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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Jul 26. 2019

가장 특별할 보통의 날

♪Prep - Coldfire  

하지만 그들은 매일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어
But they’ve been creeping back every day



♪Prep - Coldfire




누군가에 관심을 받기 위해서 튀는 행동을 하곤 한다. 어릴 적 좋아하는 아이일수록 괴롭히는 장난꾸러기처럼, 일상을 벗어난 행동은 그 관심의 종류가 무엇이든 - 좋음이든, 미움이든 말이다 - 받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 용감함을 표현한 아이는 흙탕에 굴러 만신창이가 된 채 어머니에게 등짝을 맞으면서도 헤헤거리며 웃었다. 그래도 좋았거든. "우와, 진짜 뛰었어!" 암, 난 진짜 뛰었지. 다음 날이면 아무래도 좋을, 아무도 기억 못 하는 낙하였다.


 

일기- 라고 함은 보통 문자 그대로 하루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것이고 대부분 누군가의 일기는 < 365개 > 를 채우지 못한다. 새해를 맞이해서 '내 새로운 한 해는 특별할 거야' 라며 펼쳤던 일기장의 앞부분은 점점 전 날의 하루와 오늘의 하루가 별 다를 바 없이 겹치며 이내 드문드문 일기장에는 빈칸들이 아로새겨진다. 그렇게 이런 더운 여름 즈음, 보통의 하루는 대체로 빈칸이다. 내년에는 새롭겠지- 하는 바람만 담아. 특별하지 않은 하루는 기록될 권리도 잃어버리곤 한다. 대체로 말이다. 대체로.    



그렇게 특별한 것들만 가득 남은 SNS 속 개개인의 <일상> 을 들여다보면, 그것만이 정말 그네들의 일상인지 알 길은 없지만, 대체로 누구보다 빛나거나, 누구보다 어둡다. 이렇듯 우리네 삶은 기대하는 시선과 다르게 단순하게 묶을 수 있다. 독특하고, 역설적으로 보편적인 삶이다. 슴슴한 일상 위에 얹어, 이상적인 일상만을 표현하는 우리들이다. 평양냉면 위 새콤한 고명 같은 삶인가.  보통 그런 이야기들의 끝도 역시 단순하다. '일상으로 돌아가려니 아쉽다.' 던가,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해야지.' 던가.

    


그래서 하나도 특별하지 않을 일상을 특별하게 기록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우리는 이 일상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니. 굳이 멀리 가지 말고 이 곳 - 일상에서 기록하자. 노래의 주제야 어찌 되었든 그 날 들었던 노랫 속 한 조각 가사만 살포시 떼어 내 마음대로 기록해야지. 더 특별하겠지. 그 정도면 족할 보통의 삶을 살고 있기에. 딱히 특별하지 않아도, 일상을 벗어나지 않아도 살아지는 어른이란 참 시시하고 심심하다. 그래서 보통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이야기들을 시작하고자 한다. 그런, 가장 특별할 보통의 하루들이다. 어떤 때는 정말 특별하기도 할 것이다. 아무래도 괜찮을 이야기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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