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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을 돌아보며

by 로다비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다.
생애 처음으로 사역이라는 것을 시작했고
남들 앞에 서서 ‘말’을 해본 해였다.
말 뿐인가, 매주 춤도 췄다.
방언기도조차 볼륨을 조절해 가며 하는 내가
사람들 앞에서 기도도 수없이 했다.
아니, 대표기도를 넘어, 기도 인도까지 해냈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참으로 씁쓸한 얼굴들도 많이 마주쳤다.
가장 가까웠던 친구의 다른 얼굴, 한여름처럼 뜨거웠던 관계의 다음 계절.
그러나 삶의 한쪽 문이 닫히면 언제나 또 다른 문이 열리는 법.
잃어버린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나이와 지위를 넘어선 특별한 우정을 선물로 받았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진 못했지만, 난 매주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글을 아이들과 교사들 앞에서 표정과 몸짓을 담아 재미있게 전달했다.
네다섯 살짜리 어린이들의 마음에 심어줄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매일 고민했고, 마침내 가정미션 영상 속에서 내가 쓴 표현을 아이가 사용한 걸 보게 된 순간엔, 감동으로 기뻐 춤을 추었다.

꼬마들의 시선에 띌만한 화사한 옷도 여러 벌 샀다.
반면, 신발의 높이는 아주 많이 낮아졌다.
난 이제 9센티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언제든 아이들에게 무릎을 굽혀 눈을 맞추고, 안아주기에 편안한 높이의 신발만 신는다.

옛날 나의 아이들이 어릴 때 그랬듯, 낮은 신을 신고, 나는 다시 유아부 아가들의 ‘주일 엄마’가 되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26년을 맞이하며
한 선생님께서 남겨주신 설문지 글이 마음을 울렸다.

“전도사님이 우리 부서를 맡게 된다 하셨을 때 사실 우려도 했었는데 매주 발전해 가시는 모습, 진심으로 준비해 오시는 모습, 그리고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모습에 감동과 도전이 되었습니다. 역시 하나님께서 세우신 자리에 맞게 빚어가신다는 것을 또 한 번 보고 느꼈던 한 해였습니다. 이제는 믿고 따라갑니다. 전도사님, 제가 도울 일이 있다면 고민 마시고 언제든 연락 주세요.”
하는 내용이었다.

직장에서 바쁜 중에 남겨주신 글_
얼마나 급하게 쓰셨는지 군데군데 오타도 있었지만 그 응원의 마음, 사랑의 메시지만큼은 생생하게 전달되어 눈물이 핑 돌았다.
빠른 시간 안에, 한 분도 빠짐없이 참여해 주셨다는 데에 매우 큰 의미가 있었던 2026 사역지원서.



그리고 지금 이 밤,
새로운 비전으로 마음이 설렌다.
책을 쓰기로 처음 결심했었던 그날처럼.

하나님께서 이제 어떻게 이끌어가실까?
또 얼마나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실까?
기대가 된다.



꿈은, 정말 현실이 되더라. ❤️



담벼락 속에 피어난 행복 (2025년 5월, 촬영 로다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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