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개발자 그리고 이야기
올해 한국 나이로 40대가 되었다. 국제 표준인 만으로는 39세. 버텨봐야 곧 40이니 굳이 만 나이를 따지고 싶지는 않아서 40대로 규정짓기로 했다. 이런저런 경험이 쌓이고 인생의 절반 정도 살고 나니 젊을 적 과묵하던 때와는 다르게 하고픈 말이 많아지고 실제 말도 많이 하게 된다. 그것이 호르몬의 영향일 수도 있고 마음속 한편의 꼰대 기질이 올라와서 일 수도 있고 경험을 전파하고 싶어서 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쩄건 나이 먹고 말이 많아진다는 건 썩 좋은 일이 아니다. 일단 보기가 안 좋고 말은 순간의 작용이기에 필터링 없이 나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곧 실수로 연결될 확률도 높다. 확실히 말은 줄이는 게 좋다.
하지만 어쩌랴. 몸은 말을 하고 싶고 현실에선 그것이 위험하니 머릿속의 하고픈 말들을 다른 곳으로 분출해야 한다. 그것이 글이라면 베스트다. 꼼꼼히 정제할 수 있고 뇌를 정리할 수 있으며 잘 쓴 글 한편이 스트레스도 풀어준다. 무엇보다 나이 먹고 글 잘 쓰는 사람은 인간적으로 매력적이다.
브런치에 직장과 관련한 글들은 차고 넘치도록 많다. 거기에 또 직장과 관련한 글은 패킷 낭비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40대의 시작에 남겨놓은 이 기록들이 누군가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내 생각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게 소중하다.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하지만 조건을 줄여서 40대 개발자라는 카테고리를 정해서 쓰고 싶다. IT 개발자로서 경력이 10년을 넘겼지만 개발은 잘 못한다. 개발을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냐마는. 잘하지 못하지만 잘 못하기에 할 말이 많다.
40대 개발자의 직장과 개발 이야기. 나 홀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