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희 Nov 11. 2019

면접자가 이러면 좋은 점수 줄 수 있다

면접관으로써 좋은 점수를 주는 팁

퇴사자가 있어서 몇 차례 면접을 진행했다. 취업이 힘들다는데 막상 이력서를 받아보면 현실은 다르다. 총지원자가 한자리 수다. 많은 사람들이 대체 어디에 지원하고 어디에 취업하는 것인지 우리 회사가 나쁜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원자부터 거의 없다. 이것이 중소기업의 한계인가?


어쨌건 여러 해 면접관으로써 면접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딱 맞는 사람을 뽑은 적은 거의 없다. 면접이라는 짧은 시간에 우리에게 맞는 사람을 뽑는다는 건 솔직히 불가능하다. 또 우리에게 딱 맞는 사람이라는 것도 환상이다. 서로 맞춰가야 하는 것이지 새롭게 뽑은 사람을 기존 팀에 완벽히 맞춘다는 건 갑질이다. 그래도 우리 팀에 딱 맞는 사람을 뽑은 적이 있다. 그때는 면접관으로 들어갔던 사람들이 모두 만장일치로 오케이를 했다. 좋은 사람은 모두가 알아본다. 


하지만 면접을 진행하면 괜찮은 사람이 눈에 잘 안 띈다. 마치 국회의원 선거를 하는 것 같다. 최선을 뽑는 게 아니라 차악을 뽑는 느낌. 그래서 면접관으로써 면접자가 갖췄으면 하는 것들을 나열해 본다. 이게 전부는 아니지만 이 정도를 갖춘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1.  인간적으로 이제 이력서에 맞춤법은 틀리지 말자.

그런데 틀리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엄청 틀린 이력서를 써서 보냈다. 문장이 이상한 건 말할 것도 없고 외국인 학교를 나왔나 싶을 정도로 엉망이다. 네이버에 '맞춤법 검사기'를 검색하면 편리한 UI가 나오고 거기에 내가 쓴 문장을 넣어서 돌리면 고쳐진 문장까지 나온다. 문장이 이상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맞춤법과 띄어쓰기 정도는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다. 시간도 오래 안 걸린다. 이건 성의의 문제다. 



2. 이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열정을 보이자.

보통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경력직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지원한 회사에 다니고 싶은 열정이 없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라는 느낌을 준다. 좋은 느낌은 전달이 잘 안되는데 안 좋은 느낌은 귀신같이 전달된다. 면접관들도 느껴진다. 딱히 오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걸. 그런 사람들이야 안 뽑으면 그만이다. 그런데 오고 싶음에도 면접 볼 때 무덤덤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면접이라는 중압 감속에 다수의 면접관 앞에서 열정을 보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한국인 특성상 여러 사람 앞에서 나를 드러내고 나서는 게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면접장에서 입사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면 자연히 좋은 점수가 간다.



3. 어떤 회사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열정을 보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회사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줄줄이 외워오면 된다. 언제 창립을 했고 대표는 누구고 어떤 사람이고 현재 회사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고 뭐가 주력이고 어디서 상을 받았고 등등. 회사 홈페이지와 뉴스 검색만 해도 차고 넘치게 알 수 있다. 면접 과정에서 찾은 내용들을 다른 답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계해 말하는 게 제일 좋고 그럴 여유가 없다면 따로 발언 시간을 달라고 해서 말해도 좋다. 일단 열정이 있어 보이니 면접관도 좋게 볼 수밖에 없다. 자신이 지원한 부서가 어떤 부서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면접 보러 오는 사람들도 꽤 있어서 하는 얘기다.



4. 지원한 직종의 트렌드는 파악하고 오자.

개발자라는 기술 직종은 트렌드가 아주 빠르게 변한다. 그래서 항상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그게 개발자의 숙명인데 그렇지 못한 개발자는 뽑고 싶지도 않고 일을 잘할 확률도 낮다. 트렌드를 잘 알려면 평소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좋은 방법은 온라인에 글 쓰는 개발자들이나 기업의 기술 블로그 등을 rss 피드를 통해 받아보면 된다. 트렌드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평소에 그렇게 안 해왔다면 내가 지원한 부분의 트렌드라도 검색해 보고 와야 한다. 그래야 뭐라도 답변을 할 수 있고 요즘 이런 게 유행이라는데 이 회사에서는 이런 거 적용하고 있나요? 하고 역으로 질문을 함으로써 내가 기술에 예민하다는 인상이라도 줄 수 있다. 비단 개발뿐일까? 다른 직종에도 트렌드라는 게 있을 테니 파악하고 가는 건 필수다.



5.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는 게 플러스다.

기술 면접과 관련해 면접관의 질문에 모두 답변할 수는 없다. 그런데 자기가 모르는 질문을 받으면 처음 들어봤으면서 아직 안 해봤다거나 아니면 논점을 흐리면서 엉뚱한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차라리 당당하게 잘 모르겠다고 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거짓말을 하거나 엉뚱한 얘기를 하면 확실히 마이너스다.



6. 본인의 강점 하나만 만들어 오자.

면접을 다 보고 면접자들을 비교하다 보면 '이 사람은 이게 좋은데, 이게 아쉽고' 이런 얘기들을 하게 된다. 그때 언급되게 할 만한 또는 면접관들이 포기 못하게 할 만한 강점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없으면 언급도 안되고 넘어간다. 강점을 갑자기 만들 수는 없다. 그동안 자신이 회사에서 해 온 업무나 성격 등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나의 직장 커리어에서 자랑할 만한 강점이 있지만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나갔거나 강점이라고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걸 찾아내서 나의 강점으로 어필해야 한다. 면접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7. 자신을 어필하는 시간을 가지자.

보통 면접은 자기소개, 질문 및 답변, 면접자가 회사에 궁금한 것 물어보기. 이런 순으로 진행된다. 너무 전형적이라 면접관들도 지겹다. 이렇게 진행되면 뛰어난 면접자가 아닌 이상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면접이 끝날 때쯤 자신을 어필할 시간을 달라고 하자. 자기소개와는 다른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이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 등 자신을 어필할 시간을 한번 더 가지면 적극성이 있어 보이고 기억에 남을만한 인상을 줄 수 있다. 



8. 면접자도 면접 보자.

면접은 상호적인 것이지만 면접관과 면접자 간의 갑을 관계가 발생한다. 면접 자리에서 동등한 관계가 된다는 게 쉽지 않다. 너무 나대면 면접관에게 드세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어렵지만 동등하다는 생각과 나도 이 회사를 면접 본다는 생각을 더해 톤은 조금 낮춰서 면접에 임하자. 자기 의견 얘기하고 중간중간 궁금하거나 모르는 건 질문하자. 서로 대화하고 묻고 답하는 상호적인 면접을 한다면 면접자에게 적극성도 보이고 면접관도 재미있다. 이 시간이 면접자가 회사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회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이직을 두고두고 후회하는 일도 발생하니 적극적으로 묻자. 동등하되 톤은 낮춰서 면접자도 회사를 면접 봐야 한다.



9. 한 번에 두세 개의 회사만 집중하자.

경력자가 이직을 결심하면 여러 개의 회사에 이력서를 뿌리게 된다. 어디에 될지 모르고 안될 수도 있으니 여기저기 뿌리는 게 틀린 건 아니다. 그중에 하나 얻어걸리면 이직하는 것이고 안돼도 면접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그런데 여러 개 뿌리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뭐하는 회사 인지도 제대로 찾아보지 않고 면접을 가게 된다. 그런 회사 합격해봐야 본인에게 좋을 것도 없고 불합격하거나 안 간다고 하더라도 시간 버리고 탈락하면 내상만 입게 된다. 농번기 씨 뿌리듯 이력서 뿌리기는 하지 말자. 가고 싶은 회사 두세 개만 정해서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자. 가고 싶은 회사가 없는데 무작정 이직을 하고 싶거나 가고 싶은 회사에 갈 실력이 안된다면 아직 이직할 때가 아닌 것이다.  



10. 면접을 통해 배우자.

면접은 회사가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내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이력서를 쓰면서 내 경력을 정리하고 삶을 돌아볼 수 있다. 면접을 통해 내가 부족한 걸 발견하기도 하고 보완해야 할 것을 찾게 된다. 탈락을 통해 나를 알아가고 합격을 하게 되면 그보다 좋을 수 없지만 새로운 회사에 대한 부담감도 작지 않다. 면접은 직장인에게 아주 훌륭한 자극제다. 면접을 통해 배우고 나를 발전시켜 나가자. 그전에 면접에 자신 있게 임할 수 있는 몸을 먼저 만들자. 몸이 만들어진 사람은 면접관들도 다 알아본다. 





작가의 이전글 개발자들의 천국, 2019 네이버 데뷰 관람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