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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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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Aug 13. 2024
봉숭아꽃 다 지도록
손톱에 물 든 사람 없네요
그래서 보고 싶어요
"어찌 사나요?"
그렇게
쓸까 하다
봉숭아
꽃을 보냅니다
볕 좋은 쪽만 골라
여름 내내
키웠어요
소나기도 맞았고요
연둣빛 계절의
모퉁이서
바람이 부네요
들국화향이 나요
가을이 오나 봐요
새로
온 가을도
같이
부칩니다
가을이 시작할 때였죠
인연의 생손을 앓았던 것이
밤새 곪았던 무명지 손톱이
아침이면 하나씩 빠져
별나라로 갔어요
생살로 살던 세상이 아파
사천바닷가에 앉아
밤하늘을 보았지요
유성은 길게
이국의 바다로 사라지고
그것이 마지막 별이 될 줄
몰랐어요
인연들은 왜 그리
아물 새 없는 생살로만
자꾸
아프게 끝났는지
생손을
앓던
무명지 손톱은
어찌 되었나요?
동봉한 봉숭아꽃을 저며
손톱에 얹고
무명천을 감아 놓으세요
하늘도 보고 바람도 맞고
산까치가 울고 고양이가 지나가고
그때처럼 그러다 보면
잊지는 않았겠죠
어느새 손톱은 봉숭아꽃처럼
다시 붉어질 거예요
그댄 손톱이 참 예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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