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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enna Sep 14. 2019

나는 왜 한 번도 엔지니어의 꿈을 꾸지 않았지?

실리콘밸리 현직자에게 묻다_prologue

    실리콘밸리에서 지낸 지 벌써 한 달, '실리콘밸리' 하면 구글이나 페이스북밖에 몰랐던 내가 시스코(Cisco), 인텔(Intel)과 같은 글로벌 테크 회사들을 지나치며 출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 주말을 책임지던 넷플릭스(Netflix), 내가 분신과도 같이 지니고 다니는 아이폰을 만든 애플(Apple) 등 내 생활 속 밀접하게 다가와 있는 기업의 본사들이 실리콘밸리에 다 위치하고 있다.


    지역 특성상 첨단 기술 회사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고 엔지니어 직군이나 개발자, UI UX 디자인 직군 비율이 높다. 나에겐 매우 생소한 직군들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막 학기 대학생으로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나는 왜 한 번도 엔지니어의 꿈을 꾸지 않았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별다른 이유가 없다. 사실 어려서부터 수학에 큰 흥미가 없긴 했다. 자연스레 고등학교 시절 문과를 선택했고 대학에 진학해서도 이공계 쪽은 나와 절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테니스를 배워본 것도, 독일어 한마디도 못하면서 독일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도, 그냥 별 이유 없이 해봤던 것뿐. 엄청난 흥미와 소질이 있어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앱 디자인,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컴퓨터만 봐도 손에 땀이 나거나 디자인 툴만 보면 어지러워지는 공포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서 신이 아닌 이상 우리에게 '절대' 란 없다. "절대 못해" "절대 싫어" "절대 안 할래"라는 마음가짐을 갖지 말아라 라고 말씀하셨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미리 단정 짓지 않기로 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고 의외로 내가 좋아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여기 와서 만난 분들 중 30대에 학부 생활을 하시는 분도, 본인의 전공과 전혀 다른 길을 가시는 분도 아주 많았다.


    한 가지 확실히 깨달은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고 생산해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현재 상황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발전하고 싶고 도전하고 싶다.



    주어진 KOTRA 실습 기간 동안 내가 최대한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을 직접 가보고 현직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삶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앞으로 틈틈이 기업 방문 및 다양한 현직자 분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글을 기재해보겠다. 사실 감사하게도 벌써 SK Hynix, Broadcom, Google X, Google에 가서 점심을 먹을 기회를 가졌다. 다음 주는 대망의 페이스북도 가보게 되었다. 맛집 탐방이 아니라 맛 기업 탐방이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10년 뒤 구글의 시니어 엔지니어가 되어, 혹은 20년 뒤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어 누군가 나를 인터뷰하러 오는 상상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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