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하면 소세지 가게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델리는 인도의 델리다. 좀 더 더럽고 시끄러운 단어. 델리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서울의 예전 모습이 이랬을까 생각하게 된다. 어떤면에선 델리와 서울은 닮았다. 인도인과 한국인도 닮았다. 특히 단점들이 닮았다. 새치기쯤은 아무 문제 없는 인도인들을 보며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밀치며 다니느 아저씨 아줌마들이 떠오른다. 꽉막힌 도로에서 앰뷸런스 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예전의 한국이 떠오른다. 심지어 20년전쯤에 아빠가 저거 대부분 병원애들이 밥먹으러 갈때 사이렌 울리는거라고 했는데 인도친구들도 똑같이 얘기한다. 밥먹으러 갈때도 사이렌 울려서 사람들이 안비켜주는거라고. 그래서 델리에서 화가나는 일이 있어도 마음껏 화를 낼 수가 없다. 오히려 가끔은 부끄러워진다. 우리도 저렇지,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