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에서 뚝섬으로 넘어가는 풍경과 안녕했다. 창이 크고 볕이 잘 들어 빨래가 기분 좋게 마르던 그 집과 안녕했다.
대신, 창을 열면 나무가 보이고 바람이 불면 나무들이 솨솨 우는 집으로 옮겨왔다. 주위의 우려대로 여름에는 꽤 많은 벌레와 씨름해야겠지만 여름날 시원한 방바닥에 누워 나뭇잎 소리로 잠이들던 내 고향집의 추억을 이 곳에서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초록이 이 싱그러운 소리가 내 고단한 서울살이를 조금이나마 견딜 수 있게 해주길.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 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도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