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여름밤, 나에게 직업이 주는 의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본다.
나는 왜 이 직업을 택했나.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
그 시간을 돌아보는 지금에 와서는
왜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없는지
당시에 내린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시 또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역시나 세속적인 가치를 따졌을 것이기에
당시의 나를 탓하는 대신,
세월이 흐르고,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변할 줄 몰랐던 나를 탓한다
앞자리가 바뀔 정도의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으면서
나는 왜 변하려고 하지 않았나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 예전의 나로 살아갈 수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