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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Jul 26. 2019

나의 이름은

♪RADWIMPS - Sparkle

꿋꿋이 살아나가자
生き抜いていこう



♪RADWIMPS - Sparkle




" 000님 구글에 검색해보셨어요?

여기저기 많이 나오던데요. "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직원들이 같은 부서의 사람의 이름을 검색하 신기하다며, 우리 유명인과 일하는 거냐는 시더분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걸 엿들었다. 자신의 이름 검색하면 동명이인의 치과의사가 제일 유명하다던가. 자신은 아무런 기록도 남지 않고 조용히 살다 가는 것이 제일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내리더라. 닫히는 문과 함께 나도 내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무엇이 나올까. 나도 내 이름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고! 슬며시 기대하며.


의외의 부분에서 유명한 사람이 있네. 그러니까 - 어떤 연예인의 남편 정도다. 나머지는 사기꾼이랄지 (대체 왜 내 이름이랑 같은데 왜...), 그냥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었다. 아니다. < 나 > 는 없었으니, 나보단 나은 건가. 수많은 000씨. 다행인지, 아쉬움 일지 모를 한숨을 쉬었다. 그래 사기꾼이 아닌 게 어디냐면서.





  

자리에 앉아 한 동안 내 이름이 불리는 숫자를 세어보았다. 0. 내 이름으로 불리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까의 직원처럼 유명해야 하려나.


보통의 모두는 아마 주어진 이름보다는, 혹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이름보다 삶에서의 호칭이나 - 그러니까 직급 같은 것 말이다 -  혹은 아들 딸, 엄마 아빠 정도의 < 이름 >으로 불리고, 살아간다. 이렇게 흔한 이름으로 남기에도 힘든 세상이지만 말이다. 당장에 난 아빠가 어떻게 되어야 할지 저언혀 모르겠다. 누군가의 연인부터 시작해야 할 텐데 말야. 이 것도 모르겠는걸. 이렇듯 모두들 참 힘든 이름을 달고 산다. 나도, 당신도 참 애쓴다.  






다들 비슷한 이름을 달고 사니 이름만으로 쉬이 구분하기 어려운 삶이지만, 대체로 이런 흔하디 흔한 삶의 이름들은 힘듦의 무게만큼 각자가 살아가야 하는 각자만의 이유를 담고 있다. 혹여, 아무에게도 불리지 못할지언정, 적어도 자신만큼은 스스로를 잊지 않고, 잃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우리는 어딘가에 남기에, 살아가기에 마땅한 이름을 가진 게 아닐까- 하며,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명함을 건네며 또박또박 내 이름 석자를 스스로 불러줬다. 그 자리에서 다시금  내 이름이 불릴 일은 없었지만, 구글에 남아있는 이름은 아니었지만,  내 이름은 이런 기분이구나. 그래도 살아있는 기분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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