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나는 결국 내가 만든 것을 팔기로 했는가
왜 나는 결국 내가 만든 것을 팔기로 했는가
2023년 사업자를 냈다.
우선 해보고 보는 성격이라 고민보다는 실행이 먼저였다.
그때도 온라인 위탁 판매는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경험이라 생각했고 일단 부딪혀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생필품 위탁 판매를 시작했다.
키워드를 분석하고, 계절별로 사람들이 찾는 상품을 살펴보고,
사진을 등록하고 옵션을 정리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발주를 넣는 방식이었다.
판매는 조금씩 이루어졌지만, 경쟁력은 부족했다.
정리된 상품 페이지도 있었고, 공급업체 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만든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 방식으로는 나만의 파이가 커지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위탁 판매가 잘 풀리면 재고를 들여 사입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해외 구매대행도 구조는 비슷하다.
여러 카테고리를 경험해 봤지만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본 없이 시작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 창업
처음에는 이 문장이 매력적으로 들렸다.
퇴사 후 가진 것 없이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나에게
시작 허들이 낮다는 건 분명 장점이었다.
하지만 자본 없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일은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차별화도 어렵다.
이 사실을 직접 경험하며 이해하게 됐다.
그때부터 ‘가치를 판매하는 일’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남이 만든 물건을 대신 파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든 무언가로 승부하는 방식
그게 나에게 더 맞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만든 것을 팔기로 했다.
여러 선택지 중에서 캐릭터를 선택했고,
그 캐릭터로 작은 굿즈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업하는 시간은 즐겁다.
내 머리에서 나온 결과물이 하나씩 쌓여가는 과정도 좋다.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내가 만든 것을 남기는 삶을 살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완성도가 흔들릴 때도 있지만
지금의 방식이 나에게는 더 자연스럽다.
온라인 판매에는 속도와 효율이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오래 남는 일을 택했다.
‘직접 만든 무언가를 남기는 일.’
느리고 번거롭더라도 마음이 비어 있지 않았다.
작은 것이라도 쌓이면, 그 안에 내 시간이 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