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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그린 Mar 13. 2019

싹싹한 사람들이 얻는 것

토요일 아침은 나른하게 시작해도 된다는 면죄부는 누가 주었는지

이 한몸 침대 밖으로 끌고 나오기는 또 왜 그리 힘이 드는지 (집에서 너무 멀어, 가봤자 재미없을꺼야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잘까 도 한 몫 했다...)


그날따라 날씨가 넘 좋았고

학교 한가운데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는 큰 왕릉도 있고

덕분에 나무도 많아서 공기도 상쾌했고

오랜만에 대학교를 돌아다니니 그 싱그러움에 나도대학생이 된 느낌이 들어 설렜다.


공방을 찾으러 한 건물 앞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사실 학교 한바퀴는 돈 듯하다) 택시가 급하게 서더니 노랑머리를 한 학생이 나왔다.

이 시간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나와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말 걸기가 좀 그래서 모른척 하고 있는데

혹시 유리 공예 수업 하러 오셨어요?”

예쁜 미소와 함께 친근한 태도로 물어보는 그 친구를 본 순간 경계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무장해제 되면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친근함 마저 느껴졌다. (심지어 같은 수업을 듣는게 맞으면 친구가 되고 싶을 정도 였다.) 이거....뭐지?!

“아마 이 건물인 거 같아요 .” 낯선이에게 보여주는 또 한번의 미소.


그렇다. 우리는 처음 보는 이를 경계한다. 그러나 때로는 말 한마디 먼저 거는 것 만으로 그 사람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 순식간에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사람을 대할때도 세상을 대할때도 상대방이 나에게 다가올 것을 기대하지 말고 내가 한발짝 먼저 다가가 보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싹싹하다는 것은 겁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고 내 앞에 놓인 상황을 더이상 방관하지 않는 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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