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하루의 단어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본 문구였다. 살벌했다. 있던 직장의 대표라고 해야 할지, 그 조직 내에서 가장 높은 책임자께서 직접 문구를 정하고 걸었다는 현수막. 그땐 처음이라 몰랐으나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특이했다. 보통 우리 조직에서 현수막을 건다면 신속히, 안전히 등 대충 이런 문구가 많았으니. 문구의 독특함을 나중에 깨달았지만, 그때 처음 본 순간에도 그 문구가 머리에 명확히 들어왔다. 책임자분의 친절한 한풀이 때문에.
처음 들어온 입장이다 보니 높은 분들에게 많이도 불려 갔다. 면담이라는 핑계로,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살펴보는 과정. 내 바로 위 상급자와, 그 위의 상급자와도, 이윽고 책임자 분과도 면담을 했다. 다른 사람과의 면담은 비슷해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으나, 책임자 분과의 면담은 달랐다. 벌써 7년이 넘게 지났지만, 그때 나눴던 대화가 선명히 생각난다. 내가 마음을 정했을 때였으니.
책임자분은 우리 직장과 조직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내 뜻이 있고, 그 가치관에 어긋나는 행동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밉보였는지 높이 올라가진 못했더라도 후회는 없다며. 그게 왜 그리도 멋져 보였는지. 그러며 한풀이를 시작했다. 우리 직장과 조직은 죽어가고 있다. 미래가 불확실하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머물러선 안 된다.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생긴, 안타까움이 절절한 그야말로 한풀이였다. 대상이 이제 입사 반년도 안 된 초짜여서 문제였다만.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금전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고, 내 뜻과 가치관대로 살고 싶었다. 뭣도 모르는 상태였으나 조직과 직장에 대한 이름 모를 애정이 생겼고,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싶었다. 내가 변화시켜 보겠다는, 초짜의 사명감은 지금도 남아있다. 경력이 늘어날수록 왜 그분이 그토록 절절히 안타깝게도 이야기를 했는지, 그 이유와 넘어야 할 벽이 높음을 깨닫고 있다.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