래를 실감케 하며, 그 길로 내몰리며 나아가고 있다. 전 세계의 실력자(기업), 재력가(기업)들이 모두 몰려들고 있어서 그 흐름은 더욱 가속화된다.

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계속)


사람이 것(物)을 쓰면 것(物)도 사람을 쓰고

사람이 공경하면 것(物)도 사람 공경하니

사람만 사람이리오 살리는 것 모두 사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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