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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진 Jun 21. 2021

주로 밤에 떠도는 조각들

0621의 끄적

#1. 타노스가 필요하다고 외치는 일을 관둬야겠다. 처음엔 뭐 조금.. 내심 후련했다. 반복할수록 남는 건 한 움큼 냉소뿐이란 생각이 문득 들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통달한 양 이놈은 뭐 이렇지ㅎ, 저놈은 뭐 저렇지ㅎ 세상에 기대 말아라ㅎ 대화마다 ‘ㅎ,,’ 같은 뉘앙스를 붙여가며 냉소를 장식품처럼 휘두른 어른들을 보면 그게 참 싫었는데. 참 책임감 없어 보였는데. 어쩌다 그 어른의 뒤를 밟고 있는지. 냉소는 사실 뭣도 아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따뜻함 촉촉함 하다못해 축축함이지. 그 앞에서 냉소는 보잘것없고 부끄러워질 뿐이지. 아무리 세상이 요지경이라도 타노스 생각은 접어두자. 펼치지 말자.


#2. 끝내 이겨내지 못해 도망가야겠다.  달이 되어도 내가 더듬거리는  코끼리 다리인지 하마 다리인지. 심지어 다리가 맞긴 한지도  모르겠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이런저런 가능성을 짚어보는   일을 하는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능성들 사이 길을 잃어버리면 대체 어쩌란 말이야. 모름과 신중을 오가다  발제를  날이 수두룩한데 무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무려 오늘도! 고민만 하다 끝난 날만큼    오는 날이 없다.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이 없었다. 없는 자신은 시간을 죄다 때려 박고 밤을 사흘씩 갉아먹으면 채워져야 마땅한데, 지난  달은 그렇게 굴러가지도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시간을 아무리 들이붓고 해가  때까지 노트북을 붙잡고 있어도 자신이 없다.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고. 만족스럽지 못하고 이만하면 됐지 정도도  된다. 도망가야  가장  이유다. 끝내  다른 실패의 기록으로 남겠지. 흑흑.  (별개 이야기로 실패의 순간들은 일기로 남겨뒀으면 재밌긴 했을  같다)


#3. 나를 괴롭히지 않으면서 일의 보람을 찾는 방법도 있겠지? 언젠가는 찾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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