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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브장 Aug 24. 2016

시간이탈자, 돌고 돌아 오는 것

- 사랑은 돌아오지만, 시간을 되돌릴 순 없는 것



시간이탈자는 <엽기적인그녀>, <클래식>의 곽재용 감독과 조정석, 임수정, 이진욱의 출연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영화였다. 하지만 흥행은 참패했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지 않을 영화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가볍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본다면 크게 나쁘지 않은 오락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사람 건우(이진욱)와 지환(조정석)이 꿈을 통해 서로의 시간대를 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이의 연결고리가 되는 한 여자 임수정이 존재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다른 사람이지만 같은 모습을 한 여자.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를 이끌어 간다.


현재의 모습
과거의 모습




지환과 건우는 꿈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단지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생생한 모습, 두 사람은 이 꿈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닌 누군가의 진짜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경찰인 건우는 미제사건들을 살펴보던 도중에 꿈에서 본 여자가 살해당했고, 그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본 지환은 충격에 빠지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하고, 그때부터는 범인을 잡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영화는 시간을 소재로 한 스릴러의 형태를 보여준다. 한 여자의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들, 정체불명의 범인까지. 시간을 소재로 하여 두 사람은 한 팀처럼 움직이며 서로에게 정보를 전해주고, 사건이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사건해결은 쉽지가 않다. 시간이 지날수록 범인의 정체는 드러나지만 그 과정에 조금은 과한 무리수를 감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영화는 조금씩 산만해지기 시작한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화두는 두 사람의 사랑이다. 과거의 건우의 사랑, 그리고 현재의 지환의 사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 사람 모두 한 여자를 살리기 위한 분투를 보여준다. 이러한 두 개의 시간 속의 사랑은 곽재용 감독의 과거 작품인 클래식을 떠올리게 한다. 임수정은 클래식의 손예진처럼 물론 영화적 설정을 다르지만 과거와 현재에 같은 모습의 1인 2역을 보여준다. 

어딘가 불안하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두 사람의 사랑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오히려 이 사랑에만 집중했다면 영화가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영화는 이 사랑의 결말을 이끌어내는 장치로 몇 가지의 살인사건,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범인과의 격전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설정을 남발한다. 우연도 적당히 이루어져야 흥미로운 것인데 무리하게 연결지으려다보니 조금 억지스러운 설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의 결말은 사실 조금 황당하다.

두 개의 시간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님 사랑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결말은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웠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사랑은 돌아오는 것이고, 그것은 우연이 아님을 말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진정한 사랑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을...


마지막으로 시간이탈자.

제목만 보면 SF영화같기도 하고, 시공간을 여행하는 영화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랑영화다.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보니 제목도 이상해진 것을 아닐까.

제목과 영화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에 남는 시간을 보내기에는 나쁘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하며 보지 않는다면 즐거운 영화임을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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