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는책방24-14
[모시는책방24-14] 1. 모시는책방 오늘(25)입니다. 오늘 모시는 책은 [호모커넥투스-초연결 세계와 신인류의 연금술적 공생](최민자 지음)입니다. "호모커넥투스는 인간과 세계의 초연결성이 단지 가시적 세계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양자 세계와 그보다 더 근본적인 데로 이어진 이 우주의 근원적 양태로서, 하나와 전체는 불가분의 전체성 속에 이어져 있음, 곧 전체로서의 생명을 발견하게 한다. 사람-사람, 사람-만물, 만물-만물이 상호 연결된 초연결 세계의 운동 원리로서 창조, 융합, 연결, 확장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다가온 ‘호모커넥투스 시대’를 살아가는 뉴노멀의 초지혜(超-智惠), 자유의지의 평화적 확장 가능성을 열어 준다."는 야심찬 기획으로 펴낸 책이지만,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문제의식과 혜안은 여전히 유효하며, 미래적으로 열려 있다고 자신합니다.
2. 이 책이 나오던 때(2020.6)는 바야흐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초인플레이션적인 확장'을 거듭하던 때였고,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코로나19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거대한,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겪는 중이었고, "우리는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도 지구 대기권을 뚫고 메아리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우리들의 식견이 너무도 부족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전대미문'이었으니까요. 코로나19 이전의 팬데믹(예컨대 스페인독감) 같은 것이 누누이 이야기되었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1차 세계대전이라는 불가항력적인, 환경에서, 그리고 의약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의 일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는 자리잡고 있었지요.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은 결국 우리 삶을 바꿔 버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3. 처음 얼마 동안은 그 '바뀜'은 긍정적인, 유토피아적인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운행이 줄고, 도시를 뒤덮었던 미세먼지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세상이 맑고 투명하게 열리며, 떠나갔던 동물들이 돌아오는 등등. 그러나 곧 인간의 적응력은 그 싹을 짓밟으며, 여전한 디스토피아의 길을 고집하는 방향으로 열려갔습니다. 기술만능주의에 힘입어, 화상회의 등을 통해 서로의 연결성을 재확인하고, 끊어졌던 생산망을 복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요구되지 않았습니다.
4. 그래도, 그 기간 동안 우리가 얻은 바가 있다면,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인식의 보편화라는 한 가지 사실일 것입니다. 살아도 같이 살 수밖에 없고, 죽으면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공동체, 생명공동체라는 사실이죠. 물론 이 사실, 에 대한 인식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지요. 오래된, 오래되어도 너무도 오래된 인류의 지혜, 라기보다는 기본적인 상식에 속하는 앎이었습니다. 그런데, 2, 3000년 전부터의 인류 '문명 발달사'란 사실 이러한 '연결성'의 '속박(?)'을 벗어 던지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류의 욕망은 그 연결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했습니다.
5. 그러나 그 자유로움은 결국 우리 스스로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자살행위라는 것, 그것이 행성지구 위의 인류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 그러나 그것은 속박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한 자유를 구가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 그런 이야기를 [호모커넥투스]는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로의 회귀, 처음으로의 후퇴가 아니라, 미래로 열린, 비전으로서, 그리고 희망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이 책의 이야기입니다.
6. 호모커넥투스의 본질에 관한 저자의 설명은 이러합니다; "호모커넥투스의 본질은 연결성이다. 연결성은 곧 소통성이므로 ‘하나됨(oneness)’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는 단 한순간도 연결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다만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미 완전히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본래 호모커넥투스다! 왜냐하면 우주의 본질은 생명이고, 우리 모두는 ‘불가분의 전체성(undivided wholeness)’인 생명이라는 피륙의 한 올이기 때문이다. ‘접속의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크게 두 가지, 즉 문화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인해 지역 문화가 고갈되고 지구 문화의 동질화가 심화되면서 인류 지식의 보고(寶庫)가 사라지고 문화적 다양성이 소멸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의 가치가 형성되는 유일한 원천인 문화의 상품화로 인해 문화생활을 구성하는 수많은 관계는 물론 인간 자체도 상품화됨으로써 사회적 신뢰와 사회 자본이 고갈되어 인류 문명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호모커넥투스라는 신조어가 인간 본래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단지 외적·기술적 연결에 머문다면 공감의 신문명은 창출되기 어려울 것이다."
7. 오늘, 햇살이 어마무시합니다. 모두 건강 유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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