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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밀라 Dec 04. 2020

마음은 월 200, 현실은 월 100

맞벌이 부부 그 저축의 가벼움


결혼 3년 차 나는 맞벌이 부부다.

남편의 월급은 250만 원, 내 월급은 200만 원 우리 집 총수입은 월 450만 원이다. 

싱글일 때 월급의 60~70%를 늘 저금하였기에 나는 월 120만 원은 꾸준히 저축을 하였다. 결혼하며 맞벌이를 지속하게 되니 두 사람이 벌게 된다면 더 많이 저축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월 100만 원 저축하기도 빠듯했다. 맞벌이 부부의 저축의 가벼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맞벌이 부부인 나는 매달 450만 원을 벌고 있는데 100만 원밖에 저축을 못하는 것일까. “도대체 왜?" 물음이 끊임없이 내 안에 쏟아져 내렸다. 왜 난 혼자 살 때처럼 돈을 모을 수 없는 걸일까. 두 사람의 월급에서 하다못해 한 사람의 월급인 200만 원도 저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마음은 월 200만 원의 저축을 꿈꾸지만 현실은 100만 원도 어려운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우울감이 찾아오다.


나는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지금을 살아가자는 주의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대체품을 찾아보고 정말 없다고 판단되면 구매를 한다. 옷, 화장품, 가방 등 꾸미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써본 적이 없고 최소한의 소비를 하더라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물건에 대한 충족 욕구보다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한 소비에 더 큰 충동을 느꼈다. 명품백이나 계절마다의 쇼핑 대신 운동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학원에 다니는 것을 더 좋아했으니까.


그러나 결혼 후 나를 위해 쓰는 돈이 없는데도 도통 모이지 않는 통장 잔고를 바라보며 우울감이 몰려왔다. 혼자 살 때처럼 나는 매달 옷을 사입 지도 못하고 계절마다 예쁜 신발을 사는 것도 아니었다. 사치품은커녕 결혼 전 입던 옷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나는 왜 저금을 못하는 것일까. 그나마 나의 성장을 위해 지출하던 돈이 아이의 기저귀 값으로 남편의 병원비로 나가다 보니 나의 성장이 멈추어 버리게 되었다. 돈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답답함보다 결혼과 동시에 나의 성장이 멈추어 버렸다는 사실이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동생과 나를 비교하게 되다.


돈을 쓰지 않는데도 돈이 모이지 않자 나는 동생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 동생은
  1. 시즌마다 예쁜 옷을 사 입고, 예쁜 신발을 사서 신는다.
  2. 남자 친구와 매번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니며 이곳저곳 좋은 장소로 여행을 다닌다.
  3. 나의 만족, 감성을 채우기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 나는  
  1. 일개미처럼 집과 회사만을 왔다 갔다 한다.
  2. 좋은 곳, 아니 아무 곳이나 여행을 떠난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
  3.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나 음식점을 간 기억이 없다.


내 동생은 이렇게 펑펑 쓰기 때문에 돈을 모으지 못한다고 쳐도 나는 돈을 쓰지도 못하면서 돈이 없다. 나는 억울했다. 정말 이렇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허무감이 몰려왔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생각은 나를 좀먹기 시작했고 우울감은 커져만 갔다. '아무것도 안사고 안 입고 안 쓴 결과가 고작 이것이니?' '월 200만 원도 모으지 못하면서 뭐하러 아끼고 산거야?' 이러한 자책은 나를 힘들게 하고 나를 작아지게 만들었다. 낮아진 자존감은 나의 생활 방식 구석구석에 찾아와 모조리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내 생활이 궁상맞아 보이기까지 했다. 낮아진 자존감은 나의 현실을 병들게 하고 나를 좀먹어 갔다.



우울에 빠지기보다 현상황 바라보기



걱정을 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지만 고민은 변화를 가져온다.



고민이 이어지던 중에 내 머리를 울린 한 마디가 있었다. 지금의 상황을 걱정하고 나 혼자 우울해한다고 달라지는 상황은 없는 것이다. 내 통장이 더 불어나지도 내 삶이 풍족해지지도 않는다. 우울감에 빠지면 나만 병들 뿐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깨닫고 나니 나는 더 이상 우울해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나씩 개선해 보기로 했다. 우울해하지 말고 현 상황을 마주 보기!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서 우리는 천천히 어른이 되어 간다. 맞벌이 부부의 현실적인 저축 금액을 마주하고 우울감에 빠졌었지만 나는 우리 가족의 경제적 자유를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보기로 결심했다. 용돈 기입장 수준에 머물렀던 가계부를 정확하게 써 보는 것이 출발점이 되었다. 결혼 3차년 맞벌이 부부가 경제적 자유를 찾아 도전하는 이야기가 나와 같은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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