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도 합격증명서가 나온다.
정기기능사 1회는 이미 지나버려서 2회일 때 사람들과 다 같이 응시하였다.
우리 멤버들만 1학기 때부터 다들 서둘렀고 나머지 애들은 너무 천하태평이길래 굳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는 않았었다.
내 인생도 아니고 다 큰 애들인데 내가 뭐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18년도였을 거다.. 당시에는 위탁생이라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직업학교인 이곳으로 와서 1년을 대신하는 학생들이 많았었다.
거진 절반 정도가 위탁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위탁생이 전혀 없고 전부 성인이었다.
아.. 딱한 명 막내하나는 어떤 경로로 입학했는지 모르겠는데 고등학교를 그만둔 건지.. 학생은 아니라면서 학교에 있었던 20살짜리가 있었다.
작년부터 1년을 하고 연달아 1년을 더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기에 강요를 한다는 게 오히려 꼰대로 보일 수도 있고 일단 남의 일에 크게 상관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이야기를 따로 하지 않았다.
공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면 남이 퍼주는 걸 먹는 게 아니라 자기 밥상은 자기가 직접 차릴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기도 했다.
내 인생은 그 누구도 부모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3월 중순쯤 접수를 시작해서 4월 초~중순이 시험 시기였기에 조금은 여유(?)롭다는 나의 오판으로..
그래도 오랜만에 공부니까 약간의 워밍업으로 용접 2개와 지게차만 접수를 했었다.
5년 전 난이도로만 생각했던 게 오판이었다.
5년 사이 기능사마저 난이도가 너무 높아졌고 어려워졌었다. 이것도 솔직하게 난이도가 올라간 건지 아니면 나의 준비미숙인지도…
솔직히 이 쯤되니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 와중에 역시 상시시험의 레벨은 올라가지 않았었나 보다. 지게차는 한 번에 합격해 주었다.
이게.. 1년의 나의 계획을 다 엉망으로 만들 거라는 생각을 차마 하지 못했었다.
나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총 3단계의 계획을 세우는 버릇이 있었다.
이 부분은 그 3안까지 다 엉망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지게차 필기를 따고 2학기에 해야지 했는데..
처음 기능사 2개 떨어지고 학교를 갔는데
네가 그걸 어떻게 따냐부터 해서 내가 보유한 자격증들 마저 무시하는 발언에 치욕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거저주는 자격증"
"할게 뭐 있니 교수들이 다 알려주는데"
"여기서 1년 내내 하고 못 따면 그게 바보지"
"안되는 거 왜 사서 고생하냐"
교수들한테 거저 받은 적 없고 내 노력으로 얻은 결과인데 그걸 너무 과소 평가하더라 그리고 긴장감 없이 워밍업으로 시험 3개를 보름 정도 준비했고 내가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떨어진 건데 그걸 내 능력이 안 되는 것으로, 능력도 안되는데 굳이 왜 하려고 하냐는 식의 이야기가 나의 자존심을 건드려버렸었다.
그 후 짜기라도 한 듯 2회 정기 산업기사 접수가 떠주셨다.
문득 집에 있는 3권의 산업기사 책이 떠오르면서 바로 산업안전 산업기사를 접수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하루 3시간을 자며 공부에 매진했다.
이게 문제였지 계획에도 없는 공부를 그것도 10개월 중 1개월을 이 놈 때문에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이때 더 노력했던 게 이 말을 했던 사람들이 2회 차 자동차정비산업기사 필기를 접수를 했기 때문이다.
150분 80문항 전문 자격증 vs 150분 100문항 관련 전혀 없는 타 과 자격증의 대립이었지
한 달 동안 기새로 이미 상대를 이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1시 30분까지 학교에 매달려 있으며 계속 공부하였고 집에 가서도 새벽 3시까지 공부하였으니까.. 상대도 뭔 이런 미친 X이 있나 했겠지
당당하게 한 달 만에 산업기사 필기 하나를 합격했다 그리고 이걸로 기능사도 떨어지는 바보라는 오명은 벗고 준비를 제대로 못했구나로 변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 이후로는 반쪽짜리 라며 무시하기 시작했다.
다들 잘했다 고생했다고 하는데 작은오빠가 문제였다. 역시 엄빠들 나이대 꼰대끼가..
필기만 합격해도 합격증은 나온다고 했고 자동차 뭐 어렵다고 떨어지셨냐고 나도 공격에 나섰다
내가 CBT도입 전 예상문제도 없을 때 한번 CBT도입되고 문제 뺑뺑이 할 때도 한번 합격한 게 자동차라고
그게 뭐 어렵다고 공격했었다.
역시 지고는 못 사는 MZ끼 충만한 89년생
한 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하며 느낀 게
아무리 내가 노력하고 나의 결점을 고쳐도 어떻게든 상대는 또 다른 나의 결점을 찾아 헐뜯으려고만 한다
그래서 인생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가 생각하고 평가하며 살아야 하나보다.
그리고 입증되지 않은 상대의 우월감에 기죽을 내가 아니었다.
조금만 참자 기능사 실기 시즌만 와봐라 거저주는 자격증? 직접 겪어보면 답 나오겠지 그리고 그때 돼서 말하겠지 옛날이랑 다르네라는 개소리..
처음에는 일주일이나 늦게 학교에 등교하는데 나는 자격증 취득에 대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었다.
자격증 취득 후 그쪽 분야로 나가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5년이 지났기에 거의 99% 잊어버린 후였기에 자격증 보유자라는 주변의 시선과 기대감을 충족할 자신이 없었다.
만약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자랑했을 수도 있겠지 내가 내 능력을 입증할 필요가 없으며 그저 자격증이 대신해줄 테니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나 교수님과 소통을 많이 했던 과대들은 교수님들이 늦게 오는 학생 잘 챙겨달라는 의미로 몇 명에게 이야기했었던 거 같은데 우리 반 과대가 초반에 많이 교체된 걸로 알고 있다.
이미 내가 없던 일주일 동안 2번이나 있었다던데..
꼰대들은 그런다 자격증이 무슨 소용이냐고
하지만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은 말한다.
이 일을 하기 위해 나 나름 준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준비하고 공부한 거라고
무자격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아무리 현장경력이 출중해도 자격증 없음 말짱 도루묵이라고 남 비판할 시간에 책 좀만 보면 딸 수 있는걸 왜 안 하냐고 그렇게 당당하면 자격부터 갖추라고 우리는 그 가장 기본인 자격부터 갖추고 덤비니까
자격증은 말 그대로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자격이 주어진 자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실력은 현장에서 욕 얻어먹어가며 돈 물어내가며 처 맞아가며 쌓는 것이다. 왜 이제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우리의 성장이 당신에게 위협이었을까?
누구에게나 실력을 인증받지 못하는 신입의 시절은 있다
실력을 입증할 수 없기에 이 일에 대한 나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자격증으로 보여주려는 건데
왜 그걸 그렇게 무자격자들은 무시하는지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