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걸음 Aug 07. 2018

천지는 곧 부모, 부모는 곧 천지?

-동학공부 27

천지는 곧 부모, 부모는 곧 천지?

-우리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는가?


1.

동학은 결국 낡은 세계 / 역사 / 인간이 

더 이상 생존 / 생활 / 생생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고

[cf. 유도 불도 누천년에 운이 역시 다했던가]

새로운 세계 / 역사 / 인간의 시대가 열린다 / 열려야 한다  / 열릴 수 있다고 

선언 / 예언 / 주문한 것이다. 

[cf. 새 하늘 새 땅에 사람과 만물이 또한 새로워질 것이니라]

...

동학의 모든 글들은 결국 내가 / 우리가 / 세계가 

어떻게 새롭게 살게 되는지 / 살아야 하는지 / 살 수 있는지를 

되풀이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글이다. 

 ...

[天地卽父母 父母卽天地 天地父母一體也]

천지는 곧 부모요 부모는 곧 천지니, 

천지와 부모는 한몸이니라.[-해월, "천지부모"]

...

우리는 "천지부모"라는 말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

우리에게는 아직 이 말을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는가?

부모님의 가치의 "절대성, 신성"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최소한 주류 가치는 아닌] 오늘날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대[오래된 미래]로  나아가기로 애쓰는 것이 옳은가, 

"천지와 부모는 한몸"이라는 말은 사라지고, 

오직 "인내천=내(개인)가 하늘(=지존)"이라는 왜곡된 가치만이 횡행하는 사태를 치유하고 / 개벽할 새로운 언어[새로운 미래]를 개발하는 것이 옳은가?

...

2.

해월 선생께서 그 말씀을 하실 당시 오늘날 부모는 나이 들고 병들면 요양원으로 보내는 것이 부모님을 위해서도 좋고, 자식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는 세상이 될 것을 알았을까? 이렇게 나이가 들고 병들면, 병원이나 요양원으로 모셔서 편안하게 임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일"이 된 세상에서, 부모=한울님이라고 하면, 그것은 동학의 교리(가르침)를 그대로 따르는 일이 될까 모욕하는 일이 될까? 그만큼 세상은 좋아진 것일까, 아니면, 본래 훨씬 더 지옥같은 세상에서, 그나마 찾아낸 '최선'의 문명체계[=요양원]일까? 

...

어떤 경우든, 몸을 가진 사람의 입(머리)에서 나온 말(글)이 세상에 두루 통용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하는 말(글)은 애초에 내가 하는 말을 알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면 알아들을 수 없으며, 그 말(글)의 내용에 애초부터 동의하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면 새삼스럽게 동의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좋은 글(말)을 읽었다(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글은 내 내면에 있는 글이요 말일 뿐이다. 

...

지금 여기에 사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그때 그곳(수운, 해월의 시간과 공간)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이 옳은가, 수운 해월을 지금 여기 속에서 번역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옳은가. 이때 번역은 지금 여기의 언어(언어는 상황 속에서 빚어지는 것)어로 하는 것이 옳은가 그때 그곳의 언어에 충실한 것이 옳은가?


오직 무소의 뿔처럼 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인가?


3.

...


"... 마을을 버린 사람들, 멀리 떠난 사람들 ... 틀림 없이길위에서 죽을 것이다.

연대하여 삶을 진보시키는 행동이 바로 마을이다."


지금, 이 '유언비어' 같은 글귀를 표제로 하는 선전문의 본론이 당도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