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행

캘리포니아(1)_폭스, 허스트캐슬

2024. 2. 8.

by 김현희


캘리포니아를 떠돌고 있다. 날씨 좋은 곳에 있고 싶어서 왔는데 생각보다 춥고 비도 많이 온다. 비 좀 맞는건 상관없지만 하이킹 다니려니 신발이 젖고 발이 시려웠다. 티제이맥스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등산화를 한 켤레 구했더니 발이 보송하고 든든하다.


묵고 있는 작은 모텔에서 오늘 조식으로 뜨거운 달걀과 소시지가 나왔다. 신나게 먹고 있었는데, 작은 식당에 울려 퍼지는 폭스채널 뉴스가 심히 거슬렸다. 북아프리카에서 멕시코를 거쳐 온 이민자가 가정집에서 이스라엘 국기 하나를 훔친 모양인데 패널들이 모조리 흥분해 이것은 증오 범죄이며, 미국의 안전과 영광이 위협받고 있다고 끝없이 떠들어댔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왔다. 지부장일을 하면서 인간의 불안과 욕망의 바닥을 자주 맞닥뜨렸다. 이전과 달리 나는 더이상 그 불안과 욕망을 외면할 수 없었고 조율해야 할 의무가 때로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아침부터 왠지 지쳐버린 기분을 애써 털어내며 유명하다는 성을 보러 갔는데, 성을 만든 사람이 마침 초기 황색언론의 대부였다. 건축물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고 주인이나 건축가의 취향도 (뭣 모르는 내가 봤을때) 크게 훌륭한 것 같진 않았으나 아메리카의 팰리스라며 드러내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한국의 궁궐 유적지 같은 것이 없어서인지 돈과 돈으로 이룰수 있는 규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5m 깊이의 풀은 근사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매우 거칠었는데 비 때문에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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