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랍스터, 중간은 없는 사랑
어떤 사랑을 원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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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ple or Die
이 영화는 설정부터 굉장히 극단적이다.
이 세계야말로 진정한 커플천국 솔로지옥이라고 할 수 있다.
솔로인 사람은 호텔로 들어가게 되고,
그 안에서 45일 동안 진정한 사랑인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이 되어야만 한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동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짝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주인공인 데이비드는 이혼을 당한 뒤, 개가 되어버린 형을 데리고 호텔로 들어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랑을 찾기 위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호텔에서는 솔로의 나쁜점을 알려주고,
다양한 자극을 통해 사람들이 짝을 찾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애초에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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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한 거짓된 사랑
45일이라는 시간이 끝나갈 무렵,
데이비드의 친구는 살기 위해 거짓된 사랑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여성과의 공통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코피를 만들어내고, 모든 것을 맞춰준다.
결국 그는 커플이 되어 마지막 관문을 향해 간다.
그리고 데이비드 역시 거짓된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거짓된 사랑이라는 것이 지속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쉽게 들통나고,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거짓된 사랑의 끝은
뜻하지 않은 우연한 새로운 시작을 가져온다.
그래서 인생이란 알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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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라진 뒤 찾아온 사랑
데이비드는 호텔을 탈출하고, 탈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외톨이들에 합류한다.
하지만 그곳은 호텔과는 정반대로 누구와도 사랑할 수 없으며 해서도 안되는 곳이다.
모든 것은 스스로 해결해야하며, 누구도 그들의 목숨을 책임지지 않는다.
그곳에서 그는 사랑을 만난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랑을 한다는 것은 죽음을 뜻한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런걸까.
하라는 건 못하고, 하지말라는 건 잘 되는 것을 보면 영화지만 어딘가 안타깝다.
금지된 사랑은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다.
외톨이의 리더는 그들의 사이를 눈치채고, 여자의 눈을 안보이게 만든다.
결국 그들은 탈출을 감행하고, 영화는 결말을 관객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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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괴상한 유머
영화는 설정자체가 블랙코미디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장치를 통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것이 호텔에서 커플의 장점을 솔로와 비교해서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실 아무리 생각해도 터무니 없는 이유를 들어서 커플의 장점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음식이 목에 걸렸을 때, 구해줄 수 있다는 식이다)
그리고 호텔에서 탈출하는 사람들을 사냥하러 갈 때,
나오는 음악과 어딘가 불필요해보이는 비장한 장면은 묘하게 코믹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에 데이비드가 호텔을 탈출하고, 만나는 외톨이들의 모습도 어딘가 코믹하다.
각자의 이어폰을 끼고, 혼자서 춤을 추는 장면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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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은 없는 사랑
이 영화 속에서 중간이라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그래서 죽거나 살거나를 택해야 한다.
현실에서의 사랑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지만
어느 한쪽만을 택하라고 한다면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
영화는 사랑을 택하는 기준이 무엇이며, 왜 사랑을 해야하는지 물어보는 듯 하다.
정말 비슷한 사람만이 짝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랑을 놓은 순간 사랑이 찾아오는 것인지.
다양한 사랑이 존재하지만 영화에서는 오직 한 가지의 사랑만을 보여준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무엇이 진짜 사랑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화가 나에게 준 질문은 이것이었다.
'당신이라면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겠습니까? 아니면 죽음을 감수하고서 도망치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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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군가와 사랑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안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