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전 삼진어묵 본부장, 새털구름 공작소)
Prologue.
얼마 전, 퇴사학교 선생님들에게 1통의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이직을 할까,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한참 고민하던 중에 <이직학교> 를 찾아오셨던 분이었습니다. 4주간 진심 어린 선생님들의 조언과 함께 인생에서 꼭 한 번쯤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할 장기적인 커리어 방향성, 나만의 직업 선택 가치관 등을 천천히 정리해보는 시간을 통해 다행히도 원하는 결과를 내게 된 분이었습니다. (물론 본인이 스스로 그만큼 많은 고민과 노력을 투자하신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직학교>에는 OOO님 외에도 원하는 직장/직무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하신 사례들이 몇 분 있습니다. 다들 특히나 4주 동안 진심어린 조언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이직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들과 스스로의 기준점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시는 이지영 선생님을 만나, 선생님의 경험에 기반한 커리어 조언들을 들어보았습니다 :)
오늘의 인터뷰 주인공 : 이지영 선생님
- <이직학교>, <대기업 vs 작은 기업, 이직의 의미> 수업 진행 ( ’16년~)
– 前 삼성전자 마케팅 (’01년 ~ ’16년)
– 前 삼진어묵 전략실, 마케팅본부장 겸임 (’16년 ~ ’18년)
- 現 새털구름 작업소 대표작업자 (’18년~ )
삼성전자에서 15년간의 마케터로 근무하였습니다. 현장마케팅, 마케팅기획부서에서 제품마케팅(PM)을 담당하면서 한 제품의 기획부터 출시 및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였습니다. 업무는 재미있었지만, 대기업에서의 워킹맘으로서 사회적 성공과 가정의 행복 밸런스에 대해 항상 고민이 있어, 작년 부산의 “삼진어묵”으로 이직하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팀원에서 팀장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삼진어묵은 최근 3년 사이 70억에서 700억으로 급성장한 부산 대표 중소기업으로 외형적 성장에 이어, 내부의 안정화가 진행되던 시점에 제가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에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각각 놓여진 각각의 구슬을 하나로 꿰어 성과로 연결하여 ‘따뜻한 어묵탕(CU)’, ‘이금복 명품 선물세트’ 등의 70개의 신제품 출시 및 리뉴얼을 하였고, ‘원아시아 페스티벌’, ‘센텀 맥주축제’ 등 31개 이상의 행사를 기획/진행하였습니다. 최근에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털구름 작업소" 개설, 조직을 떠나 프로젝트 업무를 시행하는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18년차 마케터이자, 3년차 퇴사학교 선생님, 아이가 둘인 한가정의 엄마 이렇게 큰 3개의 축으로 살고 있는 저 또한 제 스스로의 컨텐츠 전략, 이직 전략에 대해 꾸준히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1. 내 일을 찾아서
안녕하세요. <이직학교>에서 '실전 이직 시뮬레이션'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지영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였구요,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막연하게 ‘마케팅’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마케팅 직군에 지원하여 15년 다양한 마케팅 업무를 경험하였습니다.
일은 재미있었지만 연차가 올라가면서 대기업에서의 수직적인 조직문화나 워킹맘으로의 어려움 등으로 고민이 많던 차에, 남편이 부산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함께 살아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힘들고 어려운 결정이었죠) 부산으로 함께 내려와 삼진어묵으로 이직하였습니다.
현재는 삼진어묵에서 마케팅본부장으로 신제품 출시 및 각종 마케팅 활동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퇴사학교에서는 2016년 “대기업 vs 작은회사, 이직의 의미”, 2018년 “이직학교”에서 즐겁게 수업하고 있지요.
대학 때는 친구따라 CAP(회계사) 공부를 2년쯤 했어요. 2번 시험을 봤는데 음… 재미가 없어서 안되겠더라구요. CPA 공부한다고 휴학했던 터라 회계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한번 보자 생각하고 회계법인에 남은 기간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회계사분의 일상을 보며 역시 나의 길이 아니라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비로 배낭여행을 잘 다녀왔지요. ^^
취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마케팅 이름만 붙으면 제가 상상했던 그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입사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영업지사의 마케팅부서에 갔었는데, 마케팅이라기보다 영업관리에 가까웠구요.(대신 엑셀은 장인이 되었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본사 마케팅이 있어, 그쪽의 어떤 부서든 가야한다 해서 마케팅기획부서에 갔는데… 큰 방향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곳이지만 저는 대리일 뿐이고 취합과 정리의 장인이 되었지만 상상했던 마케팅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지요.
그 다음 옮긴 부서가 ‘지펠 아삭 김치냉장고’ PM이었고, 이 일이 내가 찾던 마케팅이었던 것 같습니다… PM이 되기까지 7년의 걸렸구요, 이후 8년 PM업무를 더하고, 삼진어묵 PM팀으로 이직하였습니다. (이후에 마케팅본부로 변경되었지요)
막연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건에 100% 맞지 않더라도 방향이 맞다면 발을 옮겨보는 것이 자신의 적성을 찾아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정말 하기 싫으면 피해가는 것 또한 방법이죠. (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또 발을 옮겨야하죠)
1번째 기준.
조건에 100% 맞지 않더라도
방향이 맞다면, 일단
발을 옮겨보았는가?
마케팅 PM 일이 재미는 있지만 많은 부서들과 소통하고 조율해야하는 업무이고, 중요부서이다 보니 그만큼 업무의 강도가 높았습니다. 보고자료도 많고, 이슈사항에 대한 대처도 바로 해야하구요. 결혼하고 나서도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 모처럼 일찍 끝나는 하루 부서 직원들 회식에 참여하는 일이 즐겁지 않아졌고, 한정된 시간을 일과 아이 사이 어떻게 나눠써야하나 항상 고민되었습니다. 더불어 모두가 밤을 새우는데, 12시 퇴근한 것으로 배려를 받고 있지 않냐는 대답을 상사로 들었을 때 '나는' 여기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는 가족(아이)과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기준이 섰고, 그 조건을 맞춰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게 되었죠. 현재의 회사는 작은 조직이어서, 불필요한 보고자료가 없고 간단한 1장 페이퍼만으로도 의사결정이 가능합니다. 어쩌면 더 다양하고,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6시 정시퇴근도 가능하죠. 6시 퇴근만으로도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2번째 기준.
나에게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2. 내 일을 찾아가다
대기업을 다니면서 구조적인 문제점(잦은 야근, 넘치는 보고서, 나사가 된 기분)으로 제가 힘들다고 느꼈던 경험들을 기반으로 저에게 맞는 조건을 정리하였습니다. 제가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하고, 그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받기위해서는 대표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고 싶다가 1순위 조건이었습니다.
저의 경력상으로 당연히 대기업 임원으로 갈 수 없지만, 대신 성장하고 있는 작은 회사라면 대표자와 직접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상) 부산으로 옮긴 만큼, 부산이 본사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었구요. 여러 가지 조건들을 합하여 부산의 대표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진어묵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삼성전자에서 삼진어묵으로 이동했을 때, 대기업 → 중소기업, 전자 → 식품, 팀원 → 팀장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인사이트가 너무 많았습니다. 이 내용을 고민하고 계신 다른 분들께 알리고 싶었고, 무작정 퇴사학교 대표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대표님께서 감사하게도 함께 해보자 하셔서 처음“대기업 vs 작은회사, 이직의 의미” 수업을 1년간 했습니다. 회사에서도 이해를 해주셔서 한 달에 한 번 부산에서 올라와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1회의 수업으로 개인의 고민을 깊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좋은 선생님들과 학기제 수업 “이직학교”에 참여하게 되었구요. 이직 학교의 1차, 2차 수업은 삶의 방향성에 대한 검토였다면, 저는 실질적인 다양한 이직 케이스를 통해 어떠한 배경으로, 어떻게 이직하였는지 살펴보고 당장 내일부터~향후 2년간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생각이 많고 늘어질 때는 어떤 순간 딱 잘라 실행가능한 액션플랜을 짜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수업에서는 혼자하기에는 미뤄질 수 있는 그런 과제(^^)를 함께 수업에서 하고 있습니다
크게 2가지 방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한 방향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준이고, 한 방향은 한명의 인간으로서의 기준이요. 사회 구성원으로써 저는 18년차 마케터고, 한명의 인간으로서의 기준은 40대의 아이 둘의 엄마죠. 마케터로서 기존의 전자제품에서 식품으로 확대하는 것이 역량의 확장에 좋겠다고 판단했구요, 향후에는 새로운 업종에도 도전해보고 싶죠. 또한 퇴사학교와 같은 플랫폼에 참여하여 ‘이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저만의 컨텐츠를 모아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이 커리어는 인간으로의 방향성과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전의 변화가 어린 아이들과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비중으로 조금 줄였다면, 몇 년이 지난 뒤에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저 또한 다시 더 새롭고 재밌는 일들에 더 도전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3번째 기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느끼기에
정말 만족하는 일일까?
'내'가 느끼기에 만족감이 가장 높은 일이요. 돈이 필요할 때는 높은 급여의 일이 행복한 일이고, 가족과의 시간이 필요할 때는 칼퇴할 수 있는 일이 행복한 일이고,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행복한 일이 되겠지요. 그런데 그 기준이 '내'가 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내가 지금 무엇에 만족하는지 모르고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냥 원래 하던 일… 남들도 하니까 나도 하는 일…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같은 사람이어도 상황에 따라 필요한 부분이 달라질 수 있는데 말이죠. 저는 18년차 마케터이자 3년차 퇴사학교 선생님으로서 2개의 축으로 스스로 저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지금이 행복한 일입니다.
그럼요! 수업 후에 이직에 대해 막연했었는데, 방향성이 생기고 바로 움직여야겠다는 감사의 메일을 종종 받습니다. 단순히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이 아닌, 향후 더 행복한 미래를 가기 위한 길로서의 이직에 대해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토요일 강의 참석했던 ooo이에요. 퇴사학교가 주는 이름 때문인지 퇴사에 대한 내용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대기업의 장단점을 한 걸음을 떨어져서 설명해주시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도 최선을 다하셨고, 좋은 부분도 많이 찾으셨다는 느낌을 강의 중간중간 느꼈는데, 지금의 직장이 '싫어서' 그만 두기 보다는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싫다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큰 결정을 내리지 않고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나타날 때까지는 현재에 충실해야겠다는 중요한 교훈도 얻어 간 것 같습니다”. - 이메일 中
4번째 기준.
지금의 직장이 싫어서가 아닌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주체적인 선택인가?
내일(Tomorrow)은 내 일을!
Q9. 선생님의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현재 18년차 마케터이자, 3년차 퇴사학교 선생님, 아이가 둘인 한가정의 엄마 이렇게 큰 3개의 축으로 살고 있어요. ‘어묵으로 어디까지 해봤니’ 싶은 재밌는 제품들을 만들고, 이직학교에서 새로 준비하고 있는 1:1 컨설팅 과정[▶보기] 도 잘 오픈하고 싶습니다. 마케터와 이직멘토로서 전문성을 더 키우면서 어떤 일이 40대의. 50대의 저에게 더 행복한 일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함께 공부하고, 즐겁게 일하는 엄마가 되고 싶구요.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제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저 스스로의 미래가 매우 기대됩니다. 아마 10년 뒤에도 현재까지 해온 경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어떤 일을 해볼까 고민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
“큰일나지 않아요!” 라는 말씀을 많이 드립니다. ^^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 그 곳으로 한 발자국 나아간다고 해서 “큰일나지 않아요” 그리고 이제 인생은 100세 시대라서, 그중 2년쯤.. 혹은 3년쯤 꼭 하고 싶은 일은 해본다 해서 “큰일나지 않아요” 오히려 그 경험이 더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겁니다. 한 발자국 움직이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길이 보입니다. “큰일나지 않아요” ^^
더불어 늦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나이가 많다 하시겠지만, 저는 계속 새로운일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편인데요, 제가 지금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10년이면 그때도 아직 50대 초반밖에 안되거든요. ^^ 10년쯤 하면 전문가라고 했을 때 아직도 2~3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죠.
큰일나지 않아요
그리고 늦지 않았어요!
[이지영 선생님의 이직 전, 체크리스트]
1. 시도해보기
- 내 생각과 100% 맞지 않아도, 방향이 맞다면. 지금 직장에서 일단 시도해보았나?
2. 우선순위 세우기
- 연봉? 개인시간? 커리어? 나에게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3. 나만의 관점 갖기
-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느끼기에 만족할 수 있는 일일까?
4. 점검하기
- 지금의 직장이 싫어서가 아닌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주체적인 선택인가?
* 이 시리즈는 퇴사학교의 퇴사 후, 나만의 업을 찾은 사람들. #선생님 스토리 시리즈입니다.회사 안에서, 그리고 회사를 떠나 자기만의 업(業)을 만들어가는 퇴사학교 선생님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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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나만의 업(業)을 찾은 사람들
선생님스토리 시리즈 연재 목록
01화. [프롤로그] 장수한 퇴사학교 교장
02화. "직장에서 행복해야 삶이 행복하다" / 박앤디 선생님 1편
03화.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는 법" / 박앤디 선생님 2편
04화. "나는 왜 이 일을 할까?" 내 일과 삶의 방향 찾기 / 배근정 선생님 1편
05화. "자기다운 삶을 시작하는 법" / 배근정 선생님 2편
06화. "이 길이 내 길이 맞을까?" 방향을 찾는 법 / Grace 교감 선생님
▶ 07화. 더 나은 이직결정을 위한 4가지 가이드 / 이지영 선생님
http://t-school.kr/shop/item.php?it_id=151694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