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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스모 Sep 15. 2017

미움받을 용기

난 늘 친구 사귀는게 어려웠다. 돌이켜보면 초등학생때는 왜 친구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를 못했던것 같다. 난 혼자가 편했다. 그러다 주위를 보니 나빼고 다들 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때부터 였을까. 난 늘 친구에 대해 조바심을 낸다. 친구가 없는것 같은 불안감에 자주 휩싸였다. 나한테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있나 세보는게 습관이었다. 고등학교때도 그랬고 대학에 와서도 그랬다. 특히 대학에 와서는 다들 오래된 동네 친구가 있는것 같은데 난 그런 친구가 있나 없나 하고 속으로 생각해 보곤 했다. 정말 바보 같았다.

내 주위엔 늘 좋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난 항상 마음을 잘 못여는 쪽이었다. 나같은 사람들은 어쩌면 성격이 되게 좋아보일 수 있다. 나에겐 여러겹의 고리가 있는데 그 중에 바깥 고리까진 쉽게 열어준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 그게 나다. 난 미움받는게 정말 두렵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잘 해준다. 잘 웃고 맞장구쳐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내 안에는 비뚤어지고 엉망진창인 나도 있다. 소심한 나도 있고 우울한 나도 있다. 이런 나 자신은 안쪽 고리에 잘 숨겨두고 산다. 나의 이런 안쪽 고리까지 본 사람은 거의 없다. 나에게 마음을 연다는건 이런 연약한 부분까지 보이는거다.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내가 마음을 정말 활짝 연 사람은 내 남편이다. 그가 내 옆에 있어준 이후로 이런 불안감같은건 사라졌다. 친구들의 수를 세는 일따윈 접었다. 나의 기둥이 되는 사람이 생기니 조바심이 사라졌다. 내 주위엔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거면 되는데. 수 같은건 상관없는건데.

지난 몇년은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만난다고 해도 내 바깥고리 조차 열어주지 않았다. 왜 그렇게 경계심을 가졌던 걸까. 후회가 된다. 시간이 갈수록 나는 점점 솔직해 지지 못하고 있다. 이젠 변하고 싶다.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아니라고 말하고 살고싶다. 속으로만 욕하고 속으로만 화내고 하는건 이제 그만 할꺼야. 누가 날 미워해도 괜찮다. 이미 난 사랑받고 있으니까. 미움받는건 어려운 일이지만 하지 않고서는 있던 내 자신까지 잃어버릴 판이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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