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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걸음 Sep 07. 2021

오늘도, 동학으로 가는 길

[새로 쓰는 동학기행 2 - 경상도, 북한편]


이 책은........


이 책은 전국의 동학 사적지를 답사해 온 채길순 교수의 ‘새로 쓰는 동학기행’ 제2권으로, 경상남북도와 북한 지역 동학농민혁명사와 관련 사적을 답사한다. 이 책은 동학농민혁명을 주요한 사건이나 주동 인물 또는, 동학농민군 중심세력의 행보를 좇아가는 대신, 전국의 각 도와 군 단위로 찾아간다는 데 있다. 이러한 구성은 동학농민혁명을 특정 지역이나 인물에 의한 사건이 아니라, 전국적인 단위에서 민중 전체의 참여로 전개되었다는 특징을 드러내주고, 각 지역별 전개과정의 특징 또한 훨씬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 책은 한국근대사의 출발점이자 세계적인 민중 주체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의 의미, 그 위상과 가치를 가늠하고 판별하는 가늠자와 좌표 또는 지도 역할을 해 준다.  


1. 특별법 제정과 국가기념일 제정까지


동학농민혁명의 탐구와 조사, 그리고 그 역사적, 사상적 의의를 구명하는 작업은 다양한 각도에서 이루어져 왔고, 지금도 계속 중이다. 초기에 전라도 중심의 ‘민중봉기’라는 관점이 우세했던 데서, 사회경제사관에 입각한 ‘갑오농민전쟁론’을 거쳐, 오늘날은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 세계화, 미래화’라는 대표적인 슬로건으로 그 가치의 평가와 지향이 정리되고 있다.


우선 ‘동학농민혁명’이란 말에서 ‘동학’이 핵심적인 동력이자 사상적 기반이며, 이 혁명이 지향하는바 보국안민과 광제창생(廣濟蒼生)이라는 가치를 중시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농민혁명’이라는 말로서, 이 사건이 단순한 봉기가 아니라는 점 또한 분명해진다. 특히 2004년 ‘동학농민혁명참여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고, 2019년 5월 11일이 동학농민혁명기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됨으로써, 1894년 전후의 이 사건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자리매김은 1차적인 관문을 완전히 통과하였다. 


2.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 세계화 미래화


그러나 그것은 단지 1차적인 요건이 충족된 것일 뿐, 이 역사적인 사건의 계승과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최근, 동학농민혁명(2차 봉기) 참여자를 ‘국가유공자’로 서훈해야 한다는 시민운동이 전개되고 학계에서도 그 당위성을 주장하는 발표와 논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동학농민혁명이 일본의 침략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이기도 하다는 점은 역사적인 측면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지난 100여 년 동안, 우리가 우리의 근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편협되고 위축되고, 수세적이었던 고정관념 때문에, 역사의 진실을 바라보고, 그것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데에 주저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런 점에서 ‘전국화 세계화 미래화’라는 슬로건에서 세계화란 이 사건이 단순히 국내적인 사건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와 연계된 사건이라는 점도, 쉽게 이해된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이 결국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이라는 당시 세계 상황의 동아시아적 전개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이 사건이 세계화될 수 있는 사실(史實)적 근거는 이미 마련된 것이며, 나아가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적, 철학적 근거가 되는 동학(東學)의 지향이 사람과 만물이 평등평화하고 상생상화하는 세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동학농민혁명의 궁극적 지향이 그러한 세계의 구축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또한 ‘세계화’뿐만 아니라, 미래화의 의미 또한 짚어낼 수 있다.


3. 우리의 지역과 삶에 밀착한 동학농민혁명 공부 


채길순의 “새로쓰는 동학기행”은 1권에서 “강원도, 충청도, 서울.경기도” 지역을 다룬 데 이어, 2권에서는 “경상남도, 경상북도, 북한” 지역의 동학농민혁명사를 오늘날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지역별로 살펴보고 있다. 포괄하는 지역과 단위로 보면, 경상북도 22개 시군구, 경상남도 20개 시군구이며, 북한(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지역 시군 지역이다.

이 책의 미덕은 특정한 전투나, 한 사람의 인물, 사건 중심의 흐름을 좇는 대신에 각 권역별로 어떠한 인물들이 어떠한 특징적 양상을 띠면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고 또 그 이후의 역사적 흐름에 동참하였는지를 살펴본다는 데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동학농민혁명을 그 사건 하나에 묶어 두지 않고, 이 땅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역사로, 그리고, 땅을 중심으로 하여 시간적인 흐름 속에서 면면히 계승시켜 가면서 전개되어 오고 있다는 점들 드러내 준다. 

이 책은 1차적으로는 동학농민혁명의 “전국화”라는 과제에 가장 충실하게 응답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이 책은 “동학농민혁명사의 지역 문화콘텐츠 창출과 활용 자료”로 삼기에 최적화된 요건을 갖추고 있다. 지역화와 전국화는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의미를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동학농민혁명의 지역성-전국성이 드러나는 그 자리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세계성과 미래성 또한 분명한 역사적인 실체를 가진 가치로서 드러나게 된다. 

우선, 동학농민혁명의 전국적인 봉기로써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동북아시아 침략전쟁에 맞선 반침략-독립운동지자 반제국주의 운동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다음 범위를 좀 더 넓혀 보면 자본 중심의 침략적 정복적 근대문명 대신에 사람과 만물을 살리는 상생적 토착적 근대문명을 수립하고 수호하고 자주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자생적 근대운동이라는 성격이 드러난다. 


4. 각 지역별 동학농민혁명 약사 - 통일 이후의 전망 


경상남북도와 북한지역에서도 동학농민혁명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는 사실은 동학농민혁명의 평가에서 중요한 의의를 차지한다. 특히 북한 지역 동학농민혁명사는 앞으로 남북교류와 통일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는 데서도 중요한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도 유념할 대목이다. 

(1) 경상북도 : 경상북도는 동학이 창도된 지역이다. 동학 창도시기에 수운의 직접 포덕에 의해 민중들에게 동학의 흡수가 빨랐고, 탄압 역시 심하게 받았다. 그런 중에 동학이 종교적인 체계를 갖추면서 경상도에 뿌리 내렸고, 강원 충청 전라 경기도 지역으로 교세가 빠르게 확장되었다.

(2) 경상남도 : 경상남도 동학 사적은 동학 창도 시기에 최제우의 수련 장소였던 울산, 양산 지역 사적이 있고, 동학농민혁명 시기 갑오년 봄에 산청, 하동, 진주 동학농민군의 기포와 활동을 만날 수 있으며, 9월 18일 재기포 전후시기에 경상남도 해안 지역과 지리산 권역을 중심으로 전개된 하동, 진주, 고성, 남해 지역의 동학농민군 활동이 대표적이다.

(3) 북한지역 : 북한 지역은 2차 봉기 때부터 북한 전역에서 동학농민군 활동이 확인된다. 황해도 해주 지역을 중심으로 투쟁 활동을 벌였고, 평안도 함경도 지역, 경기와 강원 일부 지역에서도 동학농민군이 활동했다. 북한 지역의 최대 활동지였던 황해도 지역 동학농민군은 주로 해주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단에 오른 인원이 110여 명에 이른다. 


5. ‘전라도, 제주도’ 편(제3권)으로 완성!


곧 나올(연내 출간 예정) “새로 쓰는 동학기행” 제3편은 전라남북도를 소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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