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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만리

스승님의 가르침을 따라 가는 동학 천도교 유적지 기행

by 소걸음

수암 염상철 천도교 선도사가 20여 년간 전국의 동학·천도교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며 기록한 신앙 기행서로, 『도원기서』에 나타난 수운 최제우와 해월 최시형의 발자취를 현장에서 되새긴다. 경주 가정리 수운 선생의 생가와 용담정, 울산 여시바윗골, 대구 감영, 남원 은적암, 포항 검곡, 영양 윗대치, 보은 북실, 종로 육군법원터, 여주 묘소 등 동학의 역사적 현장 50여 곳을 사진과 함께 담아냈다.

각 편은 유래, 경전 인용, 체험기, 신앙 고백이 어우러져 단순한 안내를 넘어선 신앙적 실천의 기록이다. 이 책은 동학사상의 현장적 재구성이라는 점에서 교육적·신앙적·사료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며, 신앙은 걷고 보고 느끼는 체험임을 증명하는 한 권의 살아 있는 지도이자 이 시대 최고의 동학문화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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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동학 역사책 『도원기서』의 시간과 공간속으로
원문 해석과 300장의 사진으로, 동학의 스승을 만나다!!
수운 탄생(1824) - 해월 탄생(1827) 200주년을 맞으며
시천주, 사인여천, 인내천 동학사상의 역사 현장을 찾다!!

이 책은 수암 염상철 선도사가 20여 년 동안 전국을 발로 누비며 기록한 동학 천도교 유적지 기행서이다. ‘동학만리’라는 제목 아래, 동학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 대신사와 그 가르침을 이은 해월 최시형 신사의 발자취를 좇아, 『도원기서』(1880)에 나타난 역사적 장소들을 하나하나 방문하고 사진으로 기록하며, 직접 그 땅을 밟고 느낀 감상을 글로 엮었다. 이 책은 모두 36개 지역(수운 최제우 관련 장소 10곳, 해월 최시형 관련 장소 26곳)을 표제로 하고 있으나, 세부적으로는 전후, 이동 장소를 포함하여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전역을 아울러 50여 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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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동학 사적지 36개 낱낱이 탐방

이 책에서 답사하는 지역 중 대표적인 곳으로


(1) 경주 가정리에 위치한 수운 선생 생가는 그가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곳으로, 동학사상의 생활적 출발점이 된 공간이다.

(2) 인근의 구미산 계곡의 용담정은 수운이 깊은 사색과 수행을 통해 ‘시천주’ 사상을 형성한 성지로, 동학 창도의 정신적 근거지로 평가된다.

(3) 울산 여시바윗골은 1855년 봄, 수운이 하늘로부터 ‘을묘천서’를 받았다고 전해지는 현장으로, 동학 신비체험의 근원지로 꼽힌다.

(4) 동학 포덕 이후 관의 지목이 심해지자 은거했던 남원 은적암은 <논학문(동학론)>을 비롯한 동학의 많은 경전을 저술한 곳이며,

(5) 대구 감영과 관덕당은 1863년 수운이 체포되어 1864년부터 신문을 받고 1864년 3월 10일 처형된 곳으로, 동학이 국가 권력과 처음 충돌했던 역사적 분기점이 된 공간이다.

(6) 포항의 검곡은 해월이 1861년 동학에 입도하기 직전 화전민으로 살던 마을로, 민중의 삶을 체득하며 세상 고락을 몸으로 경험한 그의 신앙 형성의 밑거름이 된 삶터였다.

(7) 영양 윗대치는 해월이 관의 추적을 피하며 동학 교단을 재결집하고 포덕을 이어간 산간 마을로, 외부와 단절된 환경 속에서도 신앙 조직이 살아 있었던 현장이다.

(8) 충북 보은의 장내리와 북실은 해월 시기 동학 교세가 집중되었던 대표적 지역으로, 동학도인들이 교조신원과 척왜양의 운동을 전개한 거점이다.

(9) 서울 종로의 육군법원 터는 1898년 6월 2일 해월이 순도한 장소로, 동학 제2세 교조가 생을 마친 국가 폭력의 상징 공간이다.

(10) 여주의 해월 신사 묘소는 해월의 유해가 제자들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모셔진 곳으로, 오늘날까지 조용한 순례의 공간으로 이어지고 있는 동학 신앙의 정신적 중심지이다.



책의 특징과 의의

각 편은 사진과 함께 해당 지역의 역사, 동학 관련 유래, 경전 속 인용문, 현장 체험기, 그리고 저자의 신앙적 고백과 회고를 함께 구성하여, 단 한 장소도 단순한 안내에 그치지 않고 심층적인 신앙의 장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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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수암 염상철은 오랜 세월 천도교 신앙을 지켜온 인물로, 사업가이자 교단 지도자, 종교계 지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스승님의 가르침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았다. 그 오랜 염원을 70세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결실로 맺어낸 것이 이 책이며,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삶 전체를 건 신앙적 실천의 결과물이다. 그는 이 작업을 통해 신앙의 공부가 책상 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발로 걷고 몸으로 체험하며 내면에 새기는 과정임을 증명해낸다.

이 책의 의의는

첫째, 동학 최초의 정사(正史)인 『도원기서』를 경전으로서가 아니라 현장학습의 텍스트로 삼아 새롭게 읽어낸다는 점.

둘째, 동학의 사상과 역사, 성지를 사진과 텍스트, 기억과 문헌으로 통합하여 후대에 남길 수 있는 종합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진다는 점.

셋째, 동학 신앙인으로서 삶과 신앙, 역사와 현실을 연결한 실천적 모범을 보여주었다는 점.

넷째, 오늘날 신앙의 길이 무엇이며, 종교의 사회적 역할이 어디에 있는지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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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만리』는 동학과 천도교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성지 순례 안내서이며, 신앙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묵직한 격려가 된다. 또한 역사, 종교, 사상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동학의 인간관, 평등사상, 민족정신을 감각적이고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동학이라는 고귀한 정신유산이 단지 책 속에 머물지 않고, 현장의 바람과 나무, 땅과 발자국 위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말해 준다. 동학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걷고, 보고, 느끼고, 경외함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사상이라는 것을 조용히 일러준다. 지금도 누군가는 그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이 책은, 그 길에 들어서려는 이들을 위한 한 권의 지도이며, 신앙의 생명수이자 역사와 만남의 연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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