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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Nov 27. 2020

같은 직장을 10년 다녔을 때 장점과 단점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 장점


1. 회사가 집보다 편할 때가 많다

집에서는 애보고, 집안일하고, 애보고, 집안일하고 무한 반복인데 회사는 할 일만 끝내면 터치하는 사람이  없다. 회사가 육체적으로 편하다. 


2. 업무가 익숙하다

팀 변화 없이 같은 일을 10년간 했으니 1만 시간의 법칙은 진작 채웠다. 익숙하다 못해 거짓말 조금 보태서 눈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 이젠 업무가 주어지면 한눈에 견적이 나온다. 업무의 공수 예측도 거의 정확하다. 


3. 어지간해서는 안 잘릴 거 같다

위험한 생각이지만 적어도 나는 안 잘릴 거 같은 안도감 같은 게 있다. 나름 성실히 열심히 꾸준히 다니고 있는데 나를 자르고 누구를 남긴단 말인가? 


4. 실력이 많이 늘었다

한 종류의 일을 꾸준히 했더니 실력이 많이 늘었다. 당연한 결과처럼 보이는데 주변을 보면 안 그런 사람들도 많더라. (시간이 꼭 실력을 보장하진 않는다)


5. 직장인으로서 크게 성장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한데 이 회사에 입사하던 때의 나를 돌아보면 다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직장인으로서 성장했다. 주변을 보면 시간이 지나도 성장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역시나 많더라.


6. 캐릭터가 생겼다

나만의 캐릭터가 만들어져서 사람들이 잘 안 건드린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덜하다. 개인적으로는 편한데 이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7. 이직의 욕구를 넘어섰다

 10년간 수백 차례 이직의 욕구가 있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딱히 없다. 이직의 욕구가 줄어드니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직을 하더라도 여기서 더 잘 해낸 후에 하고 싶다.


8. 루틴이 생겼다

루틴을 갖는 건 좋은 일이다. 출근하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루틴대로 움직이면 업무에도 효율적이고 스트레스받을 일도 덜하다. 가끔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루틴이 깨져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 회사 출근하는 게 편하다.


9. 일요일 저녁의 부담이 덜하다

회사가 나름 편하니 일요일 저녁에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덜하다. 그렇다고 월요병이 없지는 않다.





# 단점


1. 연봉 인상률 극혐

이젠 연봉에 대한 기대가 없다.


2. 이걸 10년이나 해야 할 일인가에 대한 회의감

뭐 대단한 일이라고 아직까지 하고 있나. 10년 차가 되니 가슴 한편에 회의감이 크게 자라난다.


3. 고이다 못해 지하수가 되어가고 있는 느낌

이제 지구 맨틀을 뚫을 일만 남았다.


4. 점심시간이 지겹다

직장인 점심이라는 게 안전빵으로 가던 곳만 가게 된다. 10년째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으니 식당도 가던 곳만 간다. 집밥보다 익숙한데 너무너무 지겹다.


5. 실력의 정체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장도 이뤄지는 건데 똑같은 업무 속에서 다양성을 찾기는 어렵다. 실력의 향상이 연봉 인상률과 비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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