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가 암해어사 마패여?

음주 = 심신 미약의 공식이 성립하는 나라

by Carpe Dime

나는 음주운전의 피해자 가족이자 가해자의 가족이다.

술이라.. 한 때 엄청 좋아했었다.

보수적인 집 막내딸로 태어나 20살에 대학으로 출가를 하면서 한때 대학생으로 누구보다 술을 많이 마시고 놀러 다녔는데.. 그 후에도 술이랑은 멀어질 수 없는 환경 속에 있었는데 이런 내가 술을 먹지 않은 것은 아마 엄마의 사고 때문이었을 것이다.

음주운전차와 시비가 걸렸고 엄마가 상대방 차에 다가가서 이야기하다가 차에 매달린 채로 끌려가는 바람에 다친 적이 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그걸 직접 본 우리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리고 우리 아빠도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가 된 적이 있고 그전에도 여러 번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다행히 인연을 끊지 않은 것은 인명사고는 없었기에 화가 나면서도 넘어간 게 그 때문인 거 같다.


학교에 와서도 문제가 음주였다.

매일 술을 마셔도 모자라다는 사람들.. 그리고 89 친구는 음주운전 때문에 면허가 취소인 상태였었다.

그게 그놈을 사람 취급 안 한 가장 큰 이유였었지 그리고 주사마저 엄청난 놈이었다.


부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지만 그나마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고 뉘우치는 사람이었지만

이 놈은 아니었다.

음주로 걸린걸 억울해했고 그 후에도 음주운전을 하고 심지어 재수 없어서 걸렸다고 하는 놈이었고 면취 상태임에도 음주운전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놈이었다.


대리운전기사가 없으면 0.1%라도 이해할 수 있었겠지만 우리 학교 인근에는 대리운전기사가 너무나도 많았기에 0.1%의 이해심도 생겨나지 않았다.


89놈이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할 거 같아서 굳이 1시간 30분이나 돌아가야 하는 길을 남편이 아는 동생차를 얻어 타고 날 데리러 왔기에 부탁을 했다 저 놈 좀 데려다주자고 다행히 남편이 전에 몰았던 그랜저 HG였기에 나도 부탁하기 편했고 남편도 다행히 긍정적으로 응했는데 가는 내내 여성접대부 이야기 하며 노래방이나 주점 이야기를 하더니 이내 도착지에 내려주는데도 같이 가자는 식으로 자꾸 이야기를 하더라


그나마 학교 와서 그동안 안 먹던 술 한 모금씩 할 때 사람들이 주사가 없고 양반이라 요즘 한잔씩 기울인다고 이야기했는데 저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가 하얗게 변해버리더라..

처음으로 남편의 화난 얼굴을 마주했었다.

나에 대한 실망이나 화가 아닌 이런 놈이 내 마누라 옆에 있었다는 것에 크게 화난 듯 보였었다.

그날도 그 이후도 남편은 나에게 표현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 이후에 89놈과의 마찰로 인해 우리 사이는 끝이 났었다.


그 후 문제는 큰오빠와 작은오빠였다.

내일이 시험인데도 술을 계속 권하고 강요했었으며 기숙사 밥이 맛이었어 다들 나가서 밥을 먹을 때면 술을 빼먹지 않았고 1시간이면 다 먹고 돌아올 것도 3시간 넘게 질질 끌고 다니기 일쑤였고 술만 먹음 자기 이야기하기 바빴고 남 욕하기 바빴다.

지금도 듣기 싫은 말이 자기 돈자랑 하는 거야 남자들이나 여자들 대부분이 술만 먹음 자기 자랑에 심취하니 그렇다 햇도 매번 "여기 있는 놈들 아무도 쓸모없어 너희들 같으면 여기 있는 놈 데리고 가서 일 시킬 놈이 있어?" 이 말이었다.


여기 오기 전에 도색 쪽에서 사업을 하셨다고 들었다.

그런데 월급 10만 원 올려주지 않아 오래 일한 사람이 퇴사하고 다른 곳 갔다고 한다 그리고 여자 직원 이쁘다고 엉덩이 토닥 해주었는데 성희롱으로 신고했다고 한다. 이 마저 이쁘면 그럴 수 있지 그게 뭐가 문제냐 오히려 그 상대가 사회생활 못하는 머저리로 내 몰아버리더라

저 말 들을 때면 속으로 이야기했다.

"나도 오빠 같은 사장이면 1억을 준대도 가기 싫어요"라고 술주정받아줘야 해 성희롱하는 거 참아야 해 오래된 직원 10만 원 올려주기 아까워해.. 이런 사람 밑에서 있으면 사람 미칠 거 같았으니까


술만 먹음 팔짱 끼려고 하고 안으려 하고 뽀뽀하자며 얼굴 들이밀더라

그런 것들은 아빠가 딸 이쁘다고 그래도 징그러운데 이걸 아빠뻘인 크고 작은오빠들이 그러니 더 징그럽고 속이 뒤집히더라 그런데 젊은 오빠들도 그런 행동에 내가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자기들만 따라가면 힘들고 피곤하니 나를 끌고 가는 거 같았다.


술만 먹으면 터치하는 거는 작은오빠만의 문제였고

술만 먹음 자기 자랑 하는 건 큰오빠 작은 오빠의 문제였고

술만 먹음 "들으면 기분 나쁠 텐데"라는 말로 나를 무시하고 깔보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건 84 오빠의 문제였다.


자기들은 술 마시면 기분 좋아야 하고 듣기 좋은 말만 들어야 하면서 나한테는 그렇게 행동하더라

이 멤버들 술 먹는 데 따라가면 나는 언제나 대리운전기사였고 자기들 자랑 들어주는 대나무 역할에 터치하려는 거 회피하기 바빴었고 아무리 내가 맞춰줘도 답 없는 비교질에 까내리는 말 듣고 표정 관리 해야 하는 건 내 몫이었다.


이때가 제일 부러웠다.

난 왜 술에 안 취하지?

주량이 작다고 거짓말했다.

하지만.. 내 주량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난 지금 까지 술에 만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한 병에서 두병이 들어가면 손끝과 발끝부터 미친 듯이 간지러워지기 시작하여 스스로 술을 자제하게 만들고 1시간 정도가 지나면 간지러움이 사그라들면서 처음에 먹은 술이 점점 깨기 시작할 무렵 다시 달린다.

그러면 속이 불편해지고 울렁거리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술을 받아주지 않는 상황이 시작되는데 이때 화장실 가서 한번 거하게 올리고 나면 그때부터는 브레이크가 고장 나 버린다.

이 상황까지 와서 술을 끝까지 마신 게 오후 5시에 마셔서 아침 7시에 집에 걸어 들어간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술에 만취하지 않았었다. 이런 적은 살아생전 딱 한 번이었다.

그 후에는 이때까지 나와 먹은 사람이 없다.

심지어 여기 사람들은 11시까지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니 더 없었고..


난 그저 술 취해서 할 말 못할 말 구별 안 하고 다 하고 울고 짜고 징징 대는 사람들 보면 부럽다.

난 술 마시고 속 시원하게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까..

어떻게 저렇게 자신의 감정을 속 시원하게 다 표현할까...


주사가 없었던 것은 85 오빠랑 87 오빠였다.

주변 분위기를 단독 하기 바빠 보였다.

그리고 저런 주사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는 게 한편 마음이 쓰였다.


적어도 나를 까는 말은 반발해도 되는데 그 마저 다 네네하고 받아주니까..


처음에는 적어도 나하나만 까고 무시하는 건 적당선에 받아주었지만 남과 비교하는 말은 나도 짜증 나는 티를 냈었는데 84 오빠는 그마저 못하게 하였다.

자기가 뭐라고 못하게 하지?

지 욕 아니라고 내가 병신 되는 거 정도는 참고 넘어가라는 건가?

본인이 그 상황이 되면 본인은 참을까?

아니? 절대 안 참을걸? 본인도 자존심이 강해서


84 오빠는 끝까지 함께였지만 곁에 가까이 두면 안 되는 인간 1위에 올리기도 했다.

일단, 음주운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10시까지 술을 먹고도 11시에 운전을 해서 집을 들어갔다.

나는 한잔을 마셔도 대리운전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주의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첫 번째가 내가 지켜야 할 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고

두 번째가 나보다 지킬 게 많은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버릴 수 있다

세 번째가 쪽팔려서


뭐 복잡할 게 있겠는가?

인생은 단순하고 이유도 단순하다

잃어도 다시 이루면 되지만 쪽팔리는 거는 평생 가고 죄책감도 평생 간다.

살아생전 제일 싫은 게 아픈 건데 내가 아픈 게 너무 싫어서 내가 누굴 아프게 하는 것도 너무 싫다.

그래서 아마 이기주의적이 아니라 개인주의적으로 변했겠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이 암행어사 마패라고 생각한다.

술만 먹으면 할 말 못할 말 해도 되고 실수해도 이해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아니다 그 후의 모든 책임과 사죄는 스스로 해야 하는데 그마저 하지 않는다면 끝인 것이다.


그걸 쿨하게 넘기지 말자

싫으면 같이 안 다니면 되지 하며 쿨하게 생각하는데 본인이 쓰레기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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