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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Apr 30. 2020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3

- COVID-19 시민백서  / 코로나19 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



대한민국 모델대한민국 현상!!


한국 사람 스스로도 그러하고, 세계적 석학들 내지 정책 책임자들도 그러한바 이번 팬데믹에서 한국이 보여주는 사례에 대한 관심은 비단 ‘K방역’으로 불리는, 현재의 당면한 과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이번 사태가 단지 의료재난 상황으로만 접근하기에는 그 규모나 의미, 그리고 사회적, 국가적, 세계적 파급 효과가 너무도 크고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따라가는 학습자(Learner)에서 선도하는 창조자(Creator)로!!"라는 슬로건은 지금 현재 한국이 처해 있는 상황을 직시(直視)하게 하는 패러다임이다. 흙 속의 모불을 찾아내고, 그에 들러붙은 흙이나 불순물을 털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듯이, '선도하는 창조자'로서의 한국(인)의 모습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금방 그 온전한 빛과 기운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뒤따르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한국의 현재를 지칭하는 개념 가운데 가운데 ‘K방역’을 ‘한국모델’로 부르는 경향도 있다. ‘한국모델’은 좁게는 신속한 진단과 투명한 정보공개, 그리고 철저한 추적 조사와 같은 의학 부문에 관한 것이지만, 넓게는 이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 양상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시스템, 한국인의 심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 이것은 현 정부의 리더십과 이것을 지지하는 팔로워십이 만들어낸 우리 시대 한국인(인민/시민/국민)의 펠로우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한국모델 - 대한민국 현상 속에서 앞으로 인류가 계속해서 직면할 감염병의 대유행이나, 나아가 그것의 근본 원인으로서의 기후위기를 극복할 최선의 대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것이고, 바로 그 점에서 대한민국 모델, 대한민국 현상은 세계인과 또 우리 스스로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대한민국 현상대한민국 모델의 인류-문명사적인 의의 


이번 사태에 즈음하여 ‘전통적인 선진국’들이 보여주는 지리멸렬함과 어이없는 대처의 양상들은 단지 지도자 한 사람만의 문제이거나 우연의 산물은 아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쌓아온 ‘서구적 의미의 선진국’들을 지탱하던 사회적 기반이, 현재 인류가 직면한 대재난 상황과 그리고 그것을 야기하는 기후위기라는 전 지구적 상황 속에서 더 이상 지지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서구(선진국) 중심의 세계질서 - 현대문명이 서서히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징조가 바로 지금의 팬데믹 현상이라는 것이다 


역사상 수많은 문명의 몰락이 크게 보면 첫째는 감영병의 영향(잉카나 마야 같은 아메리카 원주민 문명이나 인디언 문명, 중세 유럽 문명)의 영향이거나 둘째는 급격한 기후변화(아메리카의 고문명, 중동의 고대문명 등)가 원인(遠因) 또는 근인(根因)이 되어 일어났다. 지금 우리 지구문명은 그 두 가지 -- 기후위기와 감염병 위기(사스, 메르스, 코로나) --를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 에너지 위기 같은 문명 내적인 위기(인류-생명 멸종의 인공적 원인)도 호시 탐탐 인류 사회를 노리고 있다. 


오늘 현재 대한민국이 보여주는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들은 이러한 모든 문제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안의 씨앗들을 담고 있거나, 그 싹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다시 묻는다.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어떤 경위로든 대한민국이 ‘팬데믹-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왜 한국은 성공적으로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줄 수 있었는가?’ 하는 물음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이 물음에 전면적으로 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자료의 집합이 필요할 터이다. 


그러나 지나간 후,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잊혀져 버리는 것들이 없을 수 없다. 이 책 <세계는 왜 한국에 주목하는가 : 한국사회 COVID-19 시민백서>는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양상과 그 속에서 한국사회가 보여주는 다양한 경우의 수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보려고 했다. 생생한,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전쟁중’인 상황에서 다양한 필자군으로부터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방면에서 코로나19에 관련된 현상과 그 의미, 그리고 그로부터 도출되는 미래 방향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다. 


책은 재난과 국가, 재난과 매체, 재난과 공공성, 재난과 일상, 재난과 종교, 재난과 인문학이라는 6개의 큰 범주 아래 각각 3편의 세부 항목으로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주로 국내적 상황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팬데믹이 정점을 지난 이후, 우리(인류)가 좀더 먼 장래를 가늠할 수 있게 될 때, 세계적인 전개 양상을 더욱 폭넓게 포함하여, 그리고 그때 또 다른 자리에 놓여 있을 대한민국의 위상을 반영한 후속편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가는 대한민국에서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는 길은 (서구 중심) 선진국을 제치고 그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소위 선진국이 걸어왔던 ‘물질 중심’ ‘성장 중심’ ‘개인 중심’의 인류문명이 아니라 ‘물질-마음의 조화’ ‘성장-생명평화 공화’ ‘개인-공동체의 협화’를 기반으로하는 ‘한국형 문명’으로의 길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데서부터 가능한 일이다. 그 길을 대한민국이 먼저 가리키고, 발을 내딛었지만 사실 세계 곳곳에 이미 그러한 길로 향하는 사람들, 그러한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들은 충분히 많이,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있어 왔다. 다만, 인류가 전에 겪어 보지 못했던 전쟁 상황이 그 목소리, 그 발걸음을 더욱 확장하고 더욱 뚜렷이 부각시켜, 인류사의 전면에 부각시켜 주었을 뿐이다. 


이제 새로운 길은 시작됐다. 한국에게는 그 새 길을 더 넓게 열고, 더 밝게 비추며 나아갈 책임이 주어지고 있다. 한국인이 그 길을 앞서 걸어가는 만큼, 함부로 걷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것이 인류 모두가 걸어가야 할 생존과 생활과 생명의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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