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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Sep 04. 2021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

[새책] 최민자 지음


1. 이 책은 오늘날 양자역학이 가져다준 인식의 혁명적 전환으로 문명의 대변곡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세계와 인류가 그 과도기에서 마주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 기후위기와 그로 말미암은 대재앙, 그리고 인공지능의 성장과 그와 연계된 과학 기술의 장래와 관련한 위기의식과 그 대안에 관한 글들을 수록하였습니다. 저자는 세계가 지금 현재 후천개벽의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다가서고 있으며 한편으로 과학과 영성의 접합이 급속도로 진전되는 징후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지구공동체적인 삶의 존재론적 반경을 설정하는 ‘세 중심축’, 즉 과학과 영성 그리고 진화에 대한 통섭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동학과 현대 과학의 만남을 통해서 이 시대가 처한 존재론적 딜레마를 해결하는 단서를 찾아갑니다.  


2.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은 저자가 지난 2005년에 <동학사상과 신문명>을 펴낸 지 16년 만에 펴내는 "연구논문모음"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동학은 그 자체로 이 우주의 생명성을 재발견하고 재선언하고 재실현하는 사상이자 철학이며 운동이라는 점을 말합니다. 이어서 양자 혁명 이래의 현대 과학이 과학과 종교의 벽을 허물고 생명(정신)적인 것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에 주목하여, 둘 사이의 친연성을 재조명하였습니다. 이는 과학이 종교로 향하고, 종교가 과학으로 향함으로써, 분과 학문이나 문화의 틀을 넘어서 전일적이고 전면적이며 전체적인 진리에 근접해 가는 인류 문명의 대전환을 예기(豫期)하는 이야기입니다. 


3. <동학사상과 신문명>(2005) 이후 저자는 저자는 <천부경+삼일신고+참전계경>(2006) <생태정치학>(2007) <생명에 관한 81개 조 테제>(2008) <삶의 지문(개정증보판)>(2008) <통섭의 기술>(2010) <인식과 존재의 변증법>(2011) <새로운 문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2013) <스피노자의 사상과 그 현대적 부활>(2015) <빅히스토리>(2018) <무엇이 21세기를 지배하는가> (2019) <호모커넥투스>(2020) 등의 단행본을 잇달아 출간했습니다. 그 사이 여러 권의 공저에 발표한 논문들을 제외하고서도 이만큼입니다. 그런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저자는 이들 저서에서 일관되게, 이 우주는 생명(우주생명, 신, 한울님) 자신이 "본체 - 작용 - 본체와 작용의 합일"이라는 삼위일체의 과정을 변증법적으로 지속하면서 성장하고 성숙하고 성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4. 이러한 이야기들을 동어반복으로서가 아니라, 동서고금의 철학과 사상과 역사, 그리고 최신의 사상적 맥락과 담론을 광범위하게 인용, 수용, 적용하면서 구명하고 있다는 점을 이들 책을 읽어보면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의 책을 일별한 사람은 그의 방대한 지적 기반과 그에 대한 해박한 통찰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한마디로 그의 주장들이 한편으로 첨단의 학설과 이론을 반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초거대담론(우주생명담론)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5. 이번 "동학과 현대 과학의 생명사상"은 오늘날 코로나19를 위시한 감염병의 창궐과 일상화,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위험시대-생명대멸종시대-인류세의 가시화, 그리고 AI의 지수함수적 성장에 따른 트랜스휴머니즘 시대의 실체화에 즈음하여 그 의미를 근본적으로 정의하고, 그 대안을 실질적으로 모색하며, 그 이후를 철학적으로 전망하는 지적 모험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형식은 논문이지만, 이 시대의 생활인과 지식인이 모두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6. 또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개벽'이 더 이상 종교적 상징이나 철학적 담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과제이며, 정치경제사회문화상의 과제임을 말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말하자면, '대전환'이라는 말 '특이점'이라는 말은 '개벽'이라는 오래된 단어의 현재+미래형 번역어일 뿐입니다. 그점을 함께 읽고, 함께 말하고, 함께 실천해야 할 일입니다. 


(*이 글은 박길수 '페이스북'과 '네이버 카페'에도 게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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