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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살이궁리소 Jul 13. 2016

귀농귀촌 박람회 방식 바꾸자

박람회 방식 대형 행사는 지자체 피로도 높고 이용자 불편

‘신농업인 페어’ 지역별 순회하며 당일 6시간 행사로 열려 집중도 높아

진행요원이 행사장 안내… 상담 통해 부스 알려줘

지역·주제별 자료 한 곳에 마련… 농업 관련 서적 전시코너도 있어

30분 이내 짧은 소그룹 강의 인기… 우리도 지역별 소규모 박람회 필요   

                          

일본 역시 농촌지역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일례로 편의점 <로손>보다도 많다는 일본의 농산물 직매장마저 고령화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고령 농민들이 직매장까지 농산물을 출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급식차량이 돌아오는 길에 농산물을 회수해 오는 등의 궁리를 하고 있다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역시 이렇듯 심각한 고령화의 대안은 귀농·귀촌이다. 

행사장으로 가는 전철 홍보판

일본의 귀농·귀촌 안내 창구는 우리나라의 귀농·귀촌 박람회에 해당하는 ‘신농업인(新農業人) 페어’라고 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지금까지 도쿄·오사카·삿포로에서 총 7회 개최됐다.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1,328개 단체가 참가했으며, 방문객은 연인원 8,228명이다. 수요가 많아지자 올해(2016년)부터 일본 농림수산성은 도쿄(5회)·오사카(3회)·센다이(2회)·나고야(2회)·히로시마(2회)·후쿠오카(2회)·삿포로(2회)로 장소와 횟수를 대폭 확대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달랑 입 간판 한 개

전국에서 시기별로 분산되어 열리는 신농업인 페어는 어느 곳이든 요일은 토요일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통일되어 열리며, 연중 일정이 홈페이지에 사전 공지된다. 관심 있는 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면 되므로 편리하다. 


지자체 공무원 등 부스를 차리는 입장에서도 이용료가 3만 엔 (약 30만 원) 에 불과하고 하루만 참가하므로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국내 귀농·귀촌 박람회의 경우 주로 서울에서 3일 정도씩 열리다 보니 지방 도시에 사는 사람이 참가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부스를 차리는 지자체나 업체 입장에서도 3일간이나 열리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고 불편한 점들이 생긴다. 반면 신농업인 페어는 지역별로 6시간 동안만 열리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다. 

접수대는 인원을 동원하지 않아도 딱 하루이므로 인산인해

 행사장에 들어서 접수를 마치고 나니 진행요원들이 유인물을 넣은 헝겊 가방을 건네주며 10명 단위로 인솔해 행사장 전체를 안내했다. 

접수를 마치고 나면 간단한 유인물을 나눠준다
10명 단위로 인솔해 행사장 전체를 안내

내방객은 대부분 농업 초보자이기 때문에 번잡하고 시끄러운 행사장 상황을 고려해 목소리가 들릴 수준인  10명 단위로 인솔해 10여 분간 행사장 전체를 순회하며 기초 안내를 실시한다. 이른바 내비게이터 안내. 


다만 우리의 경우는 이런 방식으로 했을 때 얼마나 깃발 밑에 모여 줄지...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안 맞는 방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혼자 또는 아는 사람끼리 각개약진 방식의 소집단주의. 일본은 깃발아래 전부 모여야 안심되는 전체집단주의 성향? 

각 존이 색깔별로 구분된 유인물. 작은 궁리가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인상 받음

유인물은 접수 시에 나눠 주기도 하지만 행사장 곳곳에 부착되어 있어 호평이다. 부스에도 각각의 주제나 권역 지역별(예; 충청, 전라)로 색깔을 달리하여 알아보기 편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관동지방은 핑크, 규슈지방은 빨강식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지역 부스나 자료를 쉽게 볼 수 있다.

초간단 상담으로 상담자가 어디를 먼저 가봐야 할지 행사장 맵에 체크해 준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입니다. 농업회의소 현직 직원, 퇴직한 베테랑 직원 등이 초보자 상담을 하고 어느 부스로 가면 좋을지 안내를 해 줍니다.  2명의 상담자가 초 간단 상담을 통해 우선적으로 가봐야 할 부스를 체크해줬다. 짧은 시간 동안 방문객이 관심 있는 곳을 빠뜨리지 않고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AGNAVI(Agriculture navigation) 등록코너

AGNAVI(Agriculture navigation) 전국신규농업상담센터(https://job.axol.jp/13/c/be-farmer/mypage/login)에 가입을 하면 신규 취농과 관련한 뉴스레터를 보내 주거나 상담을 해 줍니다. 가입했더니 아직도 메일이 온다. 일본으로 귀순 할 일 없기에 지금은 스팸처리 ^^

자료코너

또 한쪽 벽면의 선반에는 지역별·주제별 자료가 비치돼 있어 부스마다 돌면서 자료를 집어 들 필요가 없기도 하고 중복되지 않도록 필요한 자료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어 좋다.

구인구직 정보판

한 쪽 벽면에는 농업법인이나 영농조합의 구인광고가 A4 한 장 크기로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취농을 원하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귀농귀촌 박람회를 주관하는 농정원의 업무 중, 신지식인, 마이스터, WPL, 대표 실습장 등의 인력을 고용하는 농기업이나 단체 그리고 취업을 희망하는 농고, 농대, 귀농 교육이나 지원 업무를 맡고 있으므로 농정원 홈페이지에 평소에 인력 중개 코너가 마련되어 자료를 축적한 다음, 이것이 언제든 쉽게 A4 용지로 인쇄되어 전시된다면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다.

A4 한 장 크기에도 충분한 정보가 실려 있다

구인표에는 지역, 근로조건, 해당 업무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재되어 있으며 필요한 곳은 전화기 카메라로 찍으면 한 장에 들어오는 크기라 편리하다. 현장에서 즉시 면접을 통해 취업이 이루어지거나 유선으로 연결이 되기도 한다.

인턴쉽 코너

인턴쉽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코너.  인턴쉽은 1일 체험이나 수개월 체류형 까지 다양하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행사장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청년층의 귀농·귀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배 귀농인 상담 코너

선배 귀농인 상담코너에서는 선배 귀농인들이 2명씩 앉아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농지상담 코너
농고 농대생 상담 코너

이외에도 농지 상담, 농고·농대 진학 상담, 기초·광역 지자체의 상담코너는 규모만 작았지 우리와 유사하게 구성돼 있었다. 

서적 판매 코너

농업 관련 서적을 전시하는 코너는 관련 서적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전시된 책을 나중에도 구매할 수 있도록 리스트를 작성해 유인물로 제공해주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소그룹 강의장

 특히 한 장소에서 30분 이내로 짧게 진행되는 소그룹 강의가 인기였는데, 여러 곳에서 동시에 열리지 않아 누구나 듣고 싶은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였다. 

2인 1조 자리 규모의 시군 단위 지자체 상담 코너
시마네현 코너

시마네현의 경우는 상담을 마친 내방객에게는 ‘I 턴자가지역과 협동해서 유기농업을 일군다’는내용의 책을 증정하고 있습니다. 

2인 1조 자리 규모의 도 단위 상담 코너

현이나 도 단위 부스에서는 관내 시군의 특징이나 지원금 제도 등 지역 정책에 대한 소개가 주 임무이다.

법인이거나 농지은행 도는 농촌진흥청과 같은 기관이나 시군 도 단위 부스까지 구분 없이 각각의 부스는 2인 테이블 규모파티션 구조물의 벽면 이용 방식이라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경우라도 부스의 구조에 따라 홍보나 안내물을 따로 제작할 필요가 없으니 설치도 간단, 시간도 절약, 비용도 저렴하다. 각 부스 이용료는 3만 엔 (약 30만 원)

스카우트 코너

이 공간에서 취업 상담이 진행되거나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간벌한 목재를 이용한 냉장고 부착용 캐릭터 자석이 인기

상담이 나 견학을 마치고 돌아가는 내방객들이 3군데 이상을 상담한 사인을 보여주거나 설문에 응하면 선물로 주는 냉장고 자석입니다. 간벌한 목재로 만들었는데 (자연과 환경.. 귀농할 사람들에게는 일단 어필하는 것 같습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새롭고 편리한 물건을 구입해 사용하는 도시생활에서, 재생하고 궁리하며 살아가는 것이 시골생활"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캐릭터라 이걸 얻으려고 엄마들이 아이들 손잡고 오기도 한다네요. 어디서나 행사 주관하는 입장에서는 사람 모으는 것이 일단 중요!!


우리나라의 경우 수년전부터 정부나 광역 지자체 또는 언론사 등이 많은 예산을 들여 2~3일 동안 귀농 박람회를 열고 있다. 그럴듯한 시설을 설치하고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관람객들이 부담 없이 참여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래는 회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 동영상입니다 (자막 있음)


[사까끼 히로유끼 과장 (일본 농림수산성 취농/여성과)]

행사를 총괄하는 농수성 담당 과장 인터뷰

*농업, 농촌 유지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득이 있어야

*소득이 있으면 젊은이들도 농촌으로 돌아올 것

*그러기 위해서는 종래와 같이 1차 생산만으로는 어려워

*가공, 판매 등 이른바 6차 산업에 주목해야

*6차 산업을 진흥시키는 것이 중요한 소득증대 방안


[다나까 미에 (담당공무원) 기후현 신규취농상담센터]

기후현 지자체 담당 공무원 인터뷰

*도시민이 귀농하기 위해서는 농지, 주택, 농업기술, 마을 사람들과의 친교가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인데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는 젊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다. 


[코이부치 농업전문학교 오누마 카즈 교수]

농업전문학교 담당 교수

*본래는 고교 졸업 후 입학하는 2년제 농업전문학교

*인구 감소 영향으로 고교생 출신 입학생 크게 줄고

*4년제 졸업 후 직장생활 도중 입학자가 크게 증가

*일본 정부는 이들에게 학비, 생활비 일체 지원

*농림수산성이 학생 1인당 연간 약 1,500만 원 이상 지원

*정부는 이들에게 졸업 후에도 5년간 추가 지원

*이를 통해 정부는 젊은 인력의 농촌 유입을 기대


[농업법인 대표 후쿠하라 씨]

구인을 위해 나와 있는 농업회사 법인 관계자 인터뷰

*수년전부터 농업, 농촌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이 증가

*하지만 현장에 와서 일을 해보고는 많은 차이 느껴

*막연한 동경으로 귀농하는 젊은이들이 많아

*막상 현장에서 일해 보고는 쉽게 포기

*피차 손해보고 곤란한 상황 많아

*기본적으로 농업과 농촌에 대한 애착이 없이는 견디기 어려워

*막연한 동경으로 와서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 

*귀농 원한다면 농업, 농촌에 대한 애착 갖는 것이 중요


[일본의 귀농귀촌 박람회장을 찾은 20대 청년 인터뷰]

https://youtu.be/9692hI_sZug

박람회장을 찾은 20대 청년 인터뷰

*일본 젊은 층 귀농 관심 증가

*주변에도 농업을 하고 싶다는 경우 늘어

*본인은 도시 출신이고 부모도 마찬가지 도시 출신

*관심 있지만 누구한테도 물어볼 수 없는 상황

*농업에 관심 있으나 그럴만한 환경 안돼 고민 중

*귀농하고 싶지만 농촌에 아무런 연고도 없어

*누군가 도움 줄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관

*농지 등 영농기반 마련이 가장 큰 어려움

*농촌은 낯선 사람에게 배타적이기도 하고

*쉽게 농지를 빌려 주지도 않아

*처음에는 배제된다는 얘기 많이 들어

*최근 젊은이 귀농 증가하는 배경에는 직장생활 지쳐

*활기 로운 생활 꿈꾸며 농촌 찾는 젊은이 늘어


행사장 전체 동영상 소개

https://youtu.be/wewquzadpbE 아래 영상을 클릭하시면 행사장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취재를 왔다고 한 것인데 외국기자로 알아 들었는지 Press 증에 안내까지. 덕분에 거림낌 없이 ㅎㅎ

https://www.facebook.com/duduri 


https://band.us/n/a7a9w1dfsba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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