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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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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휴 Sep 24. 2021

갯마을 차차차 7-8.

개인적으로는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차입니다. 늘 자신의 마음을 숨겨왔던 홍반장이(혹은 혼자라도 괜찮다고 늘 생각해왔던 그가) 사실은 그런게 아니었음을 깨닫는 회차들이기도 하죠. 늘 마을사람들의 일을 앞장서서 도와주었던 홍반장이지만 지PD가 그 역할을 대체할수도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달으면서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것은 대체불가결한 인물(=윤혜진=사랑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깨닫는 중요한 회차예요. 그래서 30대에는 보기힘든 귀여운 질투심을 가감없이 드러내 시청자들로 하여금 빙그레를 끌어내게 하네요. 리뷰를 보시죠.


7회.

6회 마지막에 바다에 빠지려던 홍반장을 혜진과 함께 구해낸 지PD는 먹방유튜버라는 오해를 벗고 마을사람들에게 <갯마을 베짱이>프로에 대한 계획을 밝힌다. 화정횟집에서 마을사람들과 상견례를 하게된 지PD는 유독 혜진과 친한 모습으로 사람들(특히 남숙-짜장면집 아줌마)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남숙의 관심에 짜증이 난 혜진은 자리를 피한다. 성현이 혜진을 바래다주겠다고 나서자 홍반장은 또 지PD가 길 잃을까봐 걱정된다며 따라 나서는데.... 홍반장이 지PD에게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하자 혹시 자기빼고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걱정된 혜진도 합류해 결국 셋이서 술자리를 하게된다. 성현과 혜진이 옛날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자 은근 소외감을 느끼는 홍반장. (마을 사람들에게도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것이 7-8회 전체를 관통하는 큰 줄기임) 성현의 가이드제안을 거절하던 홍반장은 끝도없는 내기로 가이드를 수락하게 만드는 성현에게 결국 져 가이드를 맡기로 하고... (이길때까지 게임을 하는게 지성현의 필.승.법.칙) 셋은 또 술과 게임에 지쳐 홍반장의 집에서 나란히 잠들고 만다. 조연출을 비롯하여 스태프들이 줄줄이 공진에 내려오자 홍반장은 가이드를 해주느라 바쁘고, 감리할머니의 집을 촬영장소로 점찍은 지PD는 할머니의 단호한 거절에 알았다며 물러나지만 그것은 일보후퇴에 불과했을뿐 지성현의 계획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에너지를 충전하기위해 밥을 먹고 쇼핑을 해서 할머니집에 갖다드리며 아무리 거절을 해도 웃는 얼굴로 들이닥치는 성현에게 감리씨도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됨) 한편 치과에서 감리씨의 지갑을 발견하고 그걸 갖다드리러 할머니집에 들른 혜진은 때마침 이불빨래를 도와드리러 와 있던 홍반장에게 붙들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로밟는 이불빨래를 하게된다. 일인지 놀이인지 모를 빨래밟기를 하던 혜진은 홍반장과 부딪히자 갑자기 어떤 장면을 떠올리게 되고 그것을 기억해내려고 애쓴다. 이불빨래가 겨우 끝났나 싶었지만 2차로 또 쏟아져나온 이불들. 그 이불들을 다 빨고나자 어느새 저녁이 되어 감리씨는 저녁상을 차려주고, 케익을 사들고 또 쳐들어온 지PD와 함께 준이(지PD와 동행중이었음), 주리(혜진과 문자중에 준이의 공진체류 사실을 알고 뛰어옴)까지 북적이는 저녁식사를 하게된다. 혼자 쓸쓸이 있던 집이 모처럼 사람으로 가득차자 감리할머니는 뿌듯하고, 결국 성현에게 집을 촬영장소로 빌려주기로 결정을 내린다. 혜진에게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성현이 홍반장에게 물어보자 홍반장은 마침내 위기감을 느끼고 셋의 본격적인 삼각관계는 드디어 막이 오른다. 미선이와 은철(경찰관)도 조금씩 서사를 쌓아가지만 은철쪽이 너무 철벽임. 어쨌든 성현은 바쁜 와중에도 혜진에게 브런치를 챙겨주고 마음을 대놓고 드러내는 중이라 홍반장은 이제 포기든 직진이든 양갈래의 길을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선다. 7회 에필로그가 대박인데 늘 허허실실 모드로 진심을 숨겨온 홍반장이 드디어 취중진담으로 혜진에게 "가지마... 나만 두고 가지마.."란 명대사를 남기죠. 근데 문제는 둘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


8회.

홍반장은 자신과는 달리 혜진에게 진심을 마음껏 드러내는 성현이 불편하기도 또 한편 부럽기도 하다. 마을사람들은 모여 수다를 떨다가 여자들이 자신들 옷이 자꾸 없어진다고 이야기를 한다. (뜬금없는 변태+괴한의 출현) 또한 소문의 진원지인 남숙이 사람들에게 혜진의 뒷담화를 하자 (혜진이 홍반장과 지PD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친다고) 그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미선은 남숙하게 "혜진이 얼굴값 못하기로 얼마나 유명한 앤데?!" 그러냐며 화를 낸다. 성현은 홍반장에게 서핑강습을 받고 아주 신나게 바닷물을 먹지만 (이 장면이 정말 찐임. 웃음이 터져나옴) 물냉면을 먹고 싶다고 말하는데.... 때마침 냉면을 먹으러 나온 혜진, 미선과 마주치고 지PD와 혜진을 밀어주기 위해 미선이 자리를 피하는 것과는 달리 홍반장은 비빔냉면을 먹겠다며 굳이 식사자리에 끼어든다. 이 식사장면에서 홍반장과 성현의 기싸움이 장난아님. 처음 자리쟁탈전부터 (혜진이 누구 옆자리에 앉는가!) 메뉴판 같이보기, 혜진이 만두 얻어먹기까지 둘은 실소가 터져나오는 그들만의 리그를 계속한다. (남편이 그 장면에 진심인걸 보고 깜짝 놀랐네요. 여자들 입장에서는 유치하게 왜 저래~ 싶어도 남자들은 진심인가 봄) 치과에서 치료받던 남숙은 치과에서는 신경치료만 받고 보철치료는 거부해 혜진과 미선을 의아하게 만드는데 알고보니 무면허 치과기공사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았던 것.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해 결국 모든 사실을 알게된 혜진이 남숙에게 화를내며 둘은 길거리에서 싸우게된다. 한편 두식이는 마을사람들이 자신의 도움을 거절해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알고보니 성현이 은근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었던 것. (메인남주와 서브남주의 캐릭터가 겹치는 건 또 드라마에서 처음 봄. ㅎㅎ) 성현이 혜진이뿐만 아니라 마을사람들도 자신에게서 빼앗아가는 느낌을 받아 마음이 시린 홍반장은 수퍼에서 가게를 봐주던 중 들어온 혜진에게 또 한번 반한다. 우연히 그녀가 목디스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홍반장은 지극정성으로 오가피를 준비하고, 버리기 아까워서 준다며 혜진에게 건넨다. 

영국보다는 화정에게 마음이 있던 초희가 냉정한 화정의 말에 속상해 혼자 술을 마시다가 변태괴한에게 납치될뻔한 이후로 공진에는 스산한 기운이 감돌고, 혜진의 안위가 걱정된 성현은 호신무기를 그녀에게 건넨다. 이후 조깅을 하다가 남숙이 돈다발을 들고 어디론가 향하는 걸 우연히 목격하게 된 혜진은 홍반장, 지PD와 함께 범인을 잡아 남숙의 돈을 찾아죽고 그 일로 인해 그동안 남숙의 밝혀지지 않았던 뒷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밝혀진다. (왜 사람들이 그녀의 과한 행동을 참아주고 있었는지....) 혜진은 다친 홍반장을 치료해주러 그의 집에 들러 죽도 끓여주고 홍반장을 간호해 줌. 결국 혜진의 무의식적인 행동에서 그녀도 성현보다는 두식에게 마음이 있었다는 게 드러남. 홍반장은 혜진의 죽이 맛이 없다면서도 끝까지 다 먹고 나중에 귤까지 마당에 가져다준 그녀의 행동에 웃음을 감출 수 없다. <갯마을 베짱이>첫 촬영이라 온 동네 사람들이 감리씨네 와 있었지만 혜진이 없음을 눈치챈 홍반장은 걱정이 되어 그녀의 집에서 기다리는데, 때마침 괴한이 뒤따라오는 것을 느낀 혜진이 땅에 떨어진 핸드폰도 못 줍고 급하게 뛰어오던 중 자신을 기다리는 홍반장을 발견하고 뛰어가 그에게 안기며 8회가 끝난다.


7-8회는 홍반장이 왜 연애를 해야하는지가 잘 드러난 회차여서 반갑다. 사람은 친구가 전부인 시절(10대)도 있고 사랑이 전부인 시절(20-30대)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 가족도 필요하다고 느끼는 때가 온다.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도움을 주는 홍반장이지만 정작 본인이 아플때는 자신을 간호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혜진이라는 사실도, 혜진이 친구랑 살면서도 정말 필요할때는 홍반장이 나타나는 것도 뭔가 아이러니하면서도 드라마가 의도하는 지점같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대체불가결한 "Only One"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것을 바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역시 엔딩맛집답게 엔딩+에필로그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8회 에필로그는 홍반장이 자는 줄 알고 자신도 모르게 키스를 하려다가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쥐어박으면서 집을 나가는 혜진과 자는 척 했지만 가슴을 쓸어내린 홍반장의 모습이 포인트!! 9회는 드디어 자각한 홍반장이 "치과, 혜진이 남자친구입니다!"라고 말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놨다 한다. 내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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