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희 Nov 13. 2019

직장에서 내가 너 책임진다고 말하는 사람

그런 사람 조심하기

전 직장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 내가 너 책임진다고 하는 사람. 책임지고 잘 되게 해 준다는 사람. 그런데 그 사람이 제일 먼저 쫓겨나더라. 뭐지? 꽤 높은 자리의 직장 상사라서 그 말이 제법 미더웠는데. 뭣 때문에 그 사람이 먼저 쫓겨났을까? 직장에서 책임지고 잘 되게 해 준다니 어떻게 해준다는 것인가? 자기 자신의 미래도 담보 못하면서 누가 누구를 책임지나? 그런 공수표를 남발하는 현실감각 없는 허언증 환자들은 회사에서도 평가가 별로일 확률이 높다. 그러니 제일 먼저 쫓겨나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내가 똑같은 말을 후배에게 할뻔했다. 하려고 마음먹었다가 옛 생각이 나서 아차 하고 바로 접었다. 회사에서 나도 불안정한 위치고 팀장 밑에서 일하는 차장 찌부랭이밖에 안되는데 어떻게 누구를 책임지고 잘 되게 해 줄 수 있나? 나부터 챙겨도 모자랄 판인데. 다시 생각해봐도 헛소리다. 그래서 수정 버전으로 "우리가 지금처럼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하면 같이 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너 잘되게 해 준다는 말보다 책임감도 있고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 물론 후배도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은 딴 곳을 보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검찰총장이 해서 유명해진 말.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충성하면 안 된다. 그 사람 나가면 회사생활 바로 나가리행이다. 직장인은 회사에 충성을 해야 한다. 정치를 하고 라인을 타고 뭐 그런 활동들 안 할 수도 없고 무조건 잘못됐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마음의 밑바탕에는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에 헌신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너 책임져 준다고 말하는 직장상사는 조심하자. 내가 상사와 어떤 관계가 돼서 그런 말을 듣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회사가 아니라 사람에게 충성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자. 사람에게 충성하는 거, 직장인에게는 아주 위험한 거다. 



작가의 이전글 면접자가 이러면 좋은 점수 줄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