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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Jan 29. 2019

거짓말의 시대가 온다!

- 신성한 말 18 : 거짓말 문명 (1)

서(序)


'거짓말'이 우리 삶의 중심부로 훅 들어왔다.

'가짜뉴스' 이야기가 우선 그렇다.

가짜뉴스로 전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만큼이나 '세계사적인 지평' '인류사적 의의'가 있는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 범위만이 아니라, 그 깊이나 심각성의 면에서 보아도,

'대멸종'과도 연관되는 기상이변 문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 중대 문제임에 틀림없다.


나는 그렇게 본다.


1. 거짓말, 전 세계적 지평에서 자기 자기를 마련하다


인공위성을 태양계 바깥으로 날려보내고, 인공지능(AI)이라는 '준(準)의식'을 창조해 내는 인간의 '위대한 역량'은 '가짜+뉴스(진실)'이라는 모순형용을 서슴없이 결합시킬 수 있고, '5시간 30분 단식'이라는 전무후무한 문구도 여과없이 발화(發話)는 데로도 성장/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말'이란 이렇게 설레발 떨 만큼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랄 수도 있지만, 시간과 공간이 뒷받침 되어 새삼스러울 것이 없던 것이 경천동지, 천지개벽의 위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금 여기,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역사 전망, 새로운 문명을 향한 발걸음을 함께하기에도 모자란 이 시점에 한 국회의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언론의 행태는 '가짜 뉴스'와 '언론'의 경계가 사라져 버린 현대 (한국) 사회의 악다구니를 여실히 보여준다.  


목포를 방문한 나경원 씨 행렬의 뒤(좌)와 앞(우) ... 옛날 우리가 '극장구경놀이' 하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극장 간판만 보고 와서 그 영화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놀이..


오늘날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는 대제국 미국의 대통령이 '거짓말'을 밀어붙여서 대통령의 자리에 올라선 것은, 현대사회에서 '거짓말'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며, '거짓말' 문제가 한국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 지평을 획득한 사안임을 말해 준다.


2. 거짓말 시대의 거짓말 문명


'거짓말'이라면, 인류가 말을 쓰기 시작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서 연원을 찾아도 이상할 일이 없을 법하다. 거짓말에 관한 이야기는, 한두 가지 사례로 퉁쳐서 말해 버릴 수 없을 만큼 인간의 삶과 얽키고 설킨 주제이다. 인간이 공기를 호흡하며 살아가듯이, 인간의 삶과 밀착되어 있는 불가분리의 요소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거짓말은 '참말'의 반대편에 있는, 종속변수였다. 거짓말은 결코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악역'이거나, '하얀거짓말(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의의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선의'와 '무해함'이 입증되어야만 겨우 악역을 면할 수 있는 처지였다.  


그러나 오늘 '거짓말' '가짜뉴스'는 당당히 우리 삶, 세분화해서 말하면 정치-경제-사회-문화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자기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다. 오늘의 '가짜뉴스 - 거짓말' 가운데 오늘에 들어서 비로소 생겨난 것이나 경향은 별로 없다. 오늘날 '가짜뉴스' 등의 '거짓-말'이 인간 세계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그 내용과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한 개인의 운명은 물론이고, 한 나라의 성쇠명암까지 뒤흔드는 요소로 등장한 것은 희귀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인류역사가 바야흐로, '다시 개벽'이 본격화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또 하나의 입증 사례로 손색이 없다.  


이쯤 되면, '거짓말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거짓말 문명'이라고까지 할 수도 있다. '거짓말 문명'의 시대 또는 거짓말 문명이란 단지 오늘날 '거짓말'이나 '가짜뉴스'가 많아진 것을 지칭하지 않는다. 아무리 거짓말이 많아도, 거짓말문명 이전의 시대에는 그것은 그저 '거짓말'에 불과했다. 그러나 거짓말 문명 시대에 거짓말은 그 자체로 권력이 되고, 무력이 되고, 문화가 된다. 본디 참이었던 것도 거짓이 되고, 참과 거짓이 뒤섞여서 참을 무력화시켜 버린다.


3. 거짓말이 우리의 삶을 좌우한다, DNA 수준에서

선사시대 암각화. 거짓말 하면 맞는다?


시대 혹은 문명이라고 하면, 한두 가지 사례나 한두 분야에서 일어나는 현상만으로는 그리 지칭할 수가 없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동반하는 넓고 깊은 변화가 일어나고 현상이 광범위하게 일반적으로 나타날 때에야 비로소 명명할 수 있다. 거짓말 문명 시대는 거짓말 - 가짜뉴스의 상대적 총량*은 유의미하게 증대하지 않았거나 그 증대량 자체가 유의미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작동하는 질적인 측면에서는 예전과 질적으로, 문명사적으로 차이를 느낄 만큼 작동하는 시대를 말한다.

오늘날 개인정보가 그 자체로 돈이 되는 것처럼[아마존에서부터 알라딘까지], 오늘날 거짓말은 시대 흐름의 뒷받침을 든든하게 받으면서, 그 자체로 돈이 되고 권력이 된다.  

[*'상대적인 총량'이라고 표기한 것은 오늘날 '정보 유통량'이 옛날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난 만큼, 거짓말-가짜뉴스의 '절대적인 총량' 역시 그만큼 늘어났겠지만, 이는 '총 정보 유통량'의 증대에 따른 것일 뿐, 그 안에서 점유율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음-가설-을 지시하기 위해 쓴 말이다.]


너무도 명백한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이렇게 대꾸하곤 한다. "그 거짓말 진짜야?" 사진은 손꼽히는 유튜브 방송 중 하나인 '신의 한수' 홈페이지 화면


대표적인 것이 최근 보수진영이 '비교우위'를 나타내기까지 하는 보수 '유튜브 방송'들이다. 이곳이야말로 최근 태극기 부대는 물론 보수적인 장년층 이상의 세대에 심리적,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는 아지트가 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유튜브 방송이 다수의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된다는 점.


대표적인 보수 유튜브인 ‘신의한수’ 구독자는 46만2000여 명,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 구독자는 34만6000여 명, 후발주자로 가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주도하는 TV홍카콜라는 개설 직후 며칠 만에 20만 명을 훌쩍 넘기며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김문수TV’는 15만여 명에 달한다. 


반면 '이른바' 진보진영의 유튜브들은 ‘김용민TV’ 9만5천, ‘BJ TV’(정봉주) 4만2천, ‘박용진TV’ 5만2천, ‘정청래TV’ 5만1명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균열을 내고자 유시민 전 의원이 개설한 '알릴레오'는 개설 일주일 만에 기존 최고 구독자를 자랑하는 '신의 한수'를 능가하기에 이를 만큼 폭발력을 보이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그 위력을 지속해 나갈지는 좀더 지켜 보아야 한다.


최근 진보진영 - 다른 말로는 '가짜 뉴스'에 의지하지 않고 가짜 뉴스를 경계해 마지 않는 진영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본질적인 것은 그 너머에 있다. 즉, '가짜 뉴스' 여부에 그다지 개의치 않을 뿐만 아니라, 상식적인 눈으로 볼 때는 가짜 뉴스임이 분명한 논리와 '사실(거짓)'들을 공공연하게 배설하고, 또 이를 기꺼이 수용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은 '생존력'을 과시하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 - 미래를 향해 굳건한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이름이 '알릴레오'랴! 유시민이 진행하는 또다른 유투브 방송 '고칠레오'와 더불어 '가짜 뉴스'에 대항하는 전투 사령부다!  '싸울레오' 등의 유사 방송도 속속 등장 중


유튜브를 주요 매체로 하는 '가짜 뉴스'가 우리 사회 '정치 영역'에서의 '가짜 뉴스'의 최전선을 긋고 있다면, '거짓말 문명' 시대 전반의 '가짜 뉴스'나 거짓말의 횡행은 훨씬 광범위하게, 또 다양한 계층, 다양한 유형과 양식, 다양다변한 생태계를 형성하며,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것이 '거짓말 문명' 시대의 본질적인 문제이다. 가짜 뉴스는 이제 '암적인 존재'로서 다른 분야로 전이를 거듭하며 폐해를 끼치는 수준을 지나, DNA 수준에까지 뿌리를 내리고, 진화를 거듭하며 건강한 정신, 건전한 문명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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