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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희 Feb 25. 2024

연수 홍보 후기

2024. 1. 9.

유치원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단체 홍보 강의를 했다. 우리 지부는 어쩌다 보니 매번 내가 출동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은 겨우 25분이지만 부담이 된다. 지부장씩이나 돼서 벌벌 떨거나 아마추어티를 낼 수는 없으니 집에서 혼자 리허설도 해보고 나름 공을 들인다. 보는 사람들은 모르겠다던데 나는 매번 긴장한다. 오늘은 2명의 유치원 조합원을 포함해 6명의 대전지부 조합원들이 홍보물 배포와 인사를 함께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 특히 유치원 조합원들이 직접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가입 독려를 해주셔 뿌듯하고 든든했다. 


2023년 이후 내 사진들을 보면 대부분 마이크를 붙잡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실 직책을 맡으면 말, 생각, 행동이 언제나 노출된다. 사람들은 내가 앞장서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인다지만 사실 내 마음이 늘 그렇지는 않다. 노출되어 있는 것이 피곤하기도 하다. 2022년까지 방학이면 한 달씩 한국을 떠나 혼자 떠돌며 지낼 때가 많았다. 내 몸에 새겨진 방학 리듬 때문인지 요즘 그때가 너무 그립다. 물론 공적인 영역에서 내가 뜻한 바를 펼치고, 생각을 나누며 사는 지금도 행복하지만..사람 마음이 간사하다.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아파트 같은 라인에 K당 시의원이 거주한다. 늘 배지를 달고 다니시니 누구나 알 수밖에 없는데 어쩌다 보니 내 신상도 공개가 되었다. K당과 전교조는 역사적으로 멀기만 한 사이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그분이 나를 '용모가 단정하고 인상이 좋으며 인사를 잘하는 전교조 사람'으로 지칭했다는 걸 알게 됐다. 약간 생뚱맞은 평가일 수도 있지만 그 말을 듣고 처음 든 감정은 '안도'였다. 개인적 선호도 따위는 자주 뒷전이 된다. 나로 인해 조직에 괜한 흠이 가지 않게 하려는 태도가 어느 순간부터 장착되어 버린다. 나 같은 인간 즉 좋게 말하면 자유로운 영혼, 나쁘게 말하면 방탕한 인간에겐 지금의 시간이 모두 필요하고 중요한 경험이란 생각도 든다.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노곤노곤 피곤한 날이다. 마이크를 붙잡고 있는 사진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두서없는 넋두리를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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