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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슈카 Apr 01. 2022

예쁜식물들 모여라- 식물팝업스토어

이곳에 봄이 오고 있다는 사인 중 하나는 곳곳의 꽃가게에 봄을 알리는 식물과 꽃, 허브들이 놓인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크고작은 가든과 발코니 화분, 공원에는 이맘때면 의당 보여야하는 꽃들이 심어지고 보는 이들에게 봄이 오고 있다는 설레임을 준다.


꽃화분은 키우지않지만 이런저런 식물들과 함께 사는 나 또한, 봄이 옴을 느끼면 괜스레 겨우내 빛이 부족한 우리집에서 힘들었을 녀석들에게 새로운 흙도 갈아주고 조금더 빛을 쐬줄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진다 생각하며 마음이 바뻐진다. 그리고 물론 새로운 예쁜 녀석들을 들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아직 뭐를 잘 모를 작년 이맘 때쯤, 팝업스토어에 가서 냉큼 가져온 칼라데아를 반 죽이다시피하며 너도나도 함께 맘고생을 했던 그 시간동안 나는 조금 배우고 깨우쳤다.

작년에 데려왔던 하얗고-예뻤던 칼라데아. 저렇게 풍성한 녀석이 지금은 대머리를 겨우 면할 정도의 듬성듬성한 상태가 됐다

우리집에 들이지 못할 녀석중의 하나가 마란타과 식물들이라는 . 특히 예쁘기로 소문난 칼라데아 화이트퓨전은 넘의 집에 있는  구경할  내것은 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마음가짐을 정돈하면서, 동시에 그래도 필로덴드론의 예쁜 애들, 안스리움이나 알로카시아 정도는 오후내내 내리쬐는 빛은 없지만 그래도 키워볼만하지 않을까하는 분별력도 생겼고, 키우는 이의 마음 너무 찢어놓지 않으며 아름답기도한 순둥이들도 발견하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갖고싶은 식물리스트에 하나하나씩 아름답고 귀하고 때론 값나가는 님들이 채워져나가며, 새로운 멤버를 집에 들이고 아침마다 식멍을 하는 기쁨을 누리기도하고, 갖고싶은 식물들을 죄다 사놓고 햇빛잘드는 명당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시키는 허튼짓을 하지 않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욕심부리지 않고 식쇼핑을 하는 절제도 배워나가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는 기운을 마구 내뿜던 따뜻한 날씨가 시작될 즈음, 올해도 열린 식물팝업스토어에 다녀왔다. 이미 몇주전 한차례 식쇼핑을 한 탓에, '난 구경만 하고 올거야, 아무것도 안살거야' 다짐을 하고 갔는데.... 내 위시리스트에 상위를 차지하고 있던(즉, 그리 비싸지않고, 아주 희귀하지도 않지만 너무 예뻐서 꼭 갖고싶은) 스트로만테 상귀니아가 아주 좋은 사이즈에, 풍성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새초롬하게 놓여있지 뭔가. 이건 운명이다, 데려와야만 한다.

온라인에서 눈팅만 하고 있던 녀석과 배송비와 기타 신경써야 할 일들을 고려했을 때 값이 비등비등하며,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식물을 골라서 잘 데려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이런건 기회가 있을 때 무조건 겟해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리하야, 우리집 귀하신 몸이 된 스트로만테 상귀니아

같은 마란타과 식물이지만 칼라데아나 크테난테에 비해 까탈스럽지 않다고 하며, 실제로 잎을 만져봐도 까칠한 고녀석들보다는 조금(아주조금) 두께와 힘이 느껴진다. 좋은 멤버가 될 것 같은 좋은 예감이다! 어쩜 이렇게 잎사귀가 아름다울 수 있니-? 어떻게 같은 문양과 색을 가진 잎 하나 없이 다 다르게 생겼을까? 매일 그녀에게 묻지만 대답없이 고혹하게 서서 잎을 쭉쭉 뻗고만 있다. 그래도 좋다, 아끼고 잘 보살펴줘서 쑥쑥 키워볼게.

아직은 밖에 내놓기엔 공기가 추우니 안에서 잘 모시다가 따뜻해지면 바깥 공기와 햇빛을 마음껏 쐬어드려야지. 그때까진 우리집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물론 내어드려야 한다. 그전까지 명당에 놓여있던 백설공주님은 자비하시게도 잠시 물러나계시기로 합의했다.

봄이 오면 보다 모두가 평등하게 햇빛을 누릴수 있다! 그날이 어서 냉큼 와줬으면 좋겠다.


스트로만테가 오기까지 볕잘드는 창가자리 1순위였던 필로덴드론 화이트 프린세스. 권력은 언제나 교체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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