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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도그린 Jul 23. 2019

여기 자스민 아닌 사람 있나요   

주인공은 알라딘이 아니었다

 이따금씩 짧은 시간에 빨리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할때면 나는 주저없이 패스트티켓이나 다름없는 영화를 선택한다.

2시간 동안 잠시 딴 세상을 경험하다 오면,  나의 세상이 다 넓어진 느낌이랄까 (어쩔땐 수세기 전 서부개척시대의 인디언이었을수도 있겠다 싶기도..)

영화를 보는 대부분의 이유는 사실 현실도피(?)성의 이유가 큰데 아이러니하게도 종종 현실을 곱씹게 하는 영화를 만나기도 한다.




!나에게 대체 왜 그러는 건가요!


 나는 6년이 넘도록 회사에 다니면서 이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입사 후 5년간은 그저 내가 부족해서, 혹은 무슨 이유가 있겠지 라는 말 따위로 나의 처지를 방관했었다. 불만이 생기면 뒤에서 토로하고 (불만이든 칭찬이든 앞에서 하자! 뒤에서 말해봤자 들어야하는 사람들에겐 닿지 않으니....) 그렇게 남보다 더 일을 많이 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런 생활을 꾸역꾸역 하고 있었다.




뭔가 잘못된거 같아.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랬다. 좀 눈치빠른 사람은 1년이면 알 것을, 둔하디 둔한 곰은 5년이 넘어서야 깨닫기 시작했다. 여자란 이유만으로 다른 진급룰을 적용받았을때, 그 말로만 듣던, 유리천장안에 갇힌 새가 된 느낌이었다. 심지어 그동안 나는 그런일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왔었다! TV나 책속에서 말하는 유리천장이란 단어를 내 입밖으로 꺼낼줄이야.....



I won’t be silenced!


  디즈니 영화를 보고 울컥할 줄은 정말 몰랐다. 더 이상 침묵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나오미스콧의 절규어린 외침이 스크린을 뚫고 나와 내 가슴을 뒤흔들었다.  그렇다. 나도 자스민이었다. 여자란 이유만으로 너는 이정도 일만 하는 사람이야 라고 자기들 멋대로 나의 능력의 한계를 규정짓는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정도의 사람이 아니라고, 유리조각에 밟혀 상처가 나고 피가 흐르더라도 그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말겠다고. 나의 길위에서 그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다고.

 

 나와 같은 젊은 여성들이 이런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좌절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눈이 부시게 빛나는 존재니까.





*부록

#이번 영화 알라딘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자스민과 지니다. (영화 제목을 바꿔야 되지 않나 싶을 정도의 존재미가 어마어마하니 꼭 보면 좋겠다.)


#마무리는 힙합미 넘치는 윌스미스의 지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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