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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가사 없는 노래는 안 들어요."
문득 든 생각.
by
서와란
Jun 12. 2022
"우리 엄마는요 가사 없는 노래는 안 들어요!"
우리 딸이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을 들으며 친구 엄마에게 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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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클래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음악도 즐겨 듣지 않는다.
그런 내가 집 근처 공원에서 클래식 공연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은 클래식을 가까이했으면 하는 마음에 함께 공연을 보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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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뜨거워 공연장과는 살짝 거리가 없지만 나무 그늘이 있는 곳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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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 야외에서 피아노, 첼로 소리가 잘 들릴까? 스피커 웅웅 거리는 소리만 울려 퍼지는 거 아닐까? 하는 기대감 전혀 없는 나와는 달리 가족, 연인, 친구들과 모여든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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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와 기타 공연이 시작됐다. 오로지 딸을 위해 왔기에 처음엔 사진을 찍고 지인들에게 사진을 보내며 '나 이런 공연도 들어'라며 자랑도 하느라 공연에 집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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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점점 첼로 소리와
기타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들고 있던 폰을 내려놓고 연주자들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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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임에도 첼로와 기타, 피아노 소리는 너무 경쾌하게 잘 들렸고, 악기와 한 몸이 된 듯한 연주자의 모습에서는 음악이 들린다기보다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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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이 살랑 불어온다.
가끔씩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저 멀리에서 피아노 연주자는 손이 바삐 움직였고, 첼로 연주자는 연주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 점점 좋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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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두 번의 앙코르 연주까지 푹 빠져서 들었다.
난 앞으로 가사 없는 노래도 가끔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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