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공부 22
[cf. 不知明之所在 遠不求而修我 - 八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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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은 혁명이었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였다.(*거기에, 김종필(+), 이인제(-)라는 변수가 있었다.) 그러나, 혁명정부(김대중정부)의 집권세력들의 행태는 그 이전과 다를 수가 없었다.그들은 정권교체 이상의 것을 준비하지 못하였다. 바라지도 않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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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은 혁명이었다. 노사모로 대표되는 '민초'들의 힘으로 이룩한 최초의 승리였다. (*거기에 정몽준(+-)과 촛불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그러나 혁명 이후, 노무현은 고립되고 말았다. 물위의 기름. 노무현 정부의 무능 때문이든, 시대의 한계 때문이든 노무현 정부와 혁명 지도부는 죽음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폐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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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은 혁명었다. 촛불의 힘으로, 세월호의 힘으로 우리 역사상 최초로 무능/무치/무도한 대통령을 '탄핵'하였다. 그런데, 촛불혁명과 문재인 정부의 혁명은 '대통령'을 몰아내고(탄핵), 그 주변의 극히 일부 권귀를 몰아내고 일상의 정치로 돌아가는 데 급급해 하는 것은 아닌가? 혁명이 필요했던 이유들 / 관료, 재벌, 기무사등, 양승태류, 갑질의 기업풍토(하청-재하청-재재하청)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그 어느 것도 손대지 못한 채, 혁명의 깃발을 서서히 내리는 중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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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렇게 되는가? 돌아보면, 지난 세 번의 혁명은 '반쪽의 혁명(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4.19혁명까지) 혹은 '반쪽의 반쪽의 혁명'일 뿐이었다. 좋게 말해서 그러하고, 정직하게 말하면, 겨우 '혁명의 깃발'을 들고, 전선에 우뚝 선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대다수의 혁명군은 관전자가 되거나 감시자가 되거나 비판자가 되어 최전선의 지도부에게 손가락질과 돌팔매질을 하기 시작한다. 혁명 지도부가 혁명을 계속할 의지와 역량이 없는 것인가? 혁명 주도세력(민초)들이 혁명을 계속할 참을성과 지속성이 부족한 것인가. 그것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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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얘기를 '황산벌' 버전으로 하면 이러하다. 황산벌에 선 계백 장군(김유신이라고 해도 좋다!)이 뒤돌아보지 않고 소리친다. "어이, 보더라고, 쟈들(눈앞의 신라군)을 모조리 문대부자이~~."[김유신 버전 : "야들아, 쟈들을 싹다 쌔리 지기삐자!] 그러나 그는 뒤돌아보기가 두렵다. 500군사들은 내 뒤에 그대로 있는가. 그들의 칼 끝은 신라군을 향하는가, 내 뒷덜미를 향하는가? / 전장의 군사들은 몰라도, 백성들은 "우리를 믿고 나아가라!"라고 성원한다. 왜 우리를 믿지 못하고 우물쭈물거리냐고 안달하고, 소리치고, 화내기까지 한다. 진퇴양난의 늪은 깊어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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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나, 각자) 안에조차, 혁명의 대상이 되는 적폐는 얼마나 많은가? 하물며, 세상의 적폐는 또 얼마만큼인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수많은 '민주' 안에는 얼마나 많은 적폐와 무능, 토호가 녹아들어가 있는가? 그 속에서, 또 얼마나 많은 '양심'들은 고립되고 좌절되어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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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한 고비, 한 구비마다 주워서 쓰레기 통으로 보내야 할 쓰레기들은 얼마나 많은가? 뿐만 아니라, 아예, 그러한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 삶 자체를 혁명해야 할, 그 길의 끄트머리는 얼마나 높고, 얼마나 먼가? 높은 곳에 오르려는 자, 낮은 곳에서 시작하고 먼 곳에 다다르려는 자, 가까운 데서부터 출발하고... 그 원리는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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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혁명 세력이 장착하고 있는 굳건한 철갑의 방어성(城)은, 재벌의 사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나, 각자)의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기름 잔뜩 머금은 그 반혁명성(性)의 심지에 슬쩍슬쩍 불만 당기면 되는 것이 수구/반혁명 세력의 할 일. 이기와 탐욕, 조급함과 냄비근성이야말로, 반혁명 세력의 철저한 우군이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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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여 일시적인 승리 뒤에는 여지없이 '반동'의 물결이 물밀어 왔고, 혼란(?)을 틈탄 수구세력은 언제나 '의연히' 되살아나 혁명을 여지 없이 좌절시켰다. 그 혁명 - 좌절의 역사적 내력은 대단히 멀다. 동학혁명 당시, 전주화약에 의해 설치된 집강소에서 혁명 세력은 혁명 정치를 시행하였다. 그러나, 곧 전열을 정비한 수구세력(조선의 관료들)과 일본군은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여, 혁명 세력을 여지없이 도륙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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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혁명 당시 혁명 주도세력의 목표는 "권귀를 몰아내고" '성군의 성총을 맑게' 하며, '어진 선비'로 하여금 임금을 보필하게 하여, 나라를 바로세우고 굳건히 자주적인 정치, 위민-여민의 정치를 펴는 데 있었다. 그러나, 그 시도는 반혁명 세력과의 역량 차이로 인하여 채 펴보기도 전에 시산혈해를 이루어, 통곡으로 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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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에, 반혁명의 파도는 어떻게 그 모습을 드러내는가? 교수들은 '강단의 성(城)에서 노동자(대기업, 정규직)은 노조의 성(城)에서, 의사들은 의협의 성(城)에서, 자영업자들은 자영업협회성(城)에서, 여성들은 페미니즘의 성(城)에서, 저마다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우리의 성을 사수하고, 우리의 성을 더 높이 쌓는 것만이 혁명이라며, 울뚝불뚝 종주먹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반혁명 세력의 손 안 대고 코풀기 분열 전략에 놀아나는 놀음 아닌가. 전략이라고 할 것조차 없는.. 지금 우리들의 인성의 깊이가 자초한 이적행위가 아닌가.. 진보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은 일시적인 착각에 불과하고, 우리 삶의 운동장은 여전히 '수구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한국사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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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폭염의 현실 앞에서도, 여전히 1회용 컵으로 커피 가게의 커피를 마시는 '촛불혁명시민'(바로 나!)이라니! 그렇다면, 우리의 촛불혁명은 얼마나 얄팍한 놀음이었던가! 우리는 '죽을 때까지' 철들지 못하는 영원한 철부지 아닌가. 죽음(며칠 전!) 앞에서야 우리는 겨우 잠깐 철들었다가, 다시금 반혁명의 나라도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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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 모르고 있는 /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사실. 촛불혁명은 혁명이 아니다. 혁명을 알리는 신호였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혁명정부가 아니다. 혁명 세력과 혁명을 참칭하는 세력, 그 깃발에 본심을 숨긴 수구세력이 혼재된 혼합정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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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임은, 이제 겨우 시작이다. 제대로 된 혁명은 다른 사람이 밟고 선 땅을 파서 쓰러뜨리기 전에, 먼저 내가 딛고 선 발밑을 파고 들어가 허공으로 추락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 추락의 힘으로, 반혁명 세력을 함께 죽이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혁명이다. 노회찬의 길이, 바른 혁명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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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달라지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내가 혁명하지 못하면, 세상은 혁명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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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돌아오면, 손을 씻고, 밥을 안치고, 설겆이를 해야 한다. 일터로 나아가 하루 낮의 일이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끝내면, 책을 펴고 독서를 하며, 하루 일을 반성한다. 혁명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오직 이 길이다. 나머지는? 모두 허깨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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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혁명하지 말고, 나를 혁명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