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전쟁? 터질게 터져버렸다

술 먹고 교수님과 한판 하기

by Carpe Dime

4월 초 응시했던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는 한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합격을 했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라면 2학기부터 차근차근 실기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마침 학교에서 외부 시험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실기 수업을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지게차실습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실기시험까지 바로 준비하게 되었다.

솔직히 직진만 연습한 거라 무리가 있었는데 역시나 작은오빠가 반쪽자리라고 불을 질러 버렸다 보니 오빠들도 그 말에 스트레스를 받은 건지 짜증이 난 건지 다들 실기시험을 밀어붙이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지난번 기능사 시험에서 자동차정비기능사 필기까지 합격한 두 오빠들이 그것마저 실기 접수를 해버렸다.


겨우 두 달 거진 필기 위주 수업이었고 이런저런 이유로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공구 이름과 사용법 같은 아주 기초적인 거밖에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뭐 그리 급했는지 실기시험을 덜컥 접수해 버린 거였다.


이때부터 문제가 시작된 거였지.. 솔직히 돈이 아깝기는 했으나 나도 작은오빠들 페이스에 말려버리는 바람에 접수해 버려서 그냥 10만 원만 태워 보자는 마음이 강했다.

어차피 실기 외부에서 학원 다니는 것보다는 적게 들어갈 거라는 예상이었는데 솔직히 2학기에 준비하는 게 제일 퍼펙트 하기는 했는데 반쪽짜리 이야기가 정말 듣기 싫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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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차운전기능사 공개문제 - 출처 : 큐넷 (https://www.q-net.or.kr/)

그렇게 87 오빠, 나, 작은오빠가 실기시험을 접수하였고 학교에서 지게차운전기능사 실기시험을 치렀다.

87 오빠는 드럼에서 파렛트를 들고는 나가는데 포크를 내리지 않아서 실격하였고 나는 두 번째 작업 장소에서 돌다가 선을 밟다가 실격하였다.

그리고 이 사단을 만든 작은오빠는... 출발부터 포크도 안 올리고 나가는 바람에 1초 실격당하였다.


이때는 진짜 할 말이 없었다.

이 시단을 만든 사람이 그렇게 당당해하더니 시작과 동시에 실격하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다.

나만 떨어지면 어쩌나 혼자 엄청 걱정했는데.. 결과 보고 진짜 당황스러웠었다.


그리고... 오전에 시험이 끝나고 결국 작은오빠는 우리 둘을 다 데리고 면허시험장으로 가더니 87 오빠가 볼일을 보고 나온 후 횟집으로 데리고 갔다.

가장 컸던 문제가 술이었는데 결국 이 날 술판이 벌어졌고.. 3,4 시간 정도를 술을 퍼마시더니 그대로 학교로 복귀했는데 그 시간 동안 작은오빠는.. 안 그래도 불붙은 사람한테 땔감을 얼마나 퍼붓던지..

교수가 도와주지 않아서 떨어진 거다 시험 전에 실습 한번 도와주었으면 쉽게 합격할 건데 그거 하나 못 도와주냐부터 해서.. 아휴...


술에 취한 채로 교수님한테 찾아가서는 교수로서 열정이 없다느니 책임감이 부족하다느니 학생들을 위해 희생을 못한다느니 열심히 하려는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느니부터 해서 엄청나게 쏟아부은 거 같았다.


나는 학교에 와서 강의실 갔다가 이것저것 정리한다고 몰랐는데.. 참고로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원래 술을 즐기지 않다 보니 1년에 술 마시는 날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니까.. 그리고 두 사람이 술을 마시는 동안 나는 복귀할 때 운전을 해야 하는 이유도 한 몫했었다.


뒤늦게 출석부 반납하러 갔는데 교수님이랑 87 오빠 간의 사달이 나버렸고 출석부 반납을 위해 교수실을 찾아갔다가 나도 그 사이에 갑자기 잡혀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

서로의 의견차이와 서로의 환경문제에 의한 문제니 서로가 이해해 주십사 중간에서 열심히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한 덕에 찝찝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그날은 어떻게 잘 마무리를 했지만 영 찝찝한 마음에 다음날 교수님께 찾아갔더니 어제 일에 대해 엄청 서운해하시는 거 같았다.


상의도 없이 실기 접수를 하였다 보니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시간이 보름도 안 남아있었다 보니 교수님들도 이미 정해진 일정에 도움을 주기 어려웠을 거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다 도와줄 수는 없겠지만 시험 전에 코스 한 번은 돌아주는 것쯤은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참고로 난 ENTJ라 보니 학사일정 대로 하는 게 맞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까지 온 사람들이 당연히 하루하루 조바심이 생기고 빨리 준비를 하고 싶은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긴 했었... 완벽하게 이해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때부터 나름 학사일정은 어쩔 수 없다고 어차피 자격증 하나 따고 바로 취업할게 아니라면 차근차근 천천히 준비하는 게 낫다고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려고 했는데.. 결국 1년 동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걸 시초로 이와 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하였고 난 중간에서 애매하게 교수들의 욕을 들어야만 했고

한 명 한 명의 속사정은 모르니까 한편 답답하기도 했고 자기 상황만 우선 시 하다 보니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했는데 저렇게 까지 할 정도면 지금 얼마나 힘들어서 그럴까 싶어 공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든 회사든 그곳의 일정과 계획이 있고 절차라는 게 있다. 학생이나 직장인은 당연히 그곳의 룰을 지켜야 하고 그 룰의 문제가 있다면 사전에 협의를 할 수 있겠지만 강요는 하면 안 된다.


잔업이 있다고 회사에서 나의 동의도 없이 잔업을 넣고 철야를 넣지 않는 거처럼 학생들도 교수들에게 정해진 일정이나 능력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타인으로 인해 얻게 된 능력이 과연.. 나의 것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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