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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살이궁리소 Jul 28. 2017

'잼'있는 섬의 재미있는 카페

적정 가격으로 원재료 구매해야 농가도 살고 잼스 가든도 생존

'잼'있는 섬의 재미있는 카페

"도시의 젊은이들이 몰려드는 마을 고도성장기 대량생산과 소비의 사회구조 속에서 미래를 찾을 수 없게 되어 떠난 자리에 다시 도시에서 젊은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농촌은 과연 언젠가의 행복을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해 돈을 버는 도시생활 못지않게 지금 당장 눈 앞의 행복을 쥘 수 있는 곳인가?"

2014 일본 신간 1위, 40만 부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토야마 자본주의(상)와 국내 번역판(하)

지난주에는 2014 일본 신간 1위, 40만 부 초대형 베스트셀러. 동경대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 우리나라에도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번역이 되어 나왔는데 이 책 속의 등장인물 중의 한 명인 마쯔시마 타다시(46세) 잼스 가든 대표 방문했습니다.

마쯔시마씨의 안내로 잼스 가든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력 회사원이었던 2001년 가을 파리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아내가 액세서리 가게에 들른 사이 우연히 잼 가게를 들어가 보고 굉장히 많은 종류의 잼을 보고 뭔가에 홀린 듯 무려 30개나 되는 잼을 구입하게 되었는데 이 무거운 신혼여행 기념품이 인생을 바꾸게 되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잼스 가든 전경

결국 귀국 후  잼 전문점을 열겠다고 뜻을 세우고 2003년 아내의 고향인 스오오시마의 농산물 직매장 '미찌노에끼'에서  도매 판매를 시작한 후 이듬해에 여름 한정의 직영점을 오픈.  2007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연중무휴 영업점을 열었다. 그러다가 원재료의 재배에서 가공, 판매까지의 일관 경영체제를 갖추고 2011년에 법인화했다.

잼스 가든은 섬마을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2012년에 스오시마 관광 협회 부회장에 취임하는 것을 계기로 신규 취업 영농인의 고용과 정주 촉진, 섬의 1차 산업의 활성화에 관심 갖고 활동해 오고 있다. 2박 3일 동안 이 섬을 다니며 여러 이주자들을 인터뷰했는데 대부분 마쯔시마 씨의 영향이 컸다.

이주자들의 상당수는 방송이나 책을 통해 잼스 가든을  알게 되고 마쯔시마 씨가 이주를 도왔다고 말한다

그는 "누군가 이 섬의 과일 농사를 계속해야 잼을 계속 만들 수 있다"라고 말하며 이익과 생각의 공존을 주장한다.

연륙교를 건너 스오시마에서 보이는 건너 편 육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섬에서 잼 전문점을 열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잼 가게를 열기로 하고 소비지와 생산지 중 어느 쪽에 좋을지 망설였었다. 고향인 교토의 집을 리모델링해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장인의 권유로 아내 토모아키의 고향인 스오오시마에서 개업하기로 했다.

스오오시마의 주요 농산물은 감귤류

그리고 잼의 맛을 결정하는 최대 요인은 원재료인 과실류이다. 다양한 과실류, 특히 감귤 재배가 왕성한 것이 이 지역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이다.

인터뷰에 응하는 잼스 가든 대표 타다시 마쯔시마 씨 (우)

선물용으로 그렇게 무겁고 많은 잼을 구매했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위스키 쨈을 비롯 너무 다양한 재료와 종류에 놀라 귀국 후 바로 프랑스어 사전을 사서 상표를 살펴보았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당시 프랑스는 잼 소비가 크게 일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처럼 한 종류의 과일을 그냥 졸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해 요리처럼 만든 잼이었다

원재료인 과일을 열 배나 비싸게 구입할 정도로 이 섬의 귤 품질이 좋은가?

섬의 고령화율이 일본 최고였다. 이대로 간다면 후계자가 없어 아무도 과일을 키우지 않으면 잼 가게도 지역도 곤란해진다. 지역 전체가 지속적인 구조를 가지려면 적정 가격으로 과일을 사들여 농가에 이익이 충분히 환원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잼스 가든의 판매장 내부

그래서 잼스 가든에서는 kg당 약 7~8엔 (약 70~80원)으로 거두어가는 주스 가공용 귤을 최저 kg당 100엔(약 1,000원)에 매입하고 있다. 따라서 잼 가격은 큰 회사의 대량 생산품보다 현저히 높아지지만 농가 소득을 향상하고 후계자를 키우는 것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판매점내에는 잼을 시식 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창업 초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섬 마을의 잼이 게다가 비싸기까지 했다는 얘기인데.

3년간 여름 한정 판매를 거친 뒤, 전력 회사를 그만두고 연중무휴 영업을 시작했던 첫겨울은 손님이 적고 경영적으로 어려웠다. 가끔 손님이 오기라도 하면 '앗! 손님이다'라고 외칠 정도였다.

토스트에 바르고 나서 굽는 [굽는 잼] 밤 잼 820엔 (약8,200원)

고민 끝에 빵을 굽고 나서 잼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잼을 바르고 나서 빵을 굽는'구워 먹는 잼'을 개발함으로써 관광객이 급감하는 겨울철 매출을 확보했다. 또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한 번씩 연간 4회 택배로 잼을 배달하는 '계절 잼'을 도입하며 연중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잼을 바르고 나서 빵을 굽는'구워 먹는 잼'을 개발

                                                                    


농가와 협력해 상품 개발하고 자사 농원에서도 과일 재배

주변에서 원료 농산물 확보는 용이한가.

내가 의지하고 있는 농가 중 야마모토 씨가 있다. 그는 향이 풍부한 '파란 귤(익기 전)', 산미가 부드러운 '카보스(유자 종류)'등을 잼 가공에 가장 좋은 시기에 수확할 수 있도록 재배 방법을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완성했다.

나는 그가 잼 전용으로 재배한 이 과일을 제 값에 매입한다. 처음에 8농가로 시작된 계약 농가가 지금은 56농가로 늘어났다. 일류 잼은 2 등품 과일 처리로는 불가능하다. 일류 잼은 일류 과일로 가능하다.

야마모토씨(71세)는 품종개량과 재배법 확립으로 60가지의 감귤류를 생산

이런 과정을 알게 되면 소비자 중에는 왠지 잼스 가든의 잼을 구입하고 싶어 질 수도 있겠다.

그렇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Only one의 상품은 스토리가 생긴다. 손님 중에는 "잼스 가든의 잼이 팔리는 만큼 농가에게 이익이 된다는 스토리를 알고 섬의 농가를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 주시는 분도 있다.

다양한 잼을 만들고 있는데 농가들이 원래부터 다양한 품목을 재배하고 있었나?

그렇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잼은 보존식이므로 365일 내내 같은 종류가 매장에 진열되어 있지만 제철 과일을 제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섬에 없는 블루베리, 살구, 유자 등을 무농약이나 저농약으로 우리 잼스 가든에서 직원들과 직접 재배한다. 2010년부터는 한계농지로 버려지다시피 하는 밭을 개간해 면적을 늘리고 있다.

잼스가든의 블루베리 농장

사업자 간 연계가 지역에 새로운 전개를 유도

원료 수매가 늘어나면 잼 생산량도 많아질 텐데 생산 기반 확보는 어떤 방식으로 대응했나?

2003년에 판매한 47개의 무화과 잼이 '잼스 가든'의 원점이다. 연중무휴 영업을 시작한 2007년 생산 개수는 1만 5000개로 순조롭게 늘어 10만 개에서 정점을 찍었다.

잼스 가든에서 직접 팔리는 것이 60% , 도매상 30% , 인터넷 10%의 비율로 판매된다

고기 요리용 잼이나 빙수 전용 소스 등의 새로운 장르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6차 산업화 네트워크 활동 교부금(정비 사업)을 활용하고 신 공방을 2015년에 완성 한해에 생산 개수를 13만 개를 추가했다.

정부의 6차 산업 사업자로 지정되어 지원받은  증축 가공시설

주차장이 비좁을 정도로 카페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

생산 수의 약 6할을 직영점에서 판매하는 마츠시마 씨의 잼. '섬을 위해서라도 직영점으로 손님을 오도록 하고 있다. 우리 가게에서 점심 메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방문객들이 섬 이곳 저것을 다니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의 대부분이 히로시마 등 외지 차량이고 60M 뒤쪽으로 는 제 2 주차장

"마쯔시마 씨는 잼스 가든뿐만이 아니고 지역 사업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의 떡집과 잼을 넣은 떡을 공동 개발하거나 섬의 인구 감소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던 두부가게와는 관광객을 타깃으로 두부 푸딩을 만들었다. 섬에서 잡힌 멸치 정어리는 그의 아이디어로 상품화된 물건. 또 정년퇴직 후 섬으로 되돌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블루베리 재배 팀을 결성하며 장애인 지원 시설과 農과 복지의 연계에 힘쓰고 있다"


외부에서의 이주자가 특히 많다고 들었다. U턴자와 달리 I턴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크지 않나?

그렇다. 이주자는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관광적 측면에서 재미있는 시각으로 지역의 장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 섬에 연고가 없는 사람들은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내가 이주했을 때 가장 고마운 것은 장인이 절의 주지였기 때문에 쉽게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황을 알기 때문에 이주자와 지역민 양쪽을 연계하는 도움을 주는 일에 관심이 크다.

6차 산업으로 마을 활력화 이뤄내는 것이 꿈

주차장의 자동차 번호판을 보니 히로시마 등 외부 차량이 대부분이다.

누구나 죽기 전에 잼스 가든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잼스 가든뿐만이 아니고 주변과 연계하여 스오오시마 전체를 누구라도 한 번쯤 와보고 싶은 테마 파크화하고 싶다.

지역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회사가 섬에 2~3개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이 섬에 관광객이 많이 올 수 있도록 기존이나 신규 창업자를 지원하는 것이 나의 소명이다.

잼스 가든 방문이 계기가 되어 이 지역으로 귀농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

시골살이를 동경해서 섬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스오시마에 이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잼스 가든'이 유명해져 섬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인데 내가 바라는 것은 그 사람들이 이 지역 과수에 흥미를 느껴 귀농하거나 민박을 하는 등 잼스 가든을 허브로 경제적 순환이 커져 가는 것이다.

잼스 가든의 인기 디저트 메뉴

6차 산업화가 농촌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시골은 본래 인간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었는데 단일 품종을 대량으로 싸게 만드는 효율화가 농업의 명제가 되면서 시골의 다양성도 잃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다양한 생산자의 얼굴을 볼 수 있거나 생산자는 자신이나 자신의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발신하는 시대이다. 지방에는 보물이 산더미처럼 많다. 그것을 살릴 수 있는 것이 6차 산업화라고 생각한다.

잼스 가든의 직원은 30명 중 U턴한 젊은이가 9명

30대의 젊은 나이에 안정된 직장인 전력회사를 그만두고 시골로 이주해왔다. 만일 도시에 더 좋은 일자리가 생긴 다면 되돌아갈 생각이 있나?

전혀 그럴 생각은 없다.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으나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어려움은 계속된다. 다만, 그 어려움은 외적인 것이다.

나의 내적 어려움은 시골로 이주해 오면서 던져 버린 셈이다. 외적 어려움은 동료들과 힘을 모아 해결해 가면 된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그 자체가 보람이고 긍지이다. 이 섬의 아이들이 떠나지 않고 많은 이들이 이 섬으로 찾아오게 되는 날을 하루씩 앞당겨 가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잼스 가든 카페 내부 (왼쪽 창 밖은 바다가 보인다)

기반이 없다시피 한 2030 세대의 젊은이가 시골로 이주해 오겠다고 하면 어떤 조언을 하겠는가?

기반이 있고 없고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도시적 생각이다. 아무리 기반이 없다고 해도 열심히 몸을 움직이면 3끼는 충분히 해결한다. 더 많이 가졌다고 하루 네 끼를 먹지는 않는 것 아닌가? 시골살이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도전하면 된다.

"오기 전에 왜 (Why)가 분명해졌다면 어떻게(How)는 와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동영상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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