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은 수학 한 차시 분량을 한 시간 안에 못 끝내는 경우가 많다. 학년 초부터 수학 시간마다 끙끙대는 아이들이 보였다. ’약수와 배수‘를 한 달 동안 가르쳤는데 33을 22의 배수라고 답하면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났다. 아이들도 수학 학습지를 계속 풀고 검사하고 안 해오면 끝까지 하도록 시키니 악! 소리를 냈다.
어제 ’분수의 덧셈과 뺄셈‘ 단원 평가를 했는데 학생들 성취도가 많이 향상됐다. 만점자가 속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20점대 아이들이 40점대가 됐고, 50점대 아이들이 80점대로 올라섰다.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건 정말 학교에서 서로 악! 악! 소리 내고, 일부는 방과 후에 남아서 공부했던 결과다.
수업 시간 중에 이런 질문도 터져 나왔었다.
”선생님, 분수의 덧셈과 뺄셈 못해도 사는데 지장 없지 않아요?“
”물론 실생활에서 직접 분수 계산할 일은 드물죠. 하지만 그걸 훈련하면서 단위 감각, 비례적 사고력, 논리적 사고력 같은 걸 키우는 거예요. 그런 사고력이 생겨야 여러분이 나중에 얼토당토 하지 않은 말, 가짜뉴스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런 사람이 타인과도 자유롭고 대등하게 어울릴 수 있고, 사기꾼에게 사기도 당하지 않고(;;),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고 폭력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고,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블라...“
며칠 전엔 한 아이가 일기에 ”숙제가 많아서 힘들었는데 자꾸 하다 보니 재밌는 것도 같고, 이상하네“라는 말을 썼다. 그게 뭐라고 그 말이 며칠 맴돈다. 학생의 태도나 성취도 향상이 일방향의 노력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선생님이 무슨 짓을 해도 아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래서 어제 한바탕 격려와 칭찬을 쏟아냈다. ’이건 정말 여러분이 노력한 결과다!‘라고. 그런데 요 며칠 수학 가르치다 목이 쉬어버린 나는 스스로 격려해야겠다.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