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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d Oct 07. 2019

하루를 만족스럽게 사는 법

♪가을방학 - 베스트 앨범은 사지 않아

예쁜 모습만 보이는 것도 나쁘진 않아
하지만 나는 베스트 앨범은 사지 않아


♪가을방학 - 베스트 앨범은 사지 않아


예전 신입 사원 시절에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일이 힘들고 힘들고 힘들다는 푸념을 주욱 늘였던 때가 있다. 뭐 지금의 글에도 그런 이야기들이 종종 등장하지만 여하튼- 내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회사의 대표님이 등록되어있다. 그러니까, 대놓고 회사의 악담을 한 셈이기도 하겠다. 


주변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면 다들 말렸던 기억이 난다. 당장 팔로우를 끊으라면서. 그런데 내가 먼저 신청한 건 아닌걸. 끊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그렇다고 하고픈 말을 숨길 생각도 없어. 뭐 이런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다. 지금도 대표님은 나의 몇 년째 친구시다. 






오늘 하루 종일 한 것이라고는 없는 이 하루를 기록하는 것들이 어쩌면 의미 없을 일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재미없을 이야기들일지언정, 나에게는 이 행위 '자체'가 재미있고, 의미가 있다. 모두에게 공감을 받지 못할 이야기로 밖엔 표현할 수 없는 하루를 살았더라도, 적어도 몇 글자에 그 날의 솔직한 기분을 담을 수 있다면, 그렇게 꾸밈없이 내 날 것의 무엇을 남길 공간이 있다면 조금 재미없고, 지질한 나라도 괜찮지 않을까. 심심한 하루며, 삶이지만 적어도 하루에 스스로라도 만족스러운 순간은 하나 즈음은 있어야지. 


그래서 오늘 주말도 아무것도 안 했지만, 페이스북의 과거에 회사 이사를 새벽까지 해서 너무 힘들고 빡쳤다는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을 읽다, 웃으며 '나만 보기'로 돌려놓으며 생각난 이야기를 끄적여보았다. 무려 팀장이라는 직급을 달고 썼던 이야기라 이 야밤에 조금은 부끄럽긴 했다. 






(여담)*

브런치를 시작하기 전 이삼백 개 정도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던 플랫폼이 있다. 그때도 아마 담고 있는 주제는 비슷했던 것 같지만,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써 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조금 더 나를 알아봐 달라는 호소문에 가까웠다고 해야 하나. 말에는 힘이 있어, 실제로 글을 읽어주신 분들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다. 뭐 연락을 받은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지만, 그 관심이 썩 나쁘지도 않았던지라, 더-더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를 썼던 것 같다. 


몇 개월 정도 지났을까, 그렇게 끌어낸 관심은 온전히 내 것도 아니었고,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도 '내'가 아니라는 기분이 들어 그곳에 쓰는 일을 그만두고, 지금 이렇게 여기에 재미없는 글을 쓰고 있는 요즘이다. 그때도, 지금도 둘 다 나쁘진 않은 기분이다. 단지, 지금은 관심보다는 진심이 좀 더 마음에 끌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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