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하나 ㅣ 2015년 8월 10일
나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자주 질문하는 편이다.
한 번 밖에 없는 내 인생,
한 번 뿐일 이 순간을 나는 정말 잘 보내고 있는 것일까.
최근에는 무기력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날씨' 탓을 해본다. 더웠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게 아니라는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방향'을 잃었다.
한국에 들어온지도 5년.
그저 이 나라 저 나라 떠돌며 살 것 같던 내 인생이었는데
어느 새 5년 동안 같은 공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람들 틈 속에서 지내고 있다.
루틴하기 그지 없는 일주일이 다시 시작되었다.
월요일에 해야 하는 일,
화요일까지 마감해야 하는 원고,
목요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서류,
금요일까지 마무리 지어야 하는 보고.
항상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는 불꽃 피우며 살아가리라
다짐했었는데, 재미있어서 시작했던 모든 것들이 일상이 되니
특별한 감흥도, 자극도 없는 권태로움이 되어버렸다.
빨리 가야 한다고 스스로 재촉했던 때도 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도 이따금씩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걸 안다.
내가 제대로 내 인생을 살아내기 위한 '방향'.
다시 찬찬히 생각해내자.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자 하는가.
결국은 내 선택,
결국은 내 인생,
결국은 내 책임.
누구에게 뭐라고 할 것 없다.
누가 해결해줄 수도 없다.
8월 10날 일기.
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