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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Sep 29. 2019

모든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야지

♪민서 - 성장

앞에 했던 모든 말 못 할 것 같아요
그냥 그랬다구요 난 여전히 나죠


♪민서 - 성장


혼자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를 보고 왔다. 내용을 스포 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디카프리오와 피트의 투샷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는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용만 놓고 보자면 다소 할리우드 영화계 지식이 없으면 조금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고, 그 와중에 긴 러닝타임이라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말미에 있다. 그 호불호도 어쩌면 말미에 나온다. 이 정도면 스포한 셈인가.   




오늘 영화처럼 대부분의 이야기는 끝까지 가봐야 알고, 끝까지 듣게 된 이야기의 결과는 대부분 좋았던 기억이 없다. 한 동생이 "나는 그래서 썸 탈 때가 가장 좋더라고. 그리고 보통은 거기에서 끝내. 좋은 감정일 때 끝내고 싶은 나쁜 버릇이야."라는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다. 당시에는 정말 나쁜 아이구나! 라면서 웃으며 구박했었는데, 그것도 맞는 말이다. 배드 엔딩을 알고 있는데 계속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도 참 어리석은 일이지. 




최근 살아가며 경험하는 끄트머리에서 행복했던 경험이 없다 보니 얼마 전에는 친한 지인에게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저도 모르겠어요." 라며 칭얼거린 적이 있다. 그럼에도 내일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 스케줄표를 보며 고민하는 건, 세상은 영화처럼 감독의 뜻대로 정해진 게 아니고 동생이 이야기했던, 남녀 간의 썸처럼 마음대로 끝낼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반전' 이 극적이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굳이 살아가는 이야기의 끝을 보려고 모두들 발버둥 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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