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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pr 28. 2016

다시 읽는 신인철학(13)

오래된 미래의 철학, 동학 다시 읽기

5. 한울과 무위이화(無爲而化)-1


수운은 언제든지 자기의 도(道)를 말할 때는 반드시 무위이화를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들[愚民]은 한울의 비와 이슬[雨露]의 혜택만 알고 한울의 무위이화(無爲以化)는 알지 못하였다"(포덕문)는 것, "우리 도[吾道]는 무위이화라. 그 마음을 지키고 그 기운을 바르게 하고 한울님 성품을 거느리고 한울님의 가르침을 받으면, 자연한 가운데 화해나는 것"(논학문)이라는 것, "조화(造化)라는 것은 무위이화이라"(논학문)는 것 등은 얼마든지 예를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수운주의의 우주관은 목적론도 아니며 또는 기계적 인과 법칙도 아니요 순수한 무위이화론이다. 이제 무위이화가 무엇인가를 말하기 전에 위에 말한 인과적 법칙론으로 본 자연현상 사회현상에 대한 결함을 한마디[一言] 하여 두고자 한다.


이상에 말한 사회현상과 자연현상의 결함 중에는 저들의 가리키는 바 "중간에 참혹한 멸망의 사실이 있다" 하여 이로써 만유는 계통없는 발전을 한 것처럼 논지(論旨)를 세웠다. 저들이 말하는 멸망한 사실은 물론 종교적 목적론으로 본다면 이는 과연 신의 의사에 배치되는 행위이므로 신의 목적이 스스로 소멸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사실로써 바로 전우주 대생명의 유기적 연쇄 발전이 없다고는 이르지 못할 것이다. 가령 한 수목에서 어떤 가지 하나가 어떤 나쁜 인과로 말미암아 말라 죽었다할지라도 그로 인하여 그 수목 전체의 전생이 근본부터 없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베르그송(Henri(-Louis) Bergson, 1859-1941)**은 전 우주의 본원적 생명의 충동력이 분류 분류로 발달하여 나아가는 중에는 진화의 도정에서 떨어져 정지 상태로 있는 것도 있을 것이요 정지하여 아주 멸망한 것도 있을 것이나 우주 전체로서의 생명의 충동은 전적으로 쉼 없이 발달[發達不止]하는 것이라 하였다.



과연 그렇다. 자연계나 혹은 사회에 어떠한 부분이 멸망하였다 하여 우주는 전혀 연락 계통이 없는 발달이라고는 할 수 없다. 생물 진화의 법칙으로 보아 또는 자연계가 단계적 진화를 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는 우주에는 하나의 큰[一大] 기화적(氣化的) 생명체가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우주 전체를 한 수목으로 보는 동시에 생물 전체, 사회 전체를 한 수목으로 볼 수 있다. 생물계나 혹은 인류계에 있는 생물 또는 문화가 멸망했다 하더라도 오늘날 적적한 문화와 신선한 인간이 존재하는 이상 체계적 발전이 아니라 말할 수는 없으며 또는 대우주의 대생명이 없다 이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우주를 하나의 큰 지기적 생명체로 본다. 이 생명체가 계통 있는 유기적 발전을 하는 법칙을 수운은 '무위이화'라 명명한 것이다. 그러니까 무위이화는 곧 한울 진화의 법칙을 말하는 것인데 '한울'은 이 무위이화의 법칙에 의하여 만유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면 무위이화는 그 내용에서 어떠한 법칙이 있는가.


** 베르그송 : 과정철학이라 부르는 철학사조를 최초로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정지보다 운동·변화·진화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으며 학문적·대중적 호소력을 겸비한 문체의 대가였다. 베르그송은 프랑스 철학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나 미국과 영국, 특히 윌리엄 제임스나 G. 산타야나, 20세기의 위대한 과정형이상학자인 앨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가장 유명한 책인 〈창조적 진화〉는 생물학이 그의 사상에 끼친 영향을 보여줌과 동시에 과정철학자로서의 면모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형이상학 개론〉은 베르그송 철학에 대한 가장 좋은 소개서로서 그의 방법을 아주 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앎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2가지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1915년 이후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불멸의 40인' 회원이 됨으로써 프랑스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를 누렸고 1927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출전: 다음 백과사전)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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