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교육·의료 등 생활여건 꼼꼼히 살펴봐야
정착지역을 정할 땐 교통·교육·의료 등 생활여건을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농촌이든 도시든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생활이 불편하고 힘들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답: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시골 중에서도 오지나 산속 같은 곳에서 자급자족하며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땅값이 싸고 자연환경이 좋은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오지나 산속 같은 곳은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녀를 동반하는 등 생활동선이 넓은 가족에게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또 마을과 떨어진 집터를 고를 때는 폭우·폭설·산불 등 자연재해의 위험을 감안해야 합니다. 수백년 이상 온갖 자연재해를 겪어온 기존의 마을들은 이미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볼 수 있지요.
반면 도시 근교는 도시에 사는 지인들과의 교류가 편리하고 나중에 자녀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공장·창고·축사·폐기물 적치장 같은 피하고 싶은 시설들이 언제 주변에 들어설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답: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이하 젊은층의 귀농·귀촌 증가율(43%)은 평균 증가율(37.5%)보다 높습니다. 이들 젊은층의 귀농·귀촌 동기 중 한가지로 꼽히는 것이 자녀교육입니다. 하지만 도시로 재이주하는 사유 중 하나도 자녀교육 문제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시골의 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적은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데다 특별활동도 다양하고 심지어 준비물도 대부분 학교에서 지원됩니다. 다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경우 집을 구할 때 통학버스 노선을 고려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시골길을 아이 혼자 걸어서 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농사일을 하면서 매일 자동차로 등하교를 도와주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귀농인들이 늘면서 학교 공동체를 중심으로 방과후 활동 지도나 나눔 지도를 하는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이 우선이라면 가급적 이런 지역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초등학교 이후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농촌의 중·고등학교는 대부분 읍지역에 있는데, 귀농은 면지역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정착지를 결정할 때 자녀가 버스로 통학할 수 있는 곳인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 외에 정부나 지자체에서 스마트 러닝 시스템 보급, 거점 우수 중학교 육성 등의 시책을 펴고 있으므로 해당 지역 교육청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답: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만큼 시골에서는 잔병으로 병원 갈 일이 적다고 합니다. 또 지역마다 보건진료소가 있고 요양보호사들이 순회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본인만 부지런하면 예방의료 지원의 혜택을 잘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웬만한 시골에서는 대부분 한시간 이내의 거리에 큰 병원이 있으므로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는 것이 선배 귀농·귀촌인들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도시와 달리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시설과 의료진이 갖춰진 큰 병원에 20~30분 내로 도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병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귀농지를 결정할 때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채상헌 <시골살이궁리所 대표·천안연암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