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면 꿈을 꾼다
내 키가 풀처럼 자가
풀숲에서 사랑을 하고
풀숲에서 알을 슬고
풀숲에서 잠이 들고
머리 위고 이슬이 내리면
이슬처럼 피어나는 풀꽃들
바람에 쓸리는 수풀 사이고
잃어버릴 듯 별이 보였다
나뭇가지에 걸려 새가 되는 별
아황산가스로 폐를 앓는 도시
대륙서 건너온 무명의 바람에
늘 목이 잠기고
걸어서는 닿을 수 없는
나날의 휘청거림
시내와 시내만 겨우 잇는 시내버스가
힘겹게 숨통을 열고
내 폐는 또 얼마나 썩고 있을까
기침이 날 때마다 떠나고 싶었다
사랑한 기억마저 다
잊힐 수야 있겠나
푸르러지던 날마저
모두 하늘로 가라 하고
풀숲에서 풀꽃 되어
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