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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Aug 14. 2019

모두의 행복은 어쩌면 먼 곳에 있어

♪Jazzyfact - Smoking Dreams

이쯤에서 질문을 해, 내 꿈에 관해 
왜 난 이럴까? 물음표로 수 놓인 밤하늘



♪Jazzyfact - Smoking Dreams


어제 퇴근길에는 소낙비가 쏟아졌었고, 그 때문에 멈칫했던 몇 분의 시간 덕인지 우연찮게도 집 앞 지하철에서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를 만났다. 내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 와중에서도, 1년에 한두 번 마주칠까 말까 해도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기기도 했다. 그냥 이렇게 저렇게 산다~ 다음에 보자는 상투적인 인사를 하고 서로 갈 길을 갔지만, 반가웠던 시간이었다. 무려 먼저 나에게 인사도 걸어줬는걸. 


만난 친구는 반가웠지만, 그 친구의 모습에서 그때의 기억이 같이 떠오르면 조금 나쁜 기분이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 뭐 흔하게들 이야기하는 괴롭힘 때문일 수도 있고, 자격지심 - 이건 아니려나 - 때문일 수도 있지만 10대가 행복했냐 불행했냐로 나뉘는 대답을 해야 한다면 분명 난 불행했다고 답할 것이다. 그만큼 진심으로 싫었던 시기였고,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덕분에 나름 잘 살아남았다. 사회에서마저 잡아먹히면 안 된다는 그런 마음을 어릴 때부터 심어준 덕이었다. 






굴곡지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냐마는, 대부분은 그 굴곡들에서 모두가 바라는 것은 <행복> 일 것이다. 다만 그 행복이 어딘가에 있는지 알 길이 없으니, 바란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니 다들 이런저런 길 어딘가에서 헤매는 것이 아닐까. 마침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빈지노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빈지노처럼 살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는 모 래퍼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보았다. 


요새 옛날부터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가장 관심 있는 건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거의 대부분의 힙합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제대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성공한 래퍼 중 하나인 저 사람도 여전히 완전한 행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아 보였다. 누군가에 비하면 비교적 행복하겠지만,  더 행복하고 싶어 하고, 그것을 위한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빈지노와 같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누구와 비교할 것도 없이 나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행복은 어디 즈음 일까. 그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살아간다.  



위에도 말했듯이 나의 10대는 불행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행한 삶만을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 덕분에 스무 살부터 내가 하고픈 일을, 불행하지 않을 관계를 위하여 나름 노력하며 살아왔고 지금의 회사도 조건보다는 내가 하고픈 일이기에 제 발로 들어왔다. 감사하게도 어느 정도 나쁘지 않은 직급과 월급을 가지게 되었으니, 불행하다고 하기엔 욕심쟁이일 거란 생각을 한다. 아마, 다들 그렇겠지. 보통 그렇지 않나. 일부터, 사소한 선택을 할 때까지 행복하지 않을 거야! 라며 선택을 하진 않았을 테니. 그런데 왜 행복은 멀리 있는 것만 같을까? 


올해 상반기 동안 나름 열심히 노력을 해서 얻은 성과표를 받아 들었지만, 작년의 나보다는 잘 못했다. 우상향의 그래프를 지향하는 사회에서 분명 이번 성과는 어쩌면 행복하지 않다. 분명 나녀석 애썼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만들어냈던 과거의 그때가 눈에 밟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그렇다. 

그러니까 행복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어딘가에,

미래의 언젠가에. 

그 먼 곳에 있는 것만 같다.






*( 덧붙이는 말 ) 

한 때는 < 즐거움 >을 하나의 행복이라 생각했었는데, 살아가다 보니  행복은 이와는 또 다른 것 같더라. 그래서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낀다. 소확행 같은 이야기를 잘 이해 못하기도 하다. 그건 행복이라기 보단, 즐거움에 가까운 것 같은데.  행복은 사전적인 의미에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는 것이니. 어떤 생활을 해야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을 찾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다. 누가 '스탑!'이라고 멈추어줬으면, 이 지점이 행복이라고 알려주면 조금 더 마음이 윤택 해질 텐데. 그러니까, 행복이 멀리 있다고 느낀다 해서 내 삶이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고 생각한다. 난 즐겁기는 해. 그럴 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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