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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May 08. 2020

5월 8일에


1.
아버님의 장례식장이 있는 병원은
바다가 바라보이는 언덕에 있었다.
그 새벽녘, 수평선을 넘어가던
오징어잡이배의 불빛을 보면서, 나는
'나는 저 불빛을 평생 기억하겠지'라고
생각하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2.
어머님은 내내,
아버님과 소풍하던 마지막 언덕 이야기를 되뇌며
울고, 울었다.
3.
15년을 기다려, 아버님 곁으로 갈 준비를 하며
누워 계신 어머니를 만나러 병원으로 갈 때마다
나는 그 길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나를
물끄러미 돌이켜보며, '나는 이 길을 평생 기억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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